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_ 치과계 히든챔피언을 찾아라! ⑤한일치과산업]

2014.03.10 14:43:05 제581호

한일치과산업, 성공을 위한 끝없는 노력




치과 기초재료부터 모델, 이동치과 진료장비까지, 100% 자체 개발·생산


국내 치과모델 시장의 강자,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치과모델 전문업체로 성장한 한일치과산업은 전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매출의 70%이상이 발생되고 있는 한일치과산업은 해외에서 ‘메이드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5년에서 10년, 그 이상을 준비하고 있는 한일치과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살펴본다.


창립 32주년, 한결같은 초심으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테크노타운에 취재팀이 방문한 것은 이른 아침이었다. 마라톤이 취미라는 임양래 대표는 이번에도 100km 울트라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15km를 뛰고 왔다고 한다. 임 대표의 강인한 체력은 한일치과산업 성장의 한 축이다. 임 대표는 경영은 물론 제품디자인,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야전사령관이다.


한일치과산업은 1982년 설립돼 올해 창립 32주년을 맞이했다. 오랜 시간 치과계의 많은 풍파를 이겨내면서 저력을 길러왔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생산 공장과 경영·연구조직이 있는 서울 순화동 연구소로 운영됐고 지난 2012년 7월 서울에 있던 연구소를 일산테크노타운으로 이전했다. 한일치과산업의 연구소가 규모를 키우면서 순화동 사옥이 비좁았기 때문이다. 200평이 넘는 일산 연구소 대부분의 공간은 신제품 연구와 기존제품의 개량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입구에 위치한 사무실과 일반 치과기구 개발구역, 실습용 치과모델 개발구역, 이동치과진료장비 개발·생산구역 등 각 부분별로 나눠져 있다. 다른 제품들의 생산은 파주 공장에 이뤄지고 있지만 이동치과진료장비는 일산 연구소에서 직접 생산되고 있다. 블랙박스는 케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또 최고수준의 안정성이 요구돼 개발자인 임양래 대표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산 연구소의 특징은 투명한 아크릴 벽으로 각 구역이 나눠져 있는 것이었다. 아크릴 벽에는 구역내에 있는 재고현황부터 생산과 연구 노하우가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제품을 연구하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손쉽게 남기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다. 넒은 공간이었지만 별도의 대표이사 방은 없었다. 직원들 책상과 나란히 놓인 책상이 임 대표의 자리였다. 이외에 연구소 안쪽에는 공방을 방불케 하는 각종 장비로 빼곡한 작은 방이 있었다. 대부분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임양래 대표의 개인 연구실이다.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장비가 가득한 그 공간이 임 대표의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변모하는 한일치과산업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한일치과산업이 모든 제품을 직접 개발·생산하게 된 것은 한국인에게 맞는 국산 제품을 생산하고 싶었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과 자본은 부족하지만 노력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제작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플라스틱으로 된 소도구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 사실 전문제작업체에 의뢰해서 만들면 더 간편할 수도 있었지만 자체개발과 생산을 고집했다. 한국인 악궁과 체형에 맞는 제품과 치과의사의 의견을 즉각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또 전시회에서 타사 제품이 아닌 자사 제품만 팔고 싶다는 임 대표의 의중도 있었다.


치과용 제품생산에는 치과의사의 기술과 치과기공사의 기술, 그리고 세공부분의 기술이 모두 필요했다. 한일치과산업 부설연구소는 개원의와 치대교수,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자문그룹을 두고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제품 개선사항을 듣고 신제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치과모델전문회사로 성장

임플란트 광풍이 치과시장을 휩쓸었던 시기에 한일치과산업이 대박을 쫓기 위해 임플란트에  뛰어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더 좋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소홀히 보고 지나친 부분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치과모델 제작이었다.


전국 치과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 치위생학과, 치기공학과 학생은 7,000~8,000여명에 달한다. 학생들이 실습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치과모델은 수입품이 대다수였다. 고가의 외산제품은 학생들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한일치과산업은 멜라민 치과모델을 자체기술로 생산했다. 그간 수많은 치과관련 제품을 직접 생산한 노하우가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한일치과산업의 치과모델은 높은 품질과 외산의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점령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인기를 얻었고, 지금은 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치과모델전문 회사로 거듭났다.


