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 치과 환자 불법유인 ‘1명에 10만원’

2022.05.04 12:07:43 제966호

하부조직 거느린 ‘피라미드’식 영업 ‘심각’
서울시치과의사회 “사법당국 고발 조치” 등 강력 대응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일주일에 2~3명만 연결해줘도 용돈 벌이는 충분히 될 거에요.”

 

서울 지하철 1호선 주요 역사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불법 환자유인알선행위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특정치과를 홍보한다는 명목으로 ‘실장’ 직함으로 명함을 찍어 돌리는 행위는 최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속된 말로 ‘환자를 물어오면’ 실장급은 1명당 1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장이 거느린 하부 조직원(?)들은 실장에게 환자를 알선하고 건당 2~3만원의 수고비를 받는다.

 

서울지부 “불법 환자 유인·알선 고발할 것”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김민겸·이하 서울지부) 는 이 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아 해당치과를 관할 경찰서에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부 송종운 법제이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보험 임플란트 및 틀니 본인부담금 할인을 넘어 아예 면제해준다며 불법 유인 알선을 해주는 행위가 점차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특히 서울의 경우 노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1호선을 중심으로 이 같은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관련 제보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지부 법제위원회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소위 치과 ‘홍보실장’ 명함을 돌리는 이들의 실체를 공개했다.

 

송종운 법제이사는 “이들은 우리가 우려한 것보다 더욱 체계적이었는데, 그 조직형태가 다단계 피라미드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보된 사실을 기반으로 관할 경찰서에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파트 노인회·노인정, 소위 ‘어장’ 관리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국민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지부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지하철역 근처나 거리에서 치과명함을 돌리는 소위 ‘홍보실장’이라는 이들은 계약을 맺은 치과에 환자를 보내면 1명당 10만원을 받고 있었다. 

 

문제는 ‘홍보실장’ 명함을 뿌리고 있는 이들이 하부에 피라미드식 조직을 만들고 있는데, 그 조직원은 다름 아닌 동네 아파트 노인회나 노인정 관계자, 혹은 용돈벌이를 하기 위해 소일거리를 찾는 노인들이다.

 

일명 ‘홍보실장’들은 노인들에게 접근해 “임플란트 환자는 3만원, 틀니만 하면 2만원의 소개비를 주겠다”, “일주일에 2~3명만 연결하면 용돈은 충분히 나온다”라고 하면서 “대신 어르신들에게는 돈 관계 얘기는 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네 노인회나 노인정은 이들에게는 ‘어장’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보험 임플란트나 틀니 치료 시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주거나 면제하는 행위가 불법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대부분 노인 환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

 

보험재정 누수, 사법당국 심각성 인식해야
이번 ‘홍보실장’ 명함 돌리기는 지난해 6월 서울지부 제보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사건과 일맥상통한다.

 

서울지부는 2019년 10월경부터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물론,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은 서울 종로일대서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노인틀니 및 임플란트의 본인부담금을 할인하거나 받지 않으면서 ‘무료로 치료해 준다’는 명목으로 환자 유인알선 행위를 벌인 치과 3곳을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바 있다. 

 

이들 치과는 지하철 종로5가 및 동묘역 부근에서 노인틀니 및 임플란트 본인부담금을 불법으로 할인해주거나 심지어 무료로 치료해준다는 전단지를 돌리며 환자를 유인했다. 이를 보다못한 해당 구회 회원들은 ‘보험 임플란트·틀니 할인, 유인 행위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위한 거리 캠페인까지 벌였다(관련사진).

 

보험 임플란트 및 틀니 본인부담금 할인이나 면제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이기도 하지만, 과연 환자에게 양질의 진료가 제공될 수 있는가도 상당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노인 환자들은 횟수와 개수가 제한이 돼 있는 임플란트 및 틀니 보험치료 기회를 한 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송종운 법제이사는 “보험급여 할인 및 면제를 해주는 행위를 두고 일반인들은 ‘싼 값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노인 보험틀니나 임플란트는 기간이나 개수가 제한적이어서 치료를 한 번 잘못 받으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며 “이 같은 불법 할인행위는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사법당국이 정확히 인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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