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소재의 한 의원에서 C형간염이 집단 발생한 정황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서울현대의원에서 제이에스의원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인 이 의원은 지역 내에서는 말 그대로 용한 의원으로 소문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치료, 신경차단술, 통증치료, 급성통증 완화 TPI주사(통증유발점주사) 등 안하는 진료가 없을 정도였고, 내원환자도 상당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겉보기와는 많이 달랐다. 의원이 있는 자리는 그대로였지만 원장은 몇 차례나 바뀌었고, 교차진료를 하고 있는 정황도 밝혀졌다.
이 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의심 신고를 받은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동작구보건소는 서울현대의원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3월 1일부터 올해 3월 25일까지 이곳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3만4,327명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내원자 중 508명이 C형간염에 현재 감염됐거나 과거에 감염됐던 사람(항체양성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리 주사제를 혼합해놓고 시술할 때마다 뽑아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주사기 자체에 오염이 생겼고, 이것이 C형간염 집단 발병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식을 접한 의료계는 할 말을 잃은 표정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의료기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면서 “보건 당국의 감염경로 확인 및 의협 조사 등 결과를 보고 강력히 자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의사들의 부주의로 전체 의사들이 매도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