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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취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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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76)

진료를 하다 보면 다양한 환자를 만난다. 그중에 필자와 취향이 다른 환자를 만나 작은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경우가 향수다. 필자가 향에 조금 예민하다 보니 진한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강한 냄새로 머리가 어지러워 마스크를 이중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정작 당사자는 본인 취향이 필자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아예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음은 무서운 환자다. 사람이 무서운 것이 아니고 화장이 무섭다. 필자가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지 스모키 메이크업이 심한 다크 스모키 화장을 보면 섬뜩함을 느낀다.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스모키 화장을 진하게 하는 것도 중독성이 있는지 매번 진하게 하는 환자는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내원했다. 컬러렌즈나 서클렌즈를 사용해 눈동자가 커 보이고 눈 색깔이 달라 보이는 경우도 예쁘기보다 무섭게 보인다. 회색 눈동자 환자와 인사를 건네고는 가급적 눈을 안 마주치려 노력하는 필자 모습을 발견한다. 가끔은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본다. 팔다리의 심한 문신도 섬뜩함을 느낀다. 최근 문신이 유행하다 보니 한두 개는 많이 보지만 전신 문신도 간혹 보이는데 그때마다 섬뜩하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각자의 취향이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본인이 원했던 결과인가는 생각의 여지가 남는다. 취향이 일상화되면서 적당함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쉽다. 향수는 같은 종류를 계속 사용하면 냄새에 익숙해지고 후각이 둔해져서 점점 더 강하게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향수는 몇 개를 돌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다. 필자도 한동안 캘빈클라인 블랙을 사용하다가 어느 날 향수 냄새가 약해지는 것을 느끼고 사용을 중지한 적이 있었다.

 

스모키 화장술은 역사적으로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소프트 스모키는 눈에 음양을 주어 서구적인 이미지를 주지만, 다크 스모키는 주로 비주얼계나 헤비메탈계 밴드나 그들의 팬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시작됐으며, 팬다스모키와 갸루화장과 함께 일반적인 화장법은 아니다. 강한 이미지를 더 강조해 자신이 절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생각된다. 서클렌즈도 생리심리학에서 연인을 바라보거나 엄마가 아기를 볼 때 눈동자가 확대되기 때문에 눈동자가 큰 사람을 보면 본능적으로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런 이유에서 시작된 것이 점점 확대되고 색을 넣는데 점점 강해진 것이 지금처럼 섬뜩한 서클렌즈마저 출시된 듯하다.

 

사용하는 본인들은 그 속에 익숙해지다 보니 심한 정도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기 쉽다. 만약 예뻐지기 위한 것이었다면 정도를 넘어서는 순간에 확연하게 취향 차이가 나타나며 의도와 달리 정반대 결과로 ‘과유불급’이 된다. 취향은 늘 강해지기 쉽다. 알프스 트레킹을 가서 이탈리아 식당에서 저녁 식사 후에 나온 커피가 너무 써서 마시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에스프레소 역시 커피를 계속 즐기다가 점점 강한 맛을 추구하고 결국에 가장 강한 맛을 찾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인이 박이다’라는 말이 있다. 습관이 들어 끊을 수 없을 정도로 몸에 아주 배는 정도를 말한다. 이렇듯 인이 박이면 그 상태가 기준이 되고 본인은 당연하여 인식하지 못하지만, 표준보다 과하게 된다. 개인적 취향은 말 그대로 좋아하는 취미나 경향이니 옳고 그름이 아니다. 다만 본인이 처음 시작한 의도가 과함으로 인해 왜곡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도한 것이 도리어 역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하게 보이려는 의도가 아닌데 다크 스모키로 인해 상대에게 무서움을 주었다면 실패한 것이다.

 

취향이 강한 환자를 만나고 나면 필자도 나의 취향이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지 돌아보곤 한다. 취향은 좋지만 과하면 왜곡되기 쉽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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