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우리나라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이었던 중국이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된 점이 가장 놀라운 경제 이슈였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언제나 흑자를 기록하는 줄 알았던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이 지나칠 만큼 코로나19 봉쇄정책을 내세웠기 때문에 중국 내수경제가 얼어붙어 우리나라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있고,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이차전지 원료 등 핵심 소재를 더 많이 수입했고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던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이유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다른 한편으로 중국의 산업구조가 바뀐 것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한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국제 분업구조에 편입된 이후,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완제품을 생산, 수출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막대한 대중 무역흑자를 누려온 것이다. 그런데 더이상 이러한 분업 구조가 유효하지 않게 됐다. 중간재 수출 위주인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구조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수출 경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 전략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무한경쟁 중인 치과계는
새해 첫날 서설이 내렸다. 흰 눈에 덮인 세상을 보면서 SF 영화처럼 한순간에 손발이 다 얼도록 눈사람을 만들며 뛰어놀던 어린 시절 동심 세계로 들어갔다. 새해 첫 글은 서설처럼 덕담으로 시작하고 싶다. 세계적인 작가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수필집 ‘흐르는 강물처럼’에 실린 유명한 “연필 같은 사람”을 소개한다. 할머니는 사랑하는 손주에게 연필을 주며 장성하여 어른이 되면 연필 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한다. 평범한 연필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에 손주가 의아해하는 모습에 할머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연필은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어른이 되어 큰일을 하게 되었을 때 연필을 쥐고 이끄는 손 같은 존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누군가는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첫 번째 교훈은 겸손이다. 그는 첫 번째로 연필을 쥐고 있는 손을 이야기했다. 연필이 손에 있음을 인식하는 순간에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진다. 살다 보면 우연으로 인해 살아가는 길이 바뀌는 것을 경험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우연의 시작인 것을 보면 첫 번째 교훈이 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두 번째는 가끔은 쓰던 것을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가 있다.
Osaka Serenity 2023 / Osaka Nikon Z8 | 85㎜ | F4 | 6sec | ISO-64 하늘과 통하는 높은 건물이라는 뜻의 통천각(츠텐카쿠). 오사카 구도심의 상점가 중심을 밝게 빛나고 있는 작은 타워는 밤에 볼 때 높은 채도의 짙은 푸른빛으로 보였다. 때로는 화려하면서 때로는 고요한 오사카의 밤 풍경을 사진 속에 담았다. 오한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졸업 서울좋은치과병원 원장 [주요활동]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지원작가 CLUB:N 앰배서더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블랙 청담
필자가 본과 2학년이던 1990년 어느 날, 강의 중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에서 최고연봉의 직업으로 ‘치과의사’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하시고 나중에 사회에 진출하면 개원의나 공직의의 자리에서 국민 구강보건 향상에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까마득한 옛날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날들이 있었다는 것은 주위의 선배들에게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 치과의사의 직업은 대학입시에 반영되어 경쟁률이 상당 부분 고공 행진하였으며 타 보건의료 직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또한 결혼적령기의 치과의사들은 최고의 신랑, 신부감이 되어 있었다. 소득의 순위가 반드시 최고의 직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통념상 연봉순위에 맞추어 사회적 선호도가 바뀌어갔다. 그렇게 인식되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덧 시간이 흐르며 하강 곡선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치과대학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입시 커트라인이 떨어지고 직업 선호도도 당연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개원의들은 경영 걱정을 하게 되었고 은행권에서의 대출규모도 축소되었다. 이러한 지각변동의 단초는 거대한 덤핑치과의
경제학 용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줄어들다, 감소하다’는 영어 단어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제품의 가격을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대신 제품의 크기 및 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생산해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2015년 코카콜라와 펩시가 캔 크기를 줄여 교묘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을 빗대면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일간지에서도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빵이 같은 가격이지만 과거에 비해 무게가 줄었다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이런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오래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질소 과자’로 통칭한다. 소비자가는 계속 오르지만 정작 봉지 안의 과자 중량은 줄고, 충격보호제와 산화방지제인 질소 비중이 높아짐을 풍자한 인터넷 밈이다. 이를 재미있게 비꼰 일화로 2014년 대학생 2명이 140여개의 과자를 묶어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횡단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기업의 시각에서 소비자는 용량보다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고 생각하