임양래 대표는 “외산보다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결코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학생들의 실습기회가 늘어나 임상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모두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996년 첫 해외전시회를 참여한 한일치과산업은 매년 6회의 해외전시회를 참가하고 있다. 해외전시회는 임양래 대표가 직접 참가하고 부스 위치도 항상 동일한 곳을 고집한다.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일치과산업’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TT(Telegraphic Transfer)방식으로 거래 할 만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블랙박스’ 이동치과진료장비 대명사로

한일치과산업은 지난해 하반기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바로 이동치과진료장비 ‘블랙박스’다. 한일치과산업의 노하우가 축약된 ‘블랙박스는’ 1990년도 초반 임 대표가 구상하기 시작해 수많은 자료 수집과 연구로 10여년 만에 탄생했다. 이동장비의 특성상 장거리 이동과 위험지역 사용도 잦아 충격과 진동에 강하고 방진, 방수가 가능한 것이 특징. ‘블랙박스’는 군납허가를 받았을 만큼 내구성을 자랑한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제도가 발달한 일본은 치과진료 시 왕진까지도 모두 보험대상이다. 따라서 일본 이동치과진료장비시장이 블랙박스의 주 타깃이었다. 오히려 이동치과진료장비의 선진국인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일본시장에 비해 국내출시가 늦어진 것은 KGMP(Korea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 때문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블랙박스는 의료봉사에 주로 사용되는 점을 반영했다. 합리적인 가격책정은 물론이고 완벽한 케어서비스까지 구비했다. 사용이 많지 않고 사용 후 장기간 보관하는 특성을 고려했다. 사용 후 한일치과산업으로 배송하면 세척과 정비 후 다시 보내줘 사용할 때마다 새 것과 같은 장비를 만날 수 있는 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 임양래 대표는 “치과의사는 고객이 아닌 치과계 동료”라며 “봉사를 위해 사용하는 장비인 만큼 횟수 제한 없이 케어서비스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블랙박스는 일본과 한국은 물론 최근 러시아 보건소로도 납품되기 시작해 해외시장에서도 ‘핫’한 제품이다. 한일치과산업은 블랙박스가 이동치과진료장비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치과모델과 블랙박스로 해외시장을 더욱 넓혀 가고 있는 한일치과산업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제품이 출시되면 곧 다른 경쟁상품이 금방 등장한다는 생각으로 제품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도 몇몇 제품은 개발이 완료돼 허가만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끝없는 준비로 한일치과산업의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인다.


김희수 기자 G@sda.or.kr


[interview] 임양래  대표 (한일치과산업)


대박을 찾기보다

꾸준한 성장 동력 개발하겠다”


한일치과산업이 판매하고 있는 수백 종의 제품은 개발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자체 제작된다. 임양래 대표는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별도의 제작사가 있으면 고객의 요구를 즉각 반영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많은 치과의사를 만나면서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바꾸고 싶은 점은 어떤 것인지 꾸준히 물어왔다. 회사에 들어오면 직접 디자인해 시제품을 만들어보면서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한일치과산업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임양래 대표는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대박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된다. 몰려든 사람이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대박보다는 남들이 놓치는 것에서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건너에 있는 금광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황을 이야기 하며 “강 너머에 있는 금광을 찾아 대박을 꿈꾸기보다, 모여든 사람들을 옮겨주는 뱃사공이야 말로 제가 생각하는 ‘성공’의 척도”라고 덧붙였다. 


임양래 대표는 기업을 편법을 이용해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내실을 기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은 물론 실패한 사람들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한일치과산업은 1982년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유의 뚝심과 근면함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홍보물 속 임양래 대표는 풀코스 마라톤을 역주하고 있는 운동복 차림이다. 강인한 인상과 기억에 쉽게 남는 한일치과산업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임 대표 자신이 달리고 있는 사진을 사용했다. 함께 끝까지 달리겠다는 소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임양래 대표는 “한일치과산업의 성장과 발전이 치과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긍정적 기업으로 남기를 바란다”며 끊임없는 성원을 당부했다.   



김희수 기자 g@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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