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치과의사회(회장 김인수·이하 관악구회) 회원들이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의 관악분원 설립을 결사저지 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지난 17일 개최된 관악구회 정기총회에서는 “서울대치과병원은 영리목적의 분원설립을 즉시 중단하라!”, “분원 설립으로 개원질서 파괴하는 서울대치과병원은 각성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고, 회원들은 한 목소리로 ‘투쟁’을 선포했다.
관악구회 김인수 회장은 “관내 치과 수가 매년 10% 이상 급증하고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치과가 생겨나고 있는 등 치과는 이미 포화상태”라며 “이미 세계적인 규모의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서울대치과병원이 치과밀집지역에 또 다시 엄청난 규모의 ‘첨단치과의료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은 영리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와 교육이 목적이어야 할 병원이 서울의 한 가운데에 대규모 병원을 설립한다는 것은 공공의료의 실천보다는 상업성이 우선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거대 자본을 들여 지난해 리모델링을 완성한 연건동 치과병원을 두고 교육시설 부족을 이유로 내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교직원 진료를 목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그 규모로 볼 때 관악구는 물론 강남 일대를 아우르는 지역 거점병원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학생 및 교직원 진료를 대상으로 하는 서울대 보건진료소 진료현황을 보면 치과의 경우 진료건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확대 필요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현재 256대의 유니트체어를 갖춘 서울대치과병원이 연간 32만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58대 체어 규모의 관악분원에서는 연간 7만2천5백명에 달하는 환자를 볼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관악구회 모 임원은 개원가를 기만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서울과 수도권에 분원을 설립하고자 하는 대학들이 많은 가운데 서울대치과병원이 앞장 서 분원을 설립한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개원환경 속에서 분원까지 설립돼 무차별적인 경쟁이 이뤄진다면 개원가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환자들의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한 “서울대치과병원이 독립법인을 추진할 당시에는 의대에 귀속되지 않고 연구와 지원이 더욱 원활해질 것을 기대해 전체 치과계가 지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치과의사들을 더욱 못 살게 하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대치과병원의 진정성 없는 협상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명했다. “관악구와 협의해 나간다고 발표했지만 올 들어 설계 마무리 단계에서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 전부”라고 밝힌 관악구회는 “우리의 요건을 들어준다고 했지만 기본 축이나 시스템은 수정이 불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면서 “응급의료센터나 세미나실 지원 등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편, 관악구회는 서울, 경기지역 개원가와 힘을 합해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과 함께 치협에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관악구회 측은 동네 영세 상권에 초대형 마트가 들어오는 형국임에도 치협은 “공직도 다 같은 회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조율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다면서 잠정적으로 치협회비 납부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치과병원 관악분원 설립 추진이 지역 개원가의 강력 반발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