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시대에 마음 챙기기 Ⅱ

2022.06.16 13:19:40 제972호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69)

주식 2500선이 깨졌다. 미국에서는 물가상승이 FRB의 예상을 초과하여 금리를 0.75%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FRB는 6월부터 올해 안에 700조 양적 긴축를 하고 내년까지 1,870조를 축소예정이라 발표했다. EU는 11년 만에 0.25%를 7월에 올린다고 한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했다.

 

필자가 구강악안면외과 주치의 시절, 수술받은 환자가 출혈이 심해 RBC 수치를 올리기 위해 수혈을 10파인트를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때 수혈을 가장 많이 하는 흉부외과 수련의에게 문의했는데 필자 생각을 넘는 처방이 있었다. 수혈과 동시에 혈액 응고제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필자에게, 반대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처방하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아 이유를 물어보니, 파인트가 비록 같은 혈액형이지만 각각 다른 사람 혈액이기 때문에 응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출혈은 수혈로 해결하고 항응고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했다. 응급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출혈 환자에게 항응고제를 투여할 수 있는 상황도 있다는 교훈을 받았다. 당시 실제 상황이 필자 예상을 넘는 처방이었기 때문인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수하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을 푸는 양적 완화를 과감하게 시행했다. 그 결과로 지금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제 다시 양적 긴축과 금리 인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하나만 하여도 경기가 어려워지는데 동시에 시행하여 실제 현장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제목을 ‘카오스 시대’라고 한 이유가 있다. 양적 완화를 시행할 때 이미 인플레이션은 예측하였던 것이므로 실물경기 급격하락 시대라고 표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직면한 사람들 머릿속은 카오스가 될 것이기 때문에 카오스 시대라 하였다. 우선 코인과 주식을 하는 분들은 처참하게 무너지는 지수에 패닉을 경험할 것이다. 2~3%대 금리로 영끌한 사람들은 2~3배가 넘는 6~8%를 감당하려면 역시 패닉이 올 것이다.

 

얼마 전, 미국경제학자가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동시에 급격히 진행하는 지금 상황에 대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 불가하다고 말했다. 경제를 잘 모르는 필자이지만 그 글을 읽으면서 출혈 환자에게 수혈을 하면서 항응고제를 같이 투여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주식도 영끌도 하지 않은 원장이라 해도 지금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만큼 자산 가치가 하락되기 때문이다. 치과에 내원하는 대부분 환자들이 대출받은 서민이어서 금리가 인상되면 여유자금이 고갈되고 치료를 미루게 된다. 결국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출받아 개원한 원장이라면 더욱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패닉이 오고 마음이 무거워질 때일수록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듯이, 어렵지만 마음을 챙겨야 한다. 우선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이미 벌어진 상황이 변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현재 상태를 그대로 인정한다. 두 번째로 과거를 후회하는 생각과 그때 다른 선택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버려야한다. 셋째로 현재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 작은 것부터 시행한다.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같이 사소한 일이다고 실행을 하면 거기서 다시 새로운 지혜가 생긴다.

 

필자가 세미 리타이어를 생각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이었다. 쓰는 돈이 적으면 덜 벌어도 된다. 덜 벌면 스트레스도 적어진다. 스트레스는 결국 자신이 만들어낸 욕심 크기에 따라 비례한다. 좋은 학교를 선택할수록 수험생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기대심리가 크면 실망 가능성도 커진다. 등산 목표로 높은 산을 선택할수록 위험도는 상승하고 성공률은 감소한다.

 

모든 일에 인과가 있듯이 마음에도 인과가 있다. 마음이 무거워지면 내려놓으면 된다. 종교인은 비우란 표현을 사용하지만 민간인에겐 어려운 일이다. 그저 욕심을 조금씩 줄이면 된다. 지금처럼 금리를 빅 스텝으로 올리면 욕심도 빅 스텝으로 줄이면 된다. 붙잡고 있을 때가 어렵고 힘들다. 하나씩 주머니를 비우면 몸은 가벼워진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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