어깨가 얼어붙었다? ‘오십견’이란 무엇일까요?

2021.11.24 15:30:04 2021FW

글·사진 / 정현석 재활의학과 전문의

 

흔히 ‘어깨 통증’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오십견’일 것이다. 하지만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10% 정도만이 실제 오십견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인 오십견이 특별히 유명한 것은 그만큼 이 질환이 고통스럽고 치료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그래서 사람들의 뇌리에 ‘어깨 통증=오십견’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긴 것 같다.

 

이 질환은 보통 50대에 오는 어깨 통증이라는 의미로 오십견이라고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동결건’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는 조금 어려운 용어다. 그 이름에 이 질환에 대한 설명이 있다. 동결건은 어깨 관절이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관절이 얼어붙었으니 어깨가 움직이기 어려운 질환을 뜻하고, 유착성 관절낭염은 관절을 둘러싼 주머니인 관절낭이 염증 등으로 인해 들러붙는 유착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이름을 되새겨 보자면 어깨 관절을 감싼 주머니처럼 생긴 관절낭이 관절에 얼 듯이 들러붙은 것을 오십견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십견에 걸리게 되면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팔을 들어올려 머리를 감거나 팔을 뒤로 돌려 안전벨트를 매거나 여성의 경우 브래지어를 착용하기 어렵게 된다.

 

 

오십견은 보통 50대에 잘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40대나 30대에서도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유병율은 일반 인구의 약 2~5%, 그러니까 대략 40명에 한 명 꼴로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여성이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 더 잘 발생하고, 유방암 수술을 받았거나 어깨 외상 후에도 잘 생긴다. 50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관절을 보호해주는 여성호르몬이 폐경기가 되면서 감소하게 되어 뼈와 관절이 약화되기 쉽고 또한 여성의 근육량이 남성에 비해 적어 관절의 안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오십견은 한쪽 어깨에 생기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갑상선 질환 등 특이 질환이 있는 경우 양측으로 생길 수 있기에 양측으로 오게 되면 추가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오십견은 보통 3단계로 진행되는데 결빙기(freezing), 동결기(frozen), 해빙기(thawing)로 구성된다.

 

결빙기에는 어깨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며 이로 인해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염증으로 어깨 관절낭의 유착이 시작되어 움직임이 제한되기 시작한다. 주로 잠을 잘 때 통증이 심하며 이 시기가 보통 6개월까지 서서히 진행되어 점차 팔을 어깨 높이로 들어올리기도 어렵게 된다.

 

동결기에는 어깨 관절의 염증이 만성 섬유화 유착으로 변화된 시기로 염증이 줄었기에 통증은 이전 시기에 비해 감소하기 시작하나 관절의 움직임은 최대로 제한되어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여전히 지속된다. 이 시기는 보통 12~15개월까지 진행된다.

 

해빙기에는 유착되어 움직일 수 없었던 어깨 관절이 점차 유착이 풀리는 시기로, 통증도 사라지고 어깨 관절의 움직임도 정상화되는 시기다. 보통 2년 정도 걸리며, 길면 3년까지도 지속된다.

 

진단은 숙련된 의사가 신체진찰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X-ray, 초음파 검사, 심한 경우 MRI 검사까지도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오십견 환자의 2/3에서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된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석회성 건염, 어깨 관절의 관절염, 어깨 충돌증후군 유무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치과에서 종종 보게 되는 턱관절 통증도 오십견 증상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턱관절 치료 후에도 어깨 통증이 지속되면 어깨 관절에 대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질환은 치료받지 않아도 자연회복 되는 질환 중 하나지만, 자연회복 되는데 보통 2년 정도가 걸리며, 그 사이 어깨의 통증과 생활의 불편감이 매우 크기에 당연히 치료받는 것이 훨씬 좋다. 치료는 경구 소염진통제, 관절강 내에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유착된 피막을 팽창시켜 터트리는 수압 팽창술과 전신마취 혹은 비마취 상태에서 숙련된 의사가 강제로 어깨관절을 풀어주는 ‘브리즈망’이라고 하는 비관혈적(절개하지 않는) 수동술 그리고 심한 경우 관절경 수술까지도 시행한다. 또한 자가운동과 적절한 도수치료를 통해 오십견의 진행과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료를 천천히 살펴보자면 초기에 어깨 관절에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주사만 잘 맞아도 회복기간이 절반 정도로 단축되어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이 경우 보통 초음파를 보며 주사치료를 시행한다. 불편감이 크거나 어깨를 많이 쓰는 취미나, 일상생활 혹은 치과를 포함해 직업적으로 어깨를 사용할 일이 많은 경우 빠른 기능회복을 위해 수압팽창술과 브리즈망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보통 수일에서 수주 내에 회복된다. ‘수압팽창술’이란 유착된 어깨의 피막 안쪽으로 약 30cc 정도의 생리식염수와 소량의 스테로이드 주사액을 주입하여 어깨 관절에 들러붙은 관절낭을 팽창시키는 것을 말하고, 어깨 관절막이 팽창된 상태에서 숙련된 시술자가 팔을 꺾어서 유착을 풀어주어 관절의 가동범위를 회복시켜주는 것을 브리즈망 비관혈적 수동술이라고 한다.

 

다만 전신마취 하에서 시행하는 경우는 수면마취 상태에서 내시경을 받듯 통증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국소마취로 진행하는 경우 유착을 풀어주는 시점에 순간적으로 큰 통증을 느낄 수 있기에 통증에 예민한 환자들에게는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구한 후 진행하게 된다. 그래도 전신마취를 안 하고 진행하는 것이 선호도가 높다.

 

 

오십견에 대한 운동은 어깨를 반대쪽 어깨까지 수평으로 당겨주는 내전운동, 책상이나 의자를 잡고 아픈 어깨를 늘어뜨린 채 진자 운동을 하는 시계추운동,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원을 그리듯 돌려주는 원운동, 반대쪽 팔과 수건을 등 뒤로 맞잡고 당기는 스트레칭 운동 등이 있다. 운동은 통증이 시작되는 각도에서 1㎝ 정도 더 진행하면

서 반복적으로 운동하면 관절 가동범위가 호전된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들로도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 관절경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관절경 수술의 경우 인대 파열이나 회전근개 파열 등이 동반된 경우에 한 번의 수술로 오십견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오십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깨가 오십견까지 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다. 어깨 통증이 시작되었을 때 탁구나 배드민턴, 골프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은 반드시 쉬어야 하고,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서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해도 호전이 없으면 적절한 운동치료나 주사치료를 통해 빨리 어깨 관절의 기능을 정상화해야 어깨 관절의 염증이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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