Tranquil Morning 2023 / Kyoto Nikon Z8 | 25㎜ | F4 | 1.6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수백년 전의 목조 건물이 그 모습을 지금까지 그대로 보여주는 일본 교토. 언덕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어디에서나 보이는 탑인 ‘호칸지’. 이곳을 골목 사이에서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갔다. 낮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여행객들로 꽉 찬 이곳은 새벽에 고요함만이 남았고, 짙은 주황빛의 불빛 하나만이 어둑어둑한 골목을 비추며 푸른 하늘과의 대비를 보여주었다. 오한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졸업 서울좋은치과병원 원장 [주요활동]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지원작가 CLUB:N 앰배서더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블랙 청담
모 아파트에서 12층을 걸어 올라가는 계단운동을 하는 주민을 보고 1층 주민이 운동을 하지 말 것과 운동을 못하게 할 것을 경비실에 강력하게 항의한 일이 SNS에서 논란이 됐다. 1층 주민은 자신은 승강기도 타지 않는데 계단운동을 하면 걸을 때마다 센서등이 켜지고 운동 목적으로 승강기를 이용하는 것은 공유 전기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1층 민원인의 마음은 간단하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억울하고 잘못된 것이란 의미다. 물론 그가 아파트란 공동생활체가 지속적으로 존속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적인 것을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것을 모른 탓이다. 아파트를 넘어 생각을 확장하면, 우리 사회가 존속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덕목이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다. 양보와 배려는 ‘개인이 손해본다’는 의미의 좋은 표현일 뿐이다. 그동안 사회에 벌어진 사건들이 대부분 분노조절장애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개인적 이기심이 공동사회에서 필요한 덕목인 양보와 배려라는 상식을 누르면서 나타나고 있다. 응급실에서 심정지 환자를 보고도 선착순을 주장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계단운동이 공동
코스톨라니 달걀로 보는 산타랠리와 경기침체 미국증시는 지금의 산타랠리 상승 이후에 이어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는데,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바탕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2023년 산타랠리는 코스톨라니 달걀 기준에서 버블의 마지막 구간(A → B)에 상승하는 위험자산의 마지막 상승 구간에 속한다. 지난해 7월 27일에 열린 FOMC에서 마지막으로 미국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에 연속으로 동결을 하다가 11월 FOMC에서 금리인상에 선을 긋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금리고점 (A)는 7월 FOMC로 확정됐다. 12월 27일 현재 Fedwatch 기준 3월 첫 번째 금리인하 가능성이 71%에 달하는데 버블의 최고점 (B)는 금리인하를 처음하는 시기를 뜻한다. 따라서 산타랠리 A → B 구간에는 성장주와 가상자산이 반등하는 마지막 상승구간이고 이를 대비한 자산배분 비중 조절이 요구된다. 직전 금리사이클에는 2019년 비트코인이 먼저 고점을 만든 후 나스닥이 뒤를 이었는데, 지금은 미국의 3대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먼저 2021년 고점을 돌파하고 이후 나스닥100이 돌파했다. 이번 금리사이클에서 비트코인과 나스닥 중 어느 것이 먼저 고점을 만들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비슷한
2024년 갑진년은 육십 간지의 41번째로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 청룡을 의미하는 ‘푸른 용의 해’라고 한다.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용은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상 속 동물이지만 마치 실존하는 것처럼 우리 전통문화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푸른 용은 사방신 중 동방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용맹함과 지혜, 번영 등을 상징한다. 치과계 모든 분에게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이 새로운 시작과 성장, 도전과 변화의 시기로 새로운 도전으로 가득 찬 긍정적인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본지가 선정한 2023년 치과계 10대 뉴스를 살펴보면 2023년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참 다사다난했다. 2월 서울시치과의사회 소송단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비급여 헌법소원이 최종 기각되었고, 그 당시 느꼈던 상실감과 답답함은 이달인 12월 비급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회원들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잘못된 제도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후폭풍으로 다가왔다. 덧붙여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공포 시행하였고 이로써 2024년 3월 진료분부터 의원급 의료기관도 연 1회 비급여 보고가 추가로 의무화됐다.
지난 2017년 경기지부에도 횡령사건이라는 광풍이 불었다. 사건 초기에는 횡령금액조차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집행부와 감사 모두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경기지부의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으나 접근법이 달라 서로 충돌하였다. 이후 보궐선거와 재보궐선거를 매해 겨울마다 치르면서 횡령사건은 모든 선거 쟁점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그 와중에 당시 경기지부 전·현직 감사들은 횡령범에 대한 개인적 고발은 물론, 사태를 수습해보려는 집행부 임원들에게 공범을 운운하며 형사적 책임을 묻기까지 했다. 그 이유는 횡령금액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집행부가 사건을 축소·은폐한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물론 횡령으로 인한 경기지부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들이 충돌한 것으로 회고할 수도 있지만, 당시 보궐선거와 재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했던 필자로서는 정말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유권자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정견발표회에서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경기지부의 손실액을 받아내겠다”고 외치기도 하였다. 이제 2023년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상황을 대비해보도록 하자. 이만규 감사가 내부고발자가 아니라는 성동경찰서의 공문이 노출되었다. 그리
