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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가격담합, 할인, 파괴, 덤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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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담합’ 또는 ‘짬짜미’는 판매자 간에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을 제한하는 것이며, 이러한 담합 행위를 통한 이윤 극대화를 ‘카르텔’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담합은 사업자 집단이 서로 의논해 입찰 가격을 미리 정해놓는 불공정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국어사전에는 ‘서로 의논하여 합의함’으로 되어 있는데 일본말이고 순우리말로는‘짬짜미’라고 한다.

 

덤핑은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치과계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인식이 비급여 수가 담합, 할인, 덤핑으로 통칭되는 것처럼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다. 담합, 할인 등과 같은 단어가 우리사회에서 통용된다면 적정수가와 원가라는 단어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 치과에서 원가는 유형적인 측면에서는 치료에 들어가는 재료비와 기공료 등이다.

 

무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임대료, 관리비, 직원 급여, 세금, 감가삼각비, AS 경비 등이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치과의사의 노동에 대한 대가, 즉 행위진료비가 여기에 포함된다. 더 나아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납부한 등록금, 공부하면서 보낸 청춘의 시간들도 녹아있어야 한다. 시간당 노동수입이 모든 직업군(심지어 같은 직업군의 사람들 사이에서도)이 같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야말로 자신의 존엄성과 가치가 이 수가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

 

과거의 치과의사들은 안정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그룹에 속했다. 한때는 시기와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치과의사라는 품위를 유지할 충분한 수입도 가능했다.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치과의사 수가 많아지고 의료기관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일부 몰지각한 치과의사들은 경쟁의 수단으로 가격파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경쟁을 한다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한 번은 돌아봐야 한다.

 

치과진료비가 고가라는 이유로 환자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다닌다(치과진료비는 전 세계적으로 고가다. 오히려 우리나라처럼 고품질의 보철물을 경제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국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현재 초과잉 상태인 치과개원의들도 멀리 보기보다는 지금의 상황(비싼 등록금 내고 청춘을 바쳐 고생해 면허증을 따고, 땡빚을 내고 개업했는데 찾아오는 환자는 없는)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한다. ‘남들보다 진료비를 좀 싸게 받으면 환자들이 오겠지. 좀 더 싸게 좀 더 싸게…’ 악순환의 연결고리다. 일부 치과가 진료비 할인과 대형화로 쓰나미처럼 분탕질치고 가버린 개원가는 이미 황폐화됐다.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 직종의 선호도가 추락하는 계기가 됐다.

 

얼마 전에는 각종 이벤트 및 진료비 할인 등으로 대박을 노리다 결국에는 망해버린 투명치과 사건이 관심을 모았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할인, 환자를 제대로 진료해주지도 못했고 원장인 치과의사는 준엄한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피해는 해당 치과의 광고에 현혹돼 먼 길을 찾아간 일반 환자들의 몫이 돼버렸다.

 

아직도 한탕을 노리고 할인 이벤트 광고를 하는 치과가 상당수 있다. 그 치과들이 얼마나 원가절감을 해서 진료비를 낮추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제살을 깎아먹는 짓이다. 원장 자신과 치과 구성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거래하는 업체들에게 갑질을 해서 원가절감을 한다면 자신이 놓은 진료비 할인이라는 덫에 스스로 고사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오히려 그들이 죽이려 했던 동네치과들은 규모를 줄이든, 친절도를 높이든, 어떻게라도 살아남고 있다. 이제 이러한 무의미한 경쟁은 우리 손으로 그만하자.

 

이제는 우리가 함께 뭉쳐 상생하고 공존하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기다. 서로 노력해 잘 살고 품격 있는 삶이 되도록 하자. 우리의 자녀들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엄마아빠가 되자. 분회-지부-치협도 이와 같은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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