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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3C의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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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77)

엄청난 폭우로 사당동에 사는 누님이 걱정돼 안부 전화를 드렸다. 고지대 아파트라서 침수피해는 없었지만 60평생 처음 보는 폭우라는 말을 듣고 건강에 유의하라는 덕담을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서울에 폭우가 내리는 동안 지방은 폭염에 시달렸다고 한다. 기후마저 극단의 시대인 듯하다.

 

1700년대 학자들은 과학과 학문은 점차 진보해 인류의 장래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며, 사회는 문명의 진보와 함께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루소는 다수의 생각과 달리 문명이 진보할수록 사회의 불평등은 증대될 것이라 주장했다. 300년이 지난 지금 사회는 그의 예상대로 되었다. 하지만 고도의 식견을 지녔던 루소조차도 기후마저 극단의 시대가 될 것은 예측하지 못했다.

 

지금은 ‘3C의 시대’이고 극단적인 기후 또한 그 때문이라고 한다. 기후(climate), 계급(class), 자본주의(capitalism)다. 극단적인 기후가 나타난 배경은 온난화이고 그 원인은 탄소배출량이 증가한 탓이다. 탄소 배출 증가는 자본주의로 인한 경쟁적 산업화가 만들어냈으며, 그 주역은 지구 북반구의 부유층과 상위 중산층이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탈탄소를 하지 못하면 기후 재앙은 상상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폭우와 폭염이라 생각된다. 유럽에서는 40°가 넘었다. 기후학자들은 인류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경고를 보내고 있다. 2050년 안에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지 못하면 인류의 존망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루소는 300년 전에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을 예측했고 기후학자들은 30년 뒤에 인류 존망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상류층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다. 루소는 아주 심플한 모델을 생각했다. 인간이 정착해 농업을 시작하며 사유재산이 생겼고 그로 인해 불평등이 시작됐다. 불평등에 대한 대안으로 자신이 가진 사유재산을 서로 양보하는 ‘사회계약’을 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순진하지도 순수하지도 않았고 자본주의는 극단의 극단으로 치달았고 사당동에 폭우를 뿌려내는 결과를 내었다.

 

폭우 다음날 병원에 출근하니 창가 쪽에 비가 들이쳐서 벽지가 젖었고, 천장은 누수로 물이 떨어지고, 바닥에 고인 물 탓인지 숏트가 나서 CT실 전기도 나갔다. 비 탓인지 습도 탓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메이크업실 타일도 한 조각 떨어졌다. 폭우는 필자에게도 크지는 않지만 자잘한 피해를 남겼다. 아직도 마르지 않은 벽지 얼룩을 볼 때마다 마치 기후가 인류에 대해 보내는 경고처럼 보인다. 분리수거일에 재활용품을 버리러 갈 때마다 일주일에 필자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양에 놀라고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최근 TV에서 ‘탄소줄이기 운동’에 대한 공익광고도 보인다. 유럽에서 개인 자가용비행기로 애인을 만나러 간 재벌 2세 여자가 일일 탄소배출 1등을 한 사람이라고 9시 뉴스에 나왔다. 필자가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어렵듯이 그녀가 개인비행기를 안 타기 어려울 것이다. 인류가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만들 가능성은 제로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개인적인 욕심은 루소가 생각한 것처럼 공익을 위하여 양보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겪은 작은 비 피해처럼 모두가 각자 생존에 위협을 당할 정도의 엄청난 기후피해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공감대를 실천해 옮길 것이다. 사람은 머리로 안다고 행동하지 않고 가슴으로 인식해야 행동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과도한 우려일 수도 있으나 대상자가 3C의 주체들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중도가 없고 상류층은 결코 중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극에 이르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이 기후 또한 극에 이르면 인류가 변하든지 기후가 변하게 만들든지 하게 될 것이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필자 한 명이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이 탄소배출량에 무슨 대단한 영향이 있겠느냐마는 조금이라도 줄이면 그만큼 마음은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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