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8 (목)

  • 흐림동두천 11.0℃
  • 흐림강릉 11.4℃
  • 서울 10.8℃
  • 대전 13.7℃
  • 대구 14.3℃
  • 흐림울산 15.3℃
  • 흐림광주 15.9℃
  • 흐림부산 17.2℃
  • 흐림고창 16.2℃
  • 제주 18.6℃
  • 흐림강화 11.3℃
  • 흐림보은 13.6℃
  • 흐림금산 12.7℃
  • 흐림강진군 15.8℃
  • 흐림경주시 14.7℃
  • 흐림거제 17.4℃
기상청 제공

[논 단] 지나친 줄임말, 급식체, 야민정음, 돌민정음

권병인 논설위원

어느 날 약속부를 보는데 ‘장탈’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아니 이게 뭐지? 개원 이후 이런 단어는 써 본적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직원에게 되물었다. 돌아온 답은 ‘장치 탈락’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잠시 여러 생각에 잠겼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줄임말은 서로 소통을 해서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나름 신세대 말에 귀 기울이고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세대 차이가 느껴졌다. 가끔 회식 때면 듣는 쌍수, 취존, 생선, 개이득, 갑분싸, 제곧내, 답정녀, JMT, TMI, 오지다, 지리다, 띵곡 등 신조어, 줄임말은 끝이 없다. 독자 여러분은 어느 정도 알고 계신가요?

신조어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존재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언어유희일 수도 있고, 기성세대와 구분되고 싶고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방편일 수도 있다. 이젠 이런 용어를 모르면 ‘아재’가 아니라 ‘틀딱(틀니딱딱, 장년층을 비하하는 말)’ 소리를 듣게 된다.

이러한 줄임말 중에 강추, 얼짱, 열공, 비번, 냉무, 광클 등은 일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단어가 됐다. 최근에는 학교 급식을 먹는 10대 청소년 사이에 ‘급식체’라는 이름으로 줄임말이 유행이다. 개이득, 오지다, 레알, 동의(?)어보감 등이 있고 심지어 초성만을 딴 ㅇㄱㄹㅇ(이거레알?), ㅇㅈㅇㅇㅈ(인정? 어인정!)과 같은 초성만 딴 단어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축약은 과학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사칙연산(+ - ÷ ×), 합계(∑), 무한대(∞) 등의 수학적 용어를 비롯해 단위들이 대부분 축약된 기호(약칭)다. 축약된 단어나 기호들은 각국의 언어가 달라도 정보를 오해 없이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어 만국공통어로 사용되고 있다. 단위로 사용되는 미터(m)는 ‘빛이 1/299,792,458초 동안 진공에서 진행한 거리’로 이를 간단히 줄여서 소문자 m을 사용한다. 시간의 초(s)는 ‘세슘-135 원자의 바닥 상태 두 초미세 준위 사이의 전이에 해당하는 복사선의 9,192,631,770주기의 지속 시간’으로 정의하고 소문자 s로 표기한다. 이렇듯 축약의 순기능은 충분히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폰이 대세인 시대이다. 컴퓨터 자판보다는 모바일폰에서 보다 빠른 소통을 위한 방편으로 줄임말, 초성이 사용된다. SNS상에서 짧은 글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고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방법이 필요한 면이 있다. 또 다른 변형으로 ‘야민정음’이라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한글자모를 모양이 비슷하거나 회전한 것으로 바꿔 단어를 다르게 표기하는 말이다. ‘댕댕이(멍멍이)’, ‘띵곡(명곡)’, ‘커엽다(귀엽다)’, 롬곡(눈물) 등이 있다. 지상파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백주부(요리사 백종원의 별명)’가 종종 ‘뿌주부’로 불린다. ‘배’라는 글자가 ‘ㅃ’과, ‘ㄱ’이 ‘ㅜ’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백’자가 ‘뿌’자로 바뀐 것이다. 이처럼 사용이 잦아지다 보니 야민정음을 번역해주는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기상천외한 단어도 많아 이십대들은 물론 10대들끼리도 소통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돌민정음이란 아이돌(Idol)과 훈민정음의 합성어로, K팝 문화가 확산되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한국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해외 K팝 팬들이 다른 언어로 번역하면 뉘앙스가 잘 살지 않아 한국어 발음 그대로 영어로 읽고 쓰는 것을 가리킨다. Kkab(깝), Oppa, Hyung, Unnie, Noona(오빠, 형, 언니, 누나), Aegyo(애교) 등 많은 단어가 있다. 수많은 해외 K팝들에게 한글을 전하는 셈이다. 얼마 전 한글날이 지났다. 미국 매컬리교수는 ‘모든 언어학자가 기념해야 할 경사스러운 날’이라고 했다. 고종의 외국인 자문이었던 헐버트 박사는 “한글에 필적할 만한 단순성을 가진 문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조선의 철자법은 철저히 발음 중심으로 글자 하나당 발음이 딱 하나씩이며, 영미에서 그토록 갈망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과제가 이곳 조선에서는 수백 년 동안 현실로 존재했다”라고 격찬했다.

