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근 회장, 비급여 헌소 서울시치과의사회 폄훼 논란

2022.06.16 13:09:55 제972호

팩트 체크도 안된 기자간담회 공식 발언 ‘구설수’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서울지부에 맡겨서는 안 될 것 같다”, “헌소 관련 1인시위는 서울지부보다 치협이 더 많이 한다”, “서울지부 이름으로 변호사 비용 요청이 와서 절차를 거쳐 입금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변웅래, 이만규 지부장도 포함됐더라”, “뭔가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이 지난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비급여 헌법소원과 관련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정확한 팩트조차 확인되지 않은 발언으로 오히려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헌소 공개변론 후 첫 공식발언서 소송단 폄훼?

 

지난달 19일 헌법재판소에서의 비급여 공개 및 보고제도와 관련해 서울지부 소송단 등이 제기한 헌소에 대한 공개변론이 진행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기자간담회는 공개변론에 대한 박태근 회장의 공식적인 첫 언급이었다. 그러나 일부 발언들이 치협을 대신해 회원 개개인과 지부가 나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공개변론까지 이끌어낸 일련의 과정들을 폄훼한다는 비판에 휩싸이고 있다.

 

이날 박태근 회장은 “비급여제도와 관련한 사안은 지부와 협회가 따로 있지 않다”면서 “협회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공개변론에 참석해보니 잘 준비하면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준비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지부에 맡겨서는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가 나서 돈을 써서 변호사 의견을 멋지게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비급여 헌법소원은 서울지부 임원 및 회원 31명이 지난해 3월 소송단을 꾸려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과태료를 막기 위해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연달아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협회장 선거 당시 ‘공개자료 제출 강력 반대’를 외친 박태근 회장은 당선 후에는 회원들에게 자료제출을 독려하며 50% 미만이었던 자료제출율을 95%까지 높였다. 

 

기자간담회에서 박태근 회장은 “당시는 복지부와 접촉하면서 협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현재 숟가락 올린다는 비난이 있을지언정, 회원들에게 피해주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담당이사에게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소송단 구성-소송비 투명성 문제 제기 “사실 확인부터”

 

소송단 및 소송비와 관련한 문제에서도 팩트가 아닌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기자간담회에서 박태근 회장은 “헌법재판소 공개변론 후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이 소송단 대표로 기자회견을 했지만, 현재 소송단 대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개변론 후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이 소송단 대표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치협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한 부분에 대한 반응으로도 읽힌다.

 

이에 서울지부 소송단은 “김민겸 회장은 공개변론에서 개원가의 이야기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참고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청구인 자리에서는 내려왔지만, 현재도 소송단 대표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바로잡았다. 법적 지위가 아닌 소송단 대표의 자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박태근 회장은 “서울지부에서 공문을 보내 법률비용 지원을 요청해와서 응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소송단에는 서울지부 회원뿐 아니라 변웅래, 이만규 지부장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지부와 무관한 단체인데 왜 서울지부에 돈을 줬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며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또한 팩트에서 어긋난다. 서울지부 소송단은 서울지부 임원과 일반 회원 등 전원이 서울지부 소속 회원으로 구성돼 십시일반 자비로 헌법소원을 시작했다. 박태근 회장이 말한 강원·충북지부장의 경우 일부 시도지부장 및 임원이 참여한 ‘비급여공개저지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자격이다. 이러한 내용은 그간 수차례 전문지에 보도됐던 만큼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박태근 회장은 또 “헌소와 관련해 협회는 서울지부보다 1인시위를 더 많이 한다”면서 “잘됐을 경우에도 치협이 해서 됐다고 자랑하지 않겠다. 공은 서울지부로 돌리겠다”고도 말했다.

 

현재 서울지부에서는 임원과 회원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주 목요일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헌소 제기 직후부터 시작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회장들이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 치협 또한 지난해 9월 27일부터 주4일 임원들이 돌아가며 1인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치협 박태근 회장은 회원과 직결된 비급여 문제에 치협과 지부가 따로 없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기자간담회 말미에 “일부 발언에 대해 표현이 과했던 부분은 사과하겠다”고 했지만, 잇따른 발언들은 오히려 지부와 과도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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