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들의 의미

2011.07.25 15:04:05 제455호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54)

우리는 수많은 숫자들 속에서 살고 있다. 몸무게는 73.6kg이고 저녁에 많이 먹으면 1kg이 늘고 웨이트하고 수영하고 나면 300g이 줄어든다.

 

10시까지는 출근을 하고 7시엔 퇴근을 하며 출근 시간은 밀리지 않으면 21분이 걸리고 거리는 13.3㎞이다.

 

예전이라면 정확히 아는 것이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아이폰의 구글이나 다음의 지도에서 검색하면 바로 1~2분이면 알 수 있다. 노래방에서 가수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은 30425번이다. 치아 개수는 사랑니 빼고 28개이고 유치는 20개이다. 치과는 4층에 있다.  

 

나이는 50이고 아이는 둘이다. 진료실에서 에칭은 15초를 하고 광조사는 예전에는 30초를 하던 것이 이제는 프라즈마로 인하여 3초를 한다. 1월엔 세무신고를 하고 5월 7월 12월엔 세금을 낸다.

 

10일에는 4대 보험료를 내야하고 25일엔 은행 대출이자를 내고 월세를 보내고 30일에는 월급을 준다. 그리고 남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직원은 몇 명이고 병원은 몇 평인지, 유니트체어가 몇 대인지이다.

 

또한 크라운은 얼마고, 임플란트는 얼마인지 인레이는 얼마인지도 질문을 받는다. “1시간을 기다렸다”고 환자들은 불만을 말하고 “열흘 동안에 단 하루만 1시 이전에 들어왔네요”라는 와이프의 잔소리도 있다.

 

신문을 봐도 많은 숫자들을 발견한다. 우리나라의 1년간 치과 총매출은 4조이고 치과의사 수는 26,218명이고 협회에 등록된 의사는 약 18,000명 정도이다. 개원의원은 14,071개이고 병원은 178개이다.인구 1,000명당 치과의사수는 0.43명이다. 또 치과의사에 대해 검색해 보면, 은퇴 연령을 65세로 설정해 가용 치과의사인력을 구한 뒤, 치과의사 취업률 85.88%를 적용해 실제 활동치과의사수를 추계한다는 기사가 보인다.

 

공급추계에 따르면, 2005년을 기준으로 활동치과의사수는 2010년 1만9천802명, 2015년 2만2천593명, 2020년 2만4천865명 등으로 추산됐다.

 

반면 치과의사 1인당 총 진료시간, 성별. 연령별 치과의료 이용량 등을 고려해 연도별 치과의사 수요를 계산한 결과, 국내 필요 치과의사수는 2010년 1만9천130∼2만1천579명, 2015년 2만574∼2만3천192명, 2020년 2만2천19∼2만4천801명 등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2020년에는 공급과잉이 될 것이라는 기사가 눈에 띤다. 얼마 전 치과계 전문지에서 간첩들의 난수표 같은 표가 보였다.

 

요즘 잡음이 많은 모모 치과들에 근무하는 치과의사 수가 443명 이라는 것이다. 총 치과의사의 1.7%이다. 개업의의 2.4%이다.

 

김동인의 소설 감자에서 주인공 복녀는 열다섯에 스무 살 연상의 홀아비에게 팔십 원에 팔려갔다. 1831년에 괴테는 파우스트를 발표하고 파우스트는 100세 때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에서 벗어났다.

 

가수 이수미가 1986년에 발표한 앨범의 둘째 장 4번째 곡이 ‘길 잃은 철새’이고 노래의 첫 소절은 ‘무슨 까닭이 있겠지, 무슨 사연이 있겠지’이다. 성경책 마태복음 26장 39절은 ‘뜻대로 하소서’이다.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의 ‘소부경전(小部經典)’에 수록된 ‘숫타니파타’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는 말이 20번 나온다. 설득 심리학에서 숫자의 사용은 듣는 이에게 말의 신뢰성을 증가시킨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의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 셋째 줄에는 독도란 말은 없다. 가사를 만들 때 찾아보니 책에 우산국 내용이 있기는 한데 발음상 그렇게 했단다. 오늘 필자가 사용한 숫자 중에도 틀린 것도 있고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맞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숫자는 그 나름대로 의미로 가슴에, 머리에 와 닿는다. 오래 전 수련 받을 때였나보다. 같은 병원에서 수련 받던 안과 선생이 농담 삼아 한 말이 생각난다. “치과는 좋겠어요, 눈은 두 개인데 치아는 28개이니 안과의사보다 개원하면 더 잘될 것 아니겠어요” 오늘따라 그의 말이 농담이 아니어서 모두가 자유로웠으면 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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