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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우연과 필연, 그리고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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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90)

흔한 시쳇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다’는 말이 있다. 그냥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심리학이나 종교적으로 보면 매우 중요한 핵심을 지닌 말이다.


심리학에서 자기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중을 어느 곳에 두는가의 문제는 그 사람의 심리상태나 정신 건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에게 자아중심성을 표현하는 ‘상상속의 청중’과 ‘개인적 우화’라는 심리현상이 있다. ‘상상속의 청중’은 한마디로 모두가 나에게 집중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 늘 누구나 자신을 지켜본다고 생각하는 스타의식이 바로 상상속의 청중이다.


‘개인적 우화’는 한마디로 나는 타인과 다른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세계는 다른 사람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다. 청소년은 자신의 우정, 사랑 등이 다른 사람은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믿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죽음, 위험, 위기가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며, 혹시 일어나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폭주족이 자신은 죽지않는다고 생각하고 폭주하는 이유이다. 이처럼 청소년은 타인에 대한 비중보다는 거의 자신이 모든 사건과 사고의 중심에 놓여있다. 성인도 이와 비슷하게 세상의 중심에 자신을 두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경우에는 이상심리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기영웅형으로 타인이 자신의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분열형 성격장애’나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있다. 반면 자기소심형으로 사회로부터 공격이나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회피성 성격장애’가 있고 이와 유사한 ‘의존성이나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다. 결국 인간은 갓난 아기의 완벽한 자기중심체에서 타인을 인식하고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이해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성인이 된다. 하지만 성인의 심리로 완성되기 이전에 성인의 대접을 받으면 청소년기의 심리상태가 고착되고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년등과’이다. 20대 초반에 행시, 사시에 합격을 하여 타인으로 신분적 우위를 점하면서 심리적 성숙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우이다. 청소년기의 자기영웅심적인 ‘개인적 우화’ 심리가 그대로 고착되고 발전하지 못하여 성인이 지녀야할 타인에 대한 배려나 생각 중심의 이동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심리학적인 면에서 보면 ‘소년등과’의 사회적 엘리트 집단이 그 피해자이고 그들의 가족이 2차 피해자이다. 얼마 전 ‘민중은 개, 돼지’라고 말한 교육부 고위공직자의 내면적 심리상태의 원인이 소년등과에 따른 심리적 미성숙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유리한 것은 ‘당연’이고, 좋은 일의 발생은 ‘필연’이며, 불리한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은 이런 사고가 특히 강하다. 그래서 필자는 어떤 사건을 접하면 제일 먼저 사건이 ‘우연, 당연, 필연’ 중에서 무엇을 기반으로 이야기되는가를 지켜본다.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경우에 우연성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 소아심리이다. 우연성이 강조되는 사건일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성인에게 남아있는 소아심리의 잔재 때문이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우병우 처가 땅거래 의혹’을 보면 법조로비의 대명사가 된 넥슨이 갑자기 이해되지 않는 건물을 손해를 보며 사들였는데 우연히 그 건물 집 사위가 우병우였다는 것이다. 어떤 사건이나 이벤트에는 인과가 있고 그 인과 속에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각각 자기들만의 생각의 중심이 있다. 그 중심이 성숙한 자는 중도적 생각과 말을 한다. 반면 성숙의 기회를 잃은 사람들이나 미성숙자는 생각의 중심이 자신에 머무르며 ‘우연’이란 단어를 익숙하게 사용한다. 이 사건은 ‘우연’으로 구성되었다고 들린다.


성숙한 자에게는 우연도 필연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는 것이 당연이고 필연이다. ‘우연’만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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