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규 호서대학교 명예총장의 이야기와 함께 노후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인정받았고, 65세에 명예롭고 당당하게 정년퇴직했다. 그런데 30년이 지나 얼마 전 95세 생일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정년퇴직하면서 이제 다 살았다 생각하고 고통 없는 죽음만을 기다리며 허비한 30년이란 세월이 너무나 아까워서였다고 한다. 퇴직할 때 30년이란 세월이 더 남았음을 알았더라면 지난 30년을 그렇게 덤으로 사는 인생으로 보내진 않았을 거란 얘기다. 그는 아직 정신도 또렷하고 얼마를 더 살지도 모를 일이다. 또 10년 후 맞이할 105세 생일에 10년 전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치과의사 선배들의 은퇴 후 삶은 어떨까? 치과의사로 사는 삶이 다양하듯이 은퇴 후의 삶도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평균수명이 늘어난 것에 대한 대비는 없었을지라도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이 살아가고 있으리라고 짐작해본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치과의사의 수입이 줄어들었고, 앞으로 좋아지지 않고 점점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노후연금이 따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전적으로 노후대비는 치과의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료에 의하면 연금으로만 따진다면, 최상의 노후부부는 공무원연금을 받는 공무원부부나 교사부부이다. 공무원연금의 경우엔 현재 월 연금지급이 200만원에서 300만원이 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부교사라면 웬만하면 합이 400만원을 넘는다. 일반직 공무원들도 57%가 200만원이 넘는다. 그것도 연금지급이 57세부터다. 국민연금은 61세부터 나온다. 게다가 4,000만원이하 연금수령자는 피부양자가 될 수 있어서 건강보험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최악의 노후부부는 국민연금이든 공무원연금이든 없는 노인부부이다. 현재(2014년 노인실태조사) 우리나라에서는 연금이 없는 노인 부부의 비율은 66%나 된다. 노후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채 자식들에게 올인(헌신)한 전형적인 옛날 노부부들이다. 그리고 남편만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 국민연금이 87만원(전체수령자 평균33만원)나온다. 이런 연금구조에서 치과의사들은 연금에 의존해서만 제2의 인생이라는 행복한 노후 30년을 보장받을 수가 없다.
이것에 더해서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했다. 이런 초저금리시대에 열악한 노후연금으로 어떻게 100세 시대 노후를 준비해 금융자산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의 현재 공적 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45%에 불과하다. 은퇴 후 30~40년을 살아가야 한다면 상당수의 국민이 빈곤에 시달릴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나마 치과의사들에겐 은퇴시기가 일반국민에 비해서 늦은 것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해야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결국 초저금리 시대에 개인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 금융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이나 금융선진국 영국은 개인 저축계좌(ISA)제도를 통해 개인이 장기적으로 금융자산을 축적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것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금융계좌를 유지하면 이자, 배당, 양도수익을 비과세하는 혜택을 부여한다. 장기저축과 장기투자를 장려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소득공제장기펀드를 허용했으나 가입조건이 근로소득 5,000만원인 자영업자들이 노후대책을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지 않을까? ‘성완종 리스트’같은 부정자금을 만들어내는데 좋은 머리를 쓰지 말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덕이 되는 정책들을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치협 차원에서는 지금 여러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연금보험에 대한 장단점들을 분석하고, 치과의사들의 입장에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준비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치협은 치과의사들의 노후대책을 개인들에게 맡기지말고 단체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서 함께했을 때의 장점과 노후대책의 방법 및 제2의 인생에 대한 정보들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지식을 함께 공유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