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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오래 산다는 것의 또 다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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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33)

요즘 참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하였다.


양산 외벽 밧줄 절단 추락사건과 충주 인터넷기사 살인사건이다. 양산 밧줄사건은 한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던 인부가 밧줄이 끊겨 추락하여 숨진 사건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군가 고의로 밧줄을 끊은 것이다. 범인은 41세 남자로 잠자는데 밧줄기사의 스마트폰 소리가 잠을 방해해 소리를 줄여달라고 하였지만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소리가 나서 홧김에 밧줄을 끊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인터넷을 수리하러 온 기사를 살인한 사건이다. 범인은 55세 남자로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기는 것이 인터넷회사가 고의로 자신의 컴퓨터를 느리게 한다는 이유로 AS기사를 살해했다. 심리학적으로 양산 외줄 절단사건은 범인이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행동이었고, 충주 인터넷 AS기사 사건은 범인이 피해망상으로 저지른 것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범인이 중년이 넘은 남자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어이없는 두 사건의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적어도 3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형태의 사건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30년간 가장 많이 변한 것이 무엇인가. 그동안 가장 큰 변화는 수명 연장이었다. 수명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사회는 경험해보지 못했고 또 준비돼 있지 않았다. 적어도 30년 전이라면 55세 남자는 환갑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할 노년의 나이였다. 41살 남자는 곧 닥칠 노년을 생각하고 준비할 나이였다. 따라서 이런 사건은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준비 없이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심리적인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평균수명이 60세에서 90세로 늘어나면서 40~50대는 심리적 준비 없이 생명이 30~40년이 증가돼버렸다. 이에 대해 경험도 이해와 교육도 없었다. 이들 세대는 30대의 젊음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70~90대의 노년이지도 않다. 결국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 심리적으로 고립화되었다. 스스로 심리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되었지만 준비한 사람들이 드물었다.


노년이 되어 활동력이 떨어지면 경제적인 지출도 줄어든다. 그런데 수명의 증가로 경제적인 지출은 줄지 않고 활동성만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증가된 수명은 평범한 중산층의 경제적인 부담을 증가시키며 보편적인 중산층을 하층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런 과정에서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심신병리적인 문제가 유발되었다. 즉 어른이면서 어른이 되지못한 이들이 많아졌다. 이 두 사건은 이들에 의한 사건이라 생각된다.


반면 얼마 전 발생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은 범인이 17세, 19세로 학생이면서 학생이 되지 못한 이들이었다. 학생이면서 학생이 되지못하고 어른이면서 어른이 되지 못한 사회현상이 만든 사건들이다. 삶을 60년으로 생각하던 사회 시스템이 100세 시대로 변한 현실에 맞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이다. 지금 20대의 취업난 또한 우연이 아니다. 베이비 부머인 1946~1965년생들이 아직도 현직에서 일을 놓지 않고 있고 또 놓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제2의 직업을 향해 매진까지 한다. 이것이 사회 순환 고리를 파괴하였다. 아니 순환 고리가 연장되었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던 것이 이제는 졸업하고 4년에서 10년이 걸리게 되었다. 물론 이런 사회현상이 수명 증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무관하지만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두 사건을 보면서 준비 없이 맞이한 수명연장 문제를 생각해본다. 노년을 위해서는 세 가지의 준비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경제적인 독립이다. 과거에는 자식이 부모의 노년을 돌볼 수 있었다. 아마도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지금은 지식이 독립을 해주는 것만도 고마운 때이다. 두 번째는 노년을 견딜 수 있는 심리적인 견고성이다. 철학이 될 수 있고 종교가 될 수도 있다. 셋째는 외롭지 않게 같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이다.


정신적 성숙 없이 나이만 먹으면 노인은 되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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