우리말의 우수성은 다 알고 계시리라 생각된다. 신조어나 지나친 줄임말에 대해 ‘한글 파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언어는 살아 있는 역동적인 것이며 자정 작용이 있다. 신조어는 우리말을 풍부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욕구와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하하는 말, 지나친 줄임말,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는 말 등은 개개인이 바람직한 언어 사용으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도록 가려 쓰면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우리말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사 설] 홍보 전쟁
‘임플란트 전쟁’이라는 소설이 치과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으로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울화가 치미는데도 치협 관계자들은 고요하기만 하다. 물론 과거처럼 일일이 대응하다가 온갖 소송에 휘말리는 것보다는 조용함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고 시작했을 법하니 무대응이 상책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저자인 유디치과 고광욱 원장이 KBS1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소설 ‘임플란트 전쟁’이 사실에 근거했다고 말하면서 대다수 치과의사의 사기를 저하시킨 것은 물론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내부적인 논의와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치협이 오랜 침묵을 깨고 유디치과 고광욱 원장의 라디오 인터뷰에 대해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이번주 금요일같은 라디오 방송에 치협 임원이 나가 반론 인터뷰를 한다고 한다. 사전에 충분한 법률적 검토로 노이즈 마케팅이나 유디치과의 광고홍보 전략에 휘말리지 않고 치협의 이미지와 품위를 지키고 대다수 선량한 치과의사의 입장을 대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대는 홍보의 시대다. 일부 대형 치과들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조그마한 봉사도 크게 부풀리는 방식의 대국민 홍보로 자신들의





배너
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라
치과계의 현실이 불법 저인망 조업(고대구리:소형기선 저인망)과 유사하여 ‘자멸하는 가격경쟁을 멈추어야 한다’는 사설에 공감하였다. 저인망 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치어를 없애는 것이다. 가난의 상징이던 보릿고개를 겪던 옛날에도 ‘굶어서 죽을지언정 볍씨 종자는 먹으면 안 된다’는 철칙을 지켰다. 어부들에게 치어는 다음 농사에 사용할 종자인 볍씨와 같다. 치어를 포획하면 그 피해가 적어도 10년 이상 계속된다. 그럼 저인망 치과가 난립한 치과계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저수가 경쟁은 근 15년에서 20년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치과계에서도 잠재 환자군(목돈 만들어 치과에 오던:요즘은 카드 할부를 하거나 치과보험을 들지만)이 소멸된 문제가 발생할 때가 되었다. 절대 환자 수의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실 좀 더 일찍 나타날 현상이었지만 2000년대에 진입하며 평균 수명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따른 노인환자의 급증이 10년 이상 치과계의 공멸을 막아주었다. 이 같은 급격한 수명 증가가 완화된 지 10여 년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잠재 환자 감소와 평균수명 안정화로 이제 치과계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물론 치과의사
치과경영지원 10년차, 김부장이 전하는 치과생활 리얼 스토리 - 마지막회
가정이든 직장생활 속에서든 누구나 힘든 일은 있습니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고민일 것입니다. 2014년에 방영되었던 직장인의 교과서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상사가 곧 회사죠. 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 상사가 좋지 않으면 회사가 지옥. 직장생활에서의 힘듦은 8할이 인간관계의 힘듦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좋아하는 찌개도, 좋아하는 음료도, 좋아하는 동물도, 좋아하는 최애(最愛)도 다른,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늘 즐겁게 지낼 수는 없겠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인간관계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 때문에 친해졌다면 술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돈 때문에 맺어졌다면 돈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