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치과가 자리를 잡고 있음에도 관련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개원입지로 위례와 미사신도시가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각각 2017년과 2018년이 완전한 준공시점이지만, 관련 지역 분양사무소에 따르면 일부 아파트가 이미 분양을 마쳤고, 선점이라는 이점을 확보하기 위해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례와 미사신도시가 치과를 비롯한 병의원 입지로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지역의 인구 밀집도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670만㎡(약 200만평) 부지에 4만3,000여 세대가, 미사신도시는 567만㎡(약 165만평)에 8,700여 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거주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만도 위례 10만명, 미사 2만5,000여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와 말까지 개원을 계획하고 입지여건을 타진하고 있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과 입주 시기에 따라 천정부지로 달라지는 분양가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위례신도시 트램상권에 위치한 분양상가 담당자는 “현재 4층부터 7층까지가 모두 성형외과, 피부과, 정형외과 등의 의료기관으로만 채워진 상황”이라며 “치과가 들어올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4층에 치과가 자리 잡고 있지만, 현재 분양이 안된 곳은 3층”이라며 “층수로 따져봤을 때 경쟁력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3층에 위치한 35평 규모의 코너 자리를 8억3,000만원에 제안했다.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분양마감이 임박했다는 핑계로 8억3,000만원 상당의 3층 자리를 4층 가격으로 분양해주겠다고 제안했다. 4층 분양가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나중에 말이 나올 수 있으니, 분양가를 소문내지 말라”는 입단속도 빼놓지 않았다.
인근 분양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미 다수의 의료기관이 분양상가의 저층을 차지한 것은 물론, 약국 등이 들어서는 1층의 경우 프리미엄이라는 웃돈까지 얹어가며 입주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분양상가 관계자는 “의료기관과 학원 등이 입주하는 2~4층은 이미 분양이 마감된 상황”이라며 “약국이 들어선 1층의 경우 평당 6,500만원에서 7,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MI컨설팅 배광수 대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배광수 대표는 “주변 인구밀집도 등을 고려했을 때 위례와 미사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원장들로부터 이 지역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도 “상가 분양가가 적절한지, 그리고 인근 의료기관의 개설현황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의를 상기시켰다.
특히 배광수 대표는 “위례와 미사신도시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치과와 같은 의료기관이 대거 몰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신도시가 가지는 이점은 이내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광수 대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서울에서 개원한 치과 한 곳당 배후세대는 약 690세대다. 위례와 미사와 같은 신도시의 경우 치과 한 곳당 1,500세대를 보는 게 일반적인데, 치과가 대거 몰릴 경우 치과 한 곳당 배후세다가 690곳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배광수 대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강조했다. “위례와 미사신도시 조성이 완성되는 시점은 향후 2~3년 후”라며 “선점이라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급하게 입주를 결정할 경우, 신도시 조성이 완성될 때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위례, 미사와 같이 의료기관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예견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주변 의료기관 개설현황, 배후세대 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규 개원의의 경우 부동산중개업자 또는 분양사무소 관계자들이 전하는 감언이설을 이겨내지 못하고 낭패를 보는 사례도 더러 있다”며 “지인들의 조언에서부터 객관적인 데이터 등을 활용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