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가 또다시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가게 됐다. 직선제 도입 이후 연이은 소송에 휘말려온 치협이지만, 공식 취임도 하기 전 당선인 신분에서 직무가 정지된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치협은 또 한 번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지난 4월 30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김민겸 회장 당선인과 장재완·최유성·최치원 부회장 당선인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지난 4월 3일 박영섭 前 후보 측이 제기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인용한 것으로, 김민겸 당선인의 임기 시작 하루를 앞둔 시점이었다.
김민겸 당신인 측은 “본안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회무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고, 박영섭 前 후보 측은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고 책임을 인정하며 즉시 사퇴하라”며 김 당선인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4대 집행부는 직무가 정지된 선출직 회장단을 제외한 임원 중심으로 5월 7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공식 행보에 돌입했다.
김민겸 당선인 “본안소송 통해 투명하게 밝히겠다”
지난 5월 4일 김민겸 회장 당선인과 장재완·최치원·최유성 부회장 당선인은 대회원 호소문을 내고, 본안소송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회원 여러분께 실망과 불안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법원의 이번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3만 회원의 신성한 투표결과를 무효화하려는 부당한 의혹 제기와 프레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응해 치협이 조속히 제 기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섭 前 후보 측에 대해서는 “1차 정견발표회 당시 ‘어떠한 경우에도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가처분 신청과 그 결정은 임기 개시 직전에 제기되어 치협 지휘부를 즉각 마비시켰고 이로 인한 피해와 혼란은 3만 회원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맞섰다. 또한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임원들이 치협을 굳건히 지켜주는 동안 흔들림 없이 본안 소송에 임해 선거 과정의 모든 진실을 투명하게 밝히겠다”며 회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영섭 “위법행위 책임지고 즉시 사퇴하라”
김민겸 당선인 측의 성명에 대한 박영섭 前 후보 측 입장도 전해졌다.
박 前 후보 측은 “법원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하며 당선인 측의 선거과정에 대해 중대한 위법성 및 선거결과에 대한 영향 가능성을 인정했다”면서 “김민겸 당선인은 법원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즉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또한 선거과정 중 선거관리위원회가 확인한 김민겸 당선인 측의 중대한 위반행위 6건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이미 법원과 선관위 판단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된 상황을 ‘부당한 의혹’으로 치부하는 것은 해명이 아니라 명백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섭 前 후보 측은 “법원은 당선인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경우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돼 향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고, 그 결과 내려진 것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이라며 “이는 현 상태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사법부의 분명한 메시지”라며 김민겸 당선인의 결단을 촉구했다.
직무대행 체제 속 이사회 등 공식 행보 돌입
치협 34대 집행부의 임기는 5월 1일 시작됐다. 앞서 지난 4월 25일 김민겸 회장 당선인 측은 신임 집행부 임원 33명의 명단을 대의원총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았다. 총회에서 선출된 임원인 만큼 임기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 아래 공식 행보에 돌입했다.
34대 집행부는 지난 5월 4일 자진 사퇴를 결정한 마경화 회장 직무대행의 후임으로 이정우 임명직 부회장을 확정하고, 선출직 회장단을 제외한 임원들만으로 5월 7일 임시이사회, 12일 정기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다(5월 6일 기준). “지금 개원가는 구인난과 초저수가 불법 덤핑 치과들로 인해 단 하루도 지체할 수 없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소모적인 분쟁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할 여력이 없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회원들이 선출한 회장단이 직무정지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회무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 ‘회장’과 ‘회장 직무대행’이 갖는 대내외적 위상의 차이가 큰 만큼,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본안소송에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집행부가 소송 대신 재선거를 선택해 정면돌파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처럼 또다시 소송전을 예고하며 회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의 전문성 강화와 투명하고 건설적인 선거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당락을 넘어 치과계 정책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중요하다”는 회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