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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9) - 당신의 공간은 건강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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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공간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성에 대한 분석

전문가주의는 서양과 한국의 근대국가 형성 및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의료분야의 전문가주의는 전형적인 전문가주의의 사례로 인정된다. 전문가주의 구성요소들을 이용해 한국의 대표적인 의료공간인 서울대학교 의학캠퍼스와 서울대학교병원의 공간구성과 변화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의료분야 전문가주의의 요소들과 의료공간구성과의 관계를 파악한다. 더 나아가 한국 의료분야 전문가주의와 그에 따른 공간구성의 상관관계 및 공간분석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문가주의 개념 및 특성

19세기 서양의 근대국가 성립과정에서 전문가주의는 전문지식의 형성을 기반으로 조직 내부에서의 교육과 정부와의 공식적인 면허를 통해 배타적인 세력을 구축했다. 또한, 자율적인 결정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전문가주의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부여받아 왔다. 이후 전문가주의는 지속적으로 세분화 및 다양화됐고, 최근에는 정부의 개입, 소비자주의, 전문가주의의 융합화로 윤리의 강조 등 새로운 내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주의는 체계화된 정규교육의 긴 훈련기간, 공공선을 위한 사명감 그리고 윤리의식 등을 갖는 집단으로 인정받고 사회적 위치를 획득했다.

 

전문가주의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주요한 특징들과 요소들은 기본적 요건의 전문성과 체계성, 태도적 요건의 공공성 그리고 구조적 요건의 배타성과 자율성 등이다. 전문성과 체계성은 전문가주의의 전문화와 세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문의 변화를 발전시켜 왔다. 의료분야 전문가주의의 공공성은 공공의료로, 그리고 배타성은 의사집단의 구축, 자율성은 국가 보험과 정책의 관리로 나타난다.

 

 

한국 의료분야 전문가주의의 역사적 고찰

전문가주의가 자생적으로 형성된 서양과 달리, 한국 의료분야 전문가주의는 1900년 전후 근대국가 성립 시기의 정부에 의하여 외국에서 수입됐다. 그로 인해 서구적 근대화를 지향하는 국가의 필요에 의해 주어지고 보호 육성된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한국의 조합주의적 전문가주의는 경쟁 집단과 경쟁을 통한 지배가 아닌 경쟁 집단 간의 중복된 업무와 명확하지 않은 체계를 갖은 채 동반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정부의 규제, 소비자주의 출현, 그리고 전문가주의 공급으로 인한 조직 내 경쟁 등 전문가주의의 사회적, 경제적 위치가 변화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의료분야 전문가주의 대표공간인 서울대학교병원은 역사적으로 서울대한의원에서 시작하여 조선총독부의원, 경성제국대학교 의학부 부속의원, 국립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그리고 현재 서울대학교병원까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료시스템의 변화를 반영한 병동의 확대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증축과 본관의 신축, 그리고 또 다른 증축과정의 반복을 겪어왔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어린이병원과 암병원 등 임상공간,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등 교육공간, 치과대학과 치과병원, 다수의 의학연구소와 함께 의학캠퍼스를 구성하며 공간도 지속해서 변화 발전했다.

 

전문가주의 요소와 서울대학교병원 공간구성의 관계

서울대학교 의학캠퍼스의 공간구성을 한국 의료분야 전문가주의 요소인 전문성, 체계성, 공공성, 배타성, 그리고 자율성에 따라 분석하고 관계성을 살펴본다.

 

◎ 전문성(Expertise)

서울대학교 의학캠퍼스는 전문가주의 전문성에 따라 진료 부문의 지속적인 분화와 통합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공간구성도 변화했는데, 본관에서 어린이병원과 암병원의 분화 및 공간적 독립이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연건캠퍼스 본원에서 1990년대 신도시의 확장에 따른 분원을 분당 신도시에 개원하게 되면서 복수의 병원이 형성됐다. 2010년 이후에는 본원의 외래진료가 확장되고 기능에 따른 진료과목의 분화가 질환 종류별로 세분화되면서 진료센터의 형식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첨단외래진료센터로 분리되면서 새로운 공간구성이 나타나게 됐다. 이처럼 의료공간 공간구성의 변화는 의료분야 전문성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 체계성(Systemicity)

전문가주의의 체계성은 주로 의료분야 전문교육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의료전문대학원이라는 교육공간, 그리고 임상연구를 위한 의료분야 연구공간이 분리돼 의생명연구원과 의학연구혁신센터 등이 별도로 형성됐다. 교육공간과 연구공간은 임상공간인 서울대학교병원의 주변에 배치돼 병원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다양한 의료분야에 관한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 공공성(Publicness)

서울대학교 의학캠퍼스에서 공공성과 관련된 공간은 정부의 공공의료정책의 변화에 따라 이를 담당하는 보건대학원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관악캠퍼스로 이전하게 됐다. 그리고 진료의 개념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되면서 건강검진센터와 공공의료를 강화하게 됐다. 이로 인해 의료분야 전문가주의의 공공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 배타성(Exclusiveness)

의료분야 전문가주의 배타성은 치과와 같은 의료분야 유사학문의 분화로 나타난다. 대한의원의 외래 과목이었던 치과가 1922년 경성치과의학교, 서울대학교 치과대학과 치과병원으로 합병되어 의료분야에서 독립 분리됐다. 이는 전문성의 세분화 과정이면서 의사라는 전문직의 배타성을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자율성(Autonomy)

전문가주의 요소 중 자율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의료분야는 의료보험의 확대, 의약분업 사태 등으로 의료행정 및 관리 부분도 증가했고, 이는 의사와 정부의 관계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전문가주의의 자율성이 조정되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정부의 개입과 소비자주의로 인해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감소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의학캠퍼스는 본원을 중심으로 어린이병원, 암병원, 서울대치과병원 등이 중심이 되고 교육공간과 연구공간이 주변에서 임상공간을 보조하는 공간의 배치가 나타난다. 또한, 서울대한의원은 현재 의학박물관으로 전환하고 주변의 자연요소를 이용해 휴식과 치유환경을 조성했다. 최근 지하와 지상의 첨단외래진료센터는 본원과 의학박물관을 연결해 새로운 공간구성을 형성했다. 서울대학교 병원과 의학캠퍼스에서 전문가주의 요소와 공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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