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이 지난 6~7월에 걸쳐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수련자 및 통합치의학과 교육연수 희망 미수련자 예비조사’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조사 대상자의 60.7%는 수련을 받지 않은 미수련자였으며, 39% 정도가 수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대로 기수련자의 희망 전문과목은 교정, 보철, 구강악안면외과 순이었다. 미수련자 중에서 통합치의학과 연수교육 희망자 비율이 61.8%대이니 상당히 많은 개원의가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에 관심이 있다고 봐야겠다.
몇 달 후 당장 시행해야 하는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는 임상실무 시간을 놓고 복지부, 학회, 개원가의 입장이 모두 달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고, 치협 김철수 회장 역시 충분한 논의와 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절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무튼 미수련자들이 이수해야 하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에 필요한 300시간 교육 중 온라인 강의 30%, 오프라인 강의 20%, 임상실무 교육 20% 등을 필수 교육시간으로 규정하고, 나머지 30%는 수강자의 희망에 따라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계획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와의 논의를 거쳐 10월 중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한다. 우선 치협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공동으로 온라인 강의 제작에 돌입했다. 제작편수는 총 100여편으로 20~30여명의 교수진이 온라인 강의를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지부 치과의사전문의제 TF 위원들은 임상실무 교육 20%, 즉 60시간에 달하는 교육이수 실행여부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지부에서만 미수련자가 3,000여명에 달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로 서울에 통합치의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수련기관은 연세치대 한 곳 뿐이어서 60시간에 달하는 임상실무 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느냐는 의문 때문이다.
또한, 임상실무 교육이 실제로 도움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개원한 지 얼마 안 되는 치과의사의 경우 임상실무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어가면서 개원하고 있는 개원 수년차의 개원의들에게는 이론적인 측면이야 강의를 통해 어느 정도 발전을 도모할 수 있지만, 60시간의 임상실무 교육은 필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을 종사한 사람들을 장인이라고 부르는데 치과임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많은 인원이 임상실무 교육을 받을 수련기관도 태부족이어서 교육방법의 문제도 크다. 환자를 직접 봐야하는 시스템으로는 그 많은 인원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최신 재료나 기구 등에 대한 임상적용 방법이나, 효율적인 진료 방식에 대한 교육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개원의 대다수는 진료 중 시행착오나 세미나 등을 통해 터득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진료방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아, 어쩌면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진료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20%로 예정된 임상실무 교육을 개원 연차나 교육희망 여부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
과거 치과의사전문의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논쟁이 치열했을 때, 모든 치과의사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 전문의제 시행에 동의한 것은 소수 전문의제에 대한 약속을 믿고 양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수 전문의제는 깨져버렸다. 때문에 전문의가 될 기회를 박탈당한 기존의 치과의사들에게 기회를 줘야하고 그것이 전문의제 경과조치다. 그렇기 때문에 경과조치 실행은 원칙보다는 실효성에 더 큰 무게를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