1. 비급여 ‘공개’ 무너지니 ‘보고’까지 단숨에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를 중심으로 한 소송단(대표 김민겸)이 서울시의사회, 서울시한의사회 등과 함께 제기한 의료법 제45조의2 제1항과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이 제기한 의료법 제45조의2 제2항 등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이 2월 23일 최종 기각됐다. 소송단 김민겸 대표는 “정부의 일방적인 비급여 자료 공개 및 보고에 대한 부당성과 우리 국민 진료내역 등의 외부 유출을 우려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치과계의 바람이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고, 헌법재판관이 5대4로 갈린 이번 판결에 아쉬움과 탄식이 쏟아졌다. 비급여 공개제도가 도입되며 비급여 수가를 나열식으로 비교하는 사이트가 등장하고, 지나친 수가경쟁, 의료영리화, 그리고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후 지난 9월 복지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고시) 개정안을 공포·시행했다. 이로써 의원급 의료기관은 내년 3월 진료분부터 연1회 보고가 의무화된다. 더욱이 최근 비급여 공개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관에 대해 과태료 부과 공문이 발송되면서 잘못된 제도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후폭풍을 실감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일주일 정도면 계묘년이 저물고 2024년 갑진년이 시작된다. 갑(甲)은 방위로는 동쪽을 의미하고 색으로는 청색이다. 진(辰)은 12지지의 5번째로 용을 의미하고 12지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하늘을 날 수 있다. 따라서 갑진년은 ‘청룡’의 해다. 청룡은 고구려 벽화 사신도에 나오듯이 동방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동양 철학에서 甲은 10개의 천간 중에서 첫 번째로 시작을 의미한다. 즉 갑진년은 10년을 계획하고 새로 시작하는 해다. 새로 시작하는 것은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리뉴얼보다는 부수고 새로 짓는 리빌딩의 의미가 강하다. 辰은 오행으로 토에 해당하며 천간 목의 기운인 甲목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지지기반이 되기도 하고, 甲목 입장에서는 辰토를 경작하는 소토의 의미도 지닌다. 소토란 경작의 의미로 새로운 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갈아엎는 것이다. 즉 유행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기반을 만들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면에서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의미다. 甲이 지닌 동방은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작을 상징하며, 청색은 푸르름으로 건강미 넘치게 새로이 시작하는 역동의 모습이다. 물론
Dawning City 2023 / NYC Nikon Z8 | 82㎜ | F5.6 | 1/25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해가 지기 30분 전, 뉴욕에서 가장 높은 곳 One World Trade Center Observatory에 올랐다. 전세계 마천루의 역사가 시작된 뉴욕. 100년 전에는 가운데에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만이 높은 건물이었다면, 지금은 그보다 더 높고 더 좁은 건물들이 이곳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게 되었다. 해가 지는 반대쪽 하늘은 진한 핑크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오한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졸업 서울좋은치과병원 원장 [주요활동]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지원작가 CLUB:N 앰배서더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블랙 청담
삼가 신덕재 선배님의 영전에 글을 올립니다.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는 소식에 노심초사하던 사이 선배님이 타계하셨다는 비보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70대 중반이라는 정정한 나이에 뭐가 이리 바쁘게 우리 곁을 떠나셨는지 선배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한 달 전 선배님의 전화에 부리나케 병원으로 찾아뵀던 기억이 납니다. 병상에 누워계신 선배님과 한 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며 평생 해오셨던, 지금도 하고 싶으신 나눔과 봉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배님 면회 후 형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미 회복이 힘든 상태라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가슴이 먹먹하던지, 지금 생각하면 그날 병원에서의 대화가 마지막이었는데 더 많은 이야기, 더 많은 정을 나누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실향민이신 선배님은 6·25 한국전쟁 때 황해도 옹진 앞바다에서 아버님과 생이별을 하고, 남한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 당시 선배님 나이는 불과 다섯 살이셨지요. 한국전쟁 후 가족과 헤어진 실향민이라면 누구나 그랬듯이 가장 역할을 했고, 지독했던 가난을 이겨내고 서울대치과대학에 입학하셨습니다. 북에 계신 아버님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셨을까요? 학창시절 당시 서울대, 연세
커다란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은 본디 야자수를 비롯한 온갖 나무들로 우거진 생명이 넘치는 섬이었다. 숲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야생 조류와 동물들, 나무로 배를 만들어 고래잡이도 하면서 그 섬의 원주민들은 풍요로운 사회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인구의 증가와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모아이 석상을 각 부족이 경쟁적으로 제작하는 광풍이 섬을 지배하게 되어버렸다. 모아이 석상을 만드는 소모적인 경쟁을 통해 삼림의 무분별한 벌채가 이뤄졌고 이는 사냥, 고래잡이 등 섬사람들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릴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 수백 년에 걸친 변화의 시간 동안 사람들은 삼림의 벌채라는 문제의 핵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못 하고 부족 간의 전투와 소모적인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섬에 나무가 한 그루도 남지 않게 되고 원주민들의 문명은 쇠퇴하여 인육 풍습까지 등장할 정도로 섬이 흉흉해지기에 이르렀다. 훗날 서양인들이 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발견한 것은 과거의 비옥했던 섬이 아닌 빈곤하고 황량한 불모지였을 뿐이다. 1995년 Discovery지에 Jared Diamond가 이스터 섬에 관해 당시 상황을 그려본 유명한 글을 인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