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총회 전부터 이례적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미불금 계정’에 대한 안건으로 감사보고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집행부 회계연도가 마감되고 현 집행부의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기 직전 시기인 2013년 3월 1일부터 4월 31일까지의 미불금이 예년에 비해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던 것. 특히 대의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직접 마이크를 잡은 김세영 前협회장의 신상발언이 관심을 모았다.
김세영 前회장, 당당히 버텨낼 수 있는 마지막 힘만은 지켜달라
김세영 前회장은 “회장에서 물러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난 집행부를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입장표명이 있어야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총회의 권위를 누구보다 존중하는 사람으로서 발언기회를 자청했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협회장 임기 동안 45개, 임기 후 2개 총 47개의 민형사소송을 당하고 경찰과 검찰을 수없이 드나들었지만 회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내색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나간 그 수많은 시련보다 요즘 며칠이 더 아프다”는 말로 힘든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전쟁은 수많은 전투가 있고,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면서 기업형 사무장치과와의 전쟁은 성문만 서로 빼앗는 전쟁이 아니다. 연도 날리고 땅굴도 파야하고, 비밀작전도 시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 前회장은 또 “집행부는 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며, 협회장은 명예를 먹고 산다”면서 “요즘 언론에서 몰아가는 것처럼 인간 김세영,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대의원총회의 권위를 인정하기에 오늘의 어떤 결정에도 따를 것이며, 책임질 것이 있으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펼쳐질 검찰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도 이전처럼 당당하게 버텨낼 수 있는 그 마지막 힘만은 빼앗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미불금, 9억1천여만원 아닌 6억3천여만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김세영 前회장의 신상발언이 관심을 모았지만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전남지부 이해송 대의원은 “2013년 일반회계 미불금 회계에서 사업비미불금이 9억1천여만원원 정도로 나온다”면서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이냐”며 날선 지적을 내놓았다.
정철민 감사는 “2013년도 회계연도 미불금 총액은 9억1천여만원이지만 집행시기가 늦어진 분과학회지원금, 남북협력사업, 홈페이지 관리비용 등 집행이 늦어진 7천7백여만원과 처음 치러진 선거인단 선거나 총회비용으로 예년에 비해 증가된 1억7천여만원, 법률자문비 등의 비용은 미불금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면서 “그렇게 하면 미불금은 9억1천여만원이 아니라 6억3천여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억5천여만원 정도 증가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집행부 3년차는 사업의 마무리를 위해 1~2년차보다 많았던 것이 역대 협회의 관행이었다. 이전 이수구 집행부의 3년차에도 5억8천여만원의 미불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해송 대의원은 “관행상이라면, 최소 사업비 문제에서는 미불금 기간에는 사업을 안하는 게 관례”라면서 “항목간 변경으로 말하기 전에 사업비 지출의 결제라인 등을 확인했는지 말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철민 감사는 “상당한 양의 미불금을 썼고 일부 문제가 있는 것도 맞다. 당시의 특수상황과 사무착오 등이 있었다”면서 “감사는 이러한 관행을 깨기 위해 앞으로 개선책에 대한 고견을 듣고 반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의 논란은 무의미 VS 제대로 짚고 넘어가자
서울지부 유동기 대의원은 “협회는 정책을 입법 추진하는 단체로, 모든 걸 일일이 오픈하라는 건 협회를 해체하라는 것과 같다”면서 “1인1개소법 통과로 우리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찾아온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수많은 소송을 당하면서도 그 일을 해냈던 것에 대한 치과계 불신에 분개한다”고 말했다.
대전지부 김명수 대의원은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평시보다 더 많은 미불금 집행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지출결의서마저 없는 것은 문제지만 과거에도 유사한 경우는 있었다”면서 “3월 후반기 감사자료 제출시 2개월 분의 미불금 계정 기간동안 예산되는 사업내역을 동시에 제출받아 검토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사용토록 하면 앞으로 과다사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개선책을 제안했다.
그러나 상당한 재정상의 문제가 있었던 만큼 쉽게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였다.
경기지부 이상훈 대의원은 “치과계 단합을 위한 충정으로 이해는 하지만 너무 많은 언론에서 다루고 일반 회원 입장에서 보면 전현직 회장의 갈등양상으로도 보도되고 있다”며 역대 관행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반 회원들이 의혹이 큰데 여기서 치과계 단합을 위해 덮어주자는 것 회원들이 동의하겠냐”면서 “총회에서 미불금조사특위를 구성해 철저히 밝히고 회원 의혹 씻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철민 감사는 “2012년도에는 9천여만원 흑자를 낸 바 있다. 미불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2012년과 2013년에 큰 차이가 없다”면서 “미불금 시기에 돈을 아꼈으면 현 집행부의 법무비용 부담 등을 줄일 수 있었겠지만, 회무는 상반기나 하반기 구분없이 언제나 지출될 수도 있다. 1년 예산 안에서 집행하는 것은 집행부에 어느 정도 전권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불금 문제는 회무-감사보고에서 30~40분에 걸쳐 집중적인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