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화합해 화음을 만들어 내야하는 오케스트라와 환자의 입장에서 진료하는 치과의사에게서 공통점을 찾는다면 배려의 마음가짐 아닐까요.”
김영빈 원장의 클리닉에 들어서면 벽 한쪽에 있는 오케스트라 사진이 눈에 띈다. 치과의사와 오케스트라.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김 원장은 치과의사 겸 세종 심포닉 윈드 오케스트라 단장이다. 8년 전 갑작스레 찾아온 목 디스크로 인해 35년 이상 해왔던 테니스와 골프를 손에서 놓게 된 것이 그를 음악의 길로 이끌었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는 김 원장의 모습은 그의 삶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치과의사로서의 길을 걸어온 지 35년, 치과신문 논설위원으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 원장은 취미생활에서도 세종심포닉윈드오케스트라 외에 레인보우 색소폰앙상블, 블루문 재즈밴드 등 몇 년째 1주일에 3~4일을 음악과 함께하고 있다.
김 원장이 오케스트라 단장으로 입성하게 된 건 재작년 6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한 ‘세종 시민 윈드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통과하면서다. 일회성 공연이었지만 아마추어 연주자 70명, 프로 연주자 70명이 모여 만든 성대한 오케스트라를 잊을 수 없어 지휘자와 단원들이 다시 모였고, ‘세종 심포닉 윈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지난해 11월 새롭게 창단하게 됐다. 그리고 다가오는 9월 16일 저녁 8시 한전아트센터에서 세종 심포닉 윈드 오케스트라의 창단연주회가 성대한 막을 연다.
“환자를 보다 보면 의사와 환자의 구분을 명확하게 지어 소홀히 대하게 될 때가 있어요. 환자입장에서 환자를 위해 어떻게 진행하고 대화해야 될지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한데 말이죠.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예요. 나만 잘한다고 해서 좋은 화음이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김 원장은 치과의사와 오케스트라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접점을 ‘배려’로 꼽았다. 치과의사는 환자와, 오케스트라는 단원들과의 배려를 통해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있기 때문. 김 원장은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축구, 야구 등 모든 단체 활동에서는 스스로를 조금 낮춰가며 양보하며 배려할 때 좋은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단장으로서 김 원장의 꿈은 아마추어가 운영하는 오케스트라 팀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큰 걸 바라지 않는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던 김 원장은 “아마추어가 운영하는 오케스트라 단체는 활성화되기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3대 오케스트라 중에 하나인 일본의 KOSEI Wind Orchestra도 아마추어 단체로 시작했고,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는 아마추어 윈드 오케스트라가 많이 유행하고 있다”며 “오케스트라를 꾸준히 운영해 아마추어 팀도 잘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김 원장이 단장으로 있는 ‘세종 심포닉 윈드 오케스트라’의 창단연주회는 이철웅 교수와 이하재 교수를 필두로 80여명이 모여 한전아트센터를 클래식과 관악곡으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한지호 기자 jhhan@sda.or.kr
*세종심포닉윈드오케스트라
일시 : 9월 16일 (수) 저녁 8시
장소 : 한전아트센터
티켓문의 : 02-720-3933 (치과의사와 가족은 전석 초대권 예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