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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덤핑이벤트 치과, 그리고 적정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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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이벤트 치과를 보면서 적정수가를 생각해본다.‘먹튀’란 말이 인터넷 쇼핑몰에만 통용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치과계에서도 발생했다. 소위 먹튀치과! 몇 개월 전에 가격할인을 미끼로 현금을 미리 받아 챙기고, 치료를 해주지도 않고 해외로 잠적해버린 사건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에도 인터넷 팝업창으로 흔하게 튀어나오는 이벤트 치과들을 보면서 생각했었다. ‘저 가격에 광고비까지 지급하면서 저런 치료를 할 수 있을까? 원장 자신의 인건비는 받지 않고 몸 바쳐서 봉사하는 수준인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다. 치과의사이든, 치과의사가 아니든(사무장치과), 자금만 있다면 투자해서 화려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환자들에게 선전한다. 특히 인터넷에서 가격할인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한다. 현금일 경우 할인해준다고 하고 세금부담(?)을 줄인다. 그리고 치과의사들을 고용해서 몰려드는 환자들을 치료한다.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적정수가가 아니기에 또 다른 치료를 반드시 유도해야 한다. 그것이 과잉진료다. 환자들을 치료한다기보다는 투자에 대한 이윤을 추구한다.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임금이나 재료비, 기공료 등의 경비를 줄인다. 결국에는 각종 경비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먹튀’가 되거나, 파산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싼 곳을 찾아다니던 환자들의 몫이다. 치과진료에서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진실이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버리려면 적정수가가 답이다. 적정수가를 생각할 때는 치과의사의 노동 가치를 재고해봐야 한다. 대국민 봉사도 치과의사로서 즐겁게 생활을 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5일제 근무는커녕 야간진료까지 마다하지 않고, 남들 다 가는 휴가도 제대로 못가는 살인적인 근무시간을 의료인이라는 사명감 때문에 묵묵히 견뎌내는 게 지금 치과의사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수입은 날이 갈수록 악화된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가 인상, 경쟁적으로 할인하는 비보험 수가 탓이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임대료, 인건비는 도대체 어디서 충당을 하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박리다매의 경영만이 살길인 양 경쟁하면서 할인하는 진료비는 이미 덤핑의 수준을 넘어가고 있다. 누구나 싸고 좋은 것을 찾는다. 공산품들은 할인하더라도 제품이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치과의사와 스탭들이 함께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노력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치아건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노동의 가치는 진료비로 보상받는다. 진료비의 적정수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치과계 울타리에 있는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치과기공사, 기자재업체들의 노력과 노동에 대한 적정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그 적정함이란 지금 대한민국 치과 종사자들의 사회적 위치와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리고 치과의사 본인들의 세후 순이익은, 5일제 근무를 해도 성실하게 진료에 임한다면 최소한 같은 또래의 대기업 회사원들 정도의 연봉은 보장돼야 한다.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오랜 기간 공부하고, 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치과의사로서 홀로서기를 위해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 일반 직장인과 같은 연금제도 가입이나, 학자금 지원 등은 생각할 수도 없으니, 최소한 그 정도의 수입은 치과의사의 자존심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적정수가를 정하고,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치과의사로서 부자가 되겠다는 꿈은 버린 지 오래다. 중산층 이상의 부를 꿈꾼다면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한다. 그 이상의 부는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양심적인 치과의사로서 이룰 수 없다. 국민의 구강건강을 지키겠다는 치과의사로서의 사명감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중산층으로 살 수 있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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