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개인적으로 아시아나의 코드 OZ를 좋아합니다. 해외여행을 하면 왠지 마법사가 살고 있는 오즈로 모험을 떠나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게다가 상하이 편명은 OZ365이었습니다. 365일 해외여행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들뜬 기분과는 다르게 비행기로 두 시간 밖에 안 걸리는 상하이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수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과 겹쳐 출국장은 보안 검색이 아주 철저했습니다. 출국장 입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오래 걸리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발까지 벗어가며 검색대를 지나는 데만 한 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허둥지둥 비행기에 올라타고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금세 상하이 푸동 공항에 도착했는데, 가이드가 공항에 오지 않아 전화해보니 자기는 우리 행사를 맡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서울의 여행사에 전화해서 바뀐 가이드 전화번호를 받아 다시 전화했더니 우리를 홍차오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전날 먼저 도착하신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박영범 교수가 홍차오 공항으로 도착해 당연히 우리도 홍차오 공항으로 도착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저녁 6시에 개최되는 CSA Science and Technology Award Ceremony에 늦을 것 같아 택시를 잡아타려고 하는데 가이드가 30분 정도 후에 도착한다고 하여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겨우 시간에 맞춰 에버브라이트 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중화구강의학회(Chinese Stomatological Association, CSA)에서 매년 우수한 연구 결과를 낸 교실에 상을 수여하는 CSA Science and Technology Award Ceremony에 참여하는 것으로 첫 날의 스케줄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먼저 상하이 에버브라이트 호텔에서 개최되는 중화구강의학회 제16회 전국구강의학학술회의(The 16th CSA Annual Meeting)에 참석하였습니다. 첫 시간에 박영범 교수가 ‘Digital Techniques comes into Implant Restoration’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했다. 강연장에 가득 찬 400여 명의 중국 치과의사들은 한국의 치의학 수준에 새삼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강연 후에도 질문이 쏟아지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한국 치과계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국 내의 다른 전시회와 달리 CDS는 CSA가 주최하는 행사라서 학술 행사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것 같았습니다. CDS에는 연인원 2만명 정도의 치과의사가 방문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연장마다 꽉 찬 치과의사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또한 강연 내용도 임플란트, 교정, 보철, 치주, 방사선, 예방, 구강악안면외과 등 다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는 서울시치과의사회 김재호 SIDEX 사무총장, 정기훈 자재이사, 김성남 치무이사와 함께 중화구강의학회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중화구강의학회에서는 Tao Xu 부회장, Liu Hongcheu 부회장, Xu Tian-min 부비서장, Yi-Liu 국제교류이사가 참여하였습니다.
우리는 CSA Annual meeting과 CDS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네고 2015년 SIDEX에 초청의사를 전달했습니다. Tao Xu 부회장은 SIDEX와 CDS의 교류 및 합작을 통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고 하였고, 이전의 경험들을 서로 나누어 아시아에서 한국, 중국 두 나라가 주도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국제학술대회 위상을 높이는 방안의 일환으로, 2014년 SIDEX에 방문한 CSA 관계자들에게 서울시치과의사회가 제안하였던 SIDEX의 China session, CDS의 Korea session에 대하여 긍정적인 의사 표현을 하였으며, 상호간에 실무적인 부분은 이메일로 연락하기로 하였습니다.
장소를 옮겨 상하이 에버브라이트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2014 상하이 국제치과장비기자재박람회(2014 China Dental Show)에 참석하였습니다. 먼저 media center에서 중국 기자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박람회장에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한 후 전시회를 참관하였습니다. 3층으로 되어 있는 상하이 에버브라이트 컨벤션 센터는 전시회장 면적이 2만5,000 평방미터에 달했으며, 참여 업체만 해도 20여개 국가에서 500여 개에 달하는 기업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골드스폰서인 디오, 실버스폰서인 덴티움, 그 외에도 네오바이오텍, 오스템 등 우리나라 기업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치과기공사협회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스의 상단에 출품한 각 나라의 국기를 표시하여 국제 전시회를 표방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시 제품은 임플란트 시스템, 외과 기구, 보철 재료, 근관 치료 기구, 보존 재료, 레이저,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시스템, 구강 스캐너, 3D 프린터 등 매우 다양했으며, 라이브 서저리와 무료 핸즈온 코스도 여러 장소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Carl Zeiss, Miele 등 세계적인 기업 부스도 확인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사용되는 악안면 수술 기구 및 재료 부스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술대회장 및 전시회장을 둘러보며 서울시치과의사회와 SIDEX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좋은 탐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잘 인도해주신 SIDEX 김재호 사무총장, 일정을 조율하시느라 힘드셨던 정기훈 자재이사, 밝은 웃음으로 분위기를 살려주신 김성남 치무이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