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선진 외국의 진찰료 수준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외래 초진 진찰료 수준은 동네의원을 기준으로,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특히 미국과 비교하면 2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이용민·이하 연구소)가 분석한 ‘한국과 주요 선진국의 외래 진찰료 비교’에 의하면 이 같은 ‘한국형 저(低)수가체계’가 동네의원의 역할과 기능을 축소시켜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것.
분석결과 주목되는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의원보다 병원의 외래 진찰료를 더 높게 보상해 주고 있는데 반해,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의원의 진찰료를 적어도 병원과 같거나 혹은 더 높게 보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 측은 “우리나라에서도 의원의 외래 진찰료 수준을 병원보다 높게 상향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9월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동네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2003년 45.5%에서 2014년 27.5%로 반 토막 난데 반해, 상급종합병원은 건강보험 급여비 수입에서 외래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1.5%에서 31.3% 급증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진료시간에 따른 외래 초진 진찰료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진료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동일금액인 14,410원인 반면, 미국의 경우 환자 진료시간이 10분일 경우 52,173원 △20분 8만9,075원 △30분 12만8,951원 △45분 19만6,809원 △60분 24만6,862원 등으로 차등 책정하고 있다.
연구소 이용민 소장은 “통계에서 증명되었듯이 위축되고 있는 동네의원과 제 기능을 못하는 의료전달체계를 계속 방치한다면 국가 보건의료체계는 돌이킬 수 없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동네의원의 외래 진찰료 정상화 등을 통해 의료전달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가단체가 대안을 찾아 의료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