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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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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검진

“여보세요, 여보세요, 배가 아파요. 배 아프고 열이 나니 어떡할까요? 어느 어느 병원에 가야 할까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는 의사요. 배 아프고 열이 나면 빨리 오세요. 여기는 소아과 병원입니다.”

 

어린 시절 병원놀이를 구현할 때 즐겨 불렸던 동요이다. 참 단순하면서도 구체적인 표현과 답변이 오가는 재미있는 내용의 동요이다. 자신이 아픈 증상을 자각하고 그리고 그것을 전문가에게 표현하면 전문가인 의사는 그 증상에 맞는 진료와 처방을 해야만 아픔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학습시키는 교육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자각증상을 본인이 표현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러한 증상은 큰 질환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게 된다. 이렇듯 자신의 이상한 증상을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거나 혹은 숨기는 경우는 의술이 아무리 발전하였다 하더라도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바로 건강검진이다.

 

건강검진을 통하여 미처 자각하지 못하였던 증상을 발견하고 더 이상의 큰 질환으로 커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국가적 건강관리 대응체계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 되어있는 시스템 중에 하나가 바로 건강검진인 것 같다.

 

직장인들은 일 년에 한번씩 그리고 지역의료보험인 경우 40세 이상부터 2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국가 주도하에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건강검진 덕분에 아마도 대한민국은 곧 평균 100세 시대에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수명이 점차 늘어남과 동시에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현상들이 지난 10여 년을 되돌아 보았을 때 그 심각성은 급증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묻지마 범죄’이다. 치정이나 원한도 아닌 아무 인과관계도 없이 그냥 상대가 앞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살인을 저지르는 끔직한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자행(恣行)되고 있다.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기에 그냥 이러한 현상을 ‘묻지마 범죄’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인과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점에서는 현재 일어나는 범죄를 이해하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표현을 쓰는 것 같다. 이유 없는 행동은 없다. 단지 그것이 일반적인 행동으로 설명하고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것을 우리는 ‘미쳤다’라고 한다. 미쳤다라고 하는 것은 일반인과는 다른 정서적 감정과 반응을 하는 것이다. 같은 20대의 남자라고 모두 5㎞ 단축마라톤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결핵이나 관절에 이상이 있는 혹은 심한 감기몸살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5㎞를 달린다는 것은 무리다. 마찬가지로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에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마음은 이미 병들어 있는 사람이다. 정신질환(mental illness)이라는 것은 마음이 병들고 아픈 것을 말한다.

 

얼마 전에 강남역 화장실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도 일종의 정신질환자의 행동이다. 자신의 차를 앞질렀다는 것이 기분이 나빠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정차해 뒤이어 오는 차들이 추돌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도 정신질환이다. 또한 대기업 간부로서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던 한 가정의 가장이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정신질환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마음이 아프거나 병들어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의 표현이 여기저기서 범죄와 같은 사회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마음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첫째, 적극적인 개입인 치료와 관리를 하여야 한다. 우선 조직이나 학교와 같은 단체부터 공공기관의 주도하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간단한 심리검사라도 받아보도록 하여야 한다(마치 이전에 아이큐 검사를 받듯이). 그래서 그 결과가 좀 심한 경우에는 정밀검사를 하고 거기에 대한 심리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둘째, 예방적 차원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그야말로 단절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가족이라는 구성원들조차도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보니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은 오죽하겠는가? 답답하고 외롭고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학교나 조직은 제도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모든 장소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려는 사회적 성숙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 근본이다.

 

치과라는 곳이 비록 심리적 질환을 다루는 곳은 아니지만 환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치과를 방문하는 환자는 치아와 관련된 질환 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프고 병들어 있는 사람은 아닌가 한번 관심 있게 느꼈으면 한다. 

 

글/ 손정필 교수(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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