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제19회 메가젠 국제 심포지엄에 다녀왔다. 이번 심포지엄은 임플란트 치의학이 걸어온 반세기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조망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1982년 이곳에서 열린 제1회 토론토 컨퍼런스는 브레네막 교수의 골유착 개념이 학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자리였고, 이번 심포지엄이 같은 도시에서 열린 것은 그 역사적 분수령을 계승하고 지난 50년간 축적된 임상적 성과를 정리한다는 메가젠의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었을 것이다. 현대 치과임플란트학의 발전으로 처음의 이론과 달라진 점은 있으나, 골유착의 기전을 정립한 Albrektsson 교수의 강연을 직접 다시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석의 가치는 충분했다.
1982년 토론토가 ‘임플란트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면, 이번 제19회 메가젠 국제 심포지엄이 이곳에서 개최된 것은 ‘임플란트의 성숙과 진화’를 선언하는 무대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과거의 토론토가 ‘골유착(Osseointegration)’이라는 생물학적 발견을 통해 임플란트가 의학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는 기틀을 마련했다면,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과 AI’라는 새로운 엔진을 장착해 임플란트의 다음 50년을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서 마주한 디지털 워크플로우와 AI 기반의 정밀 진단 시스템들은 더이상 이론적인 가설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치과 임상의 표준을 바꾸고 있는 실체였다. 이는 브레네막 교수가 뿌린 골유착의 씨앗이 지난 반세기 동안 어떻게 치의학의 영토를 넓혀왔는지 그리고 이제는 기술적 통합을 통해 의료의 한계를 어디까지 뛰어넘을 것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결국 이번 토론토 심포지엄은 역사적인 성지에 다시 모여 과거의 경험을 최첨단 기술과 조화롭게 연결함으로써 임플란트 치의학이 나아가야 할 정통성과 혁신성이라는 2가지 의미를 동시에 제시한 자리였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서 전세계 치과의사들이 부스에서 질문하고 핸즈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임플란트학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북미 중심의 학계에서 한국의 임플란트 기업이 많은 관심과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 치과의사로서 그리고 그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잔잔한 자부심으로 다가왔다.
또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본 전시는 R2 Real Navi(다이나믹 가이드 수술 시스템)이었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위치를 추적하며 식립 위치를 화면상에서 지속적으로 보정해 주는 방식은 기존의 정적(static)가이드가 갖는 한계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내비게이션 기술이 앞으로 로봇 팔에 의한 자동 가이드 방식으로 발전한다면, 휴먼 에러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높은 정밀도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전환과 피지컬 AI로 이어지는 발전은 이번 심포지엄이 표방한 ‘다음 50년’의 임플란트 치의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만했다.
치대 학장이라는 입장에서 특별히 눈길이 간 것은 학생 교육용 시뮬레이터였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전 단계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반복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임상 역량 강화는 물론 임상실습 과정에서의 안전성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전시는 ‘개별 기기의 발전’보다 ‘기기 간 데이터 연동’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단, 수술, 보철이 하나의 디지털 흐름 안에서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현재 산업이 지향하는 방향이며, 이는 전문의 교육과정에서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은 결국 우리 대학의 교육과 임상 수련 체계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DX/AX가 치과 임상에는 이미 많이 도입되고 있으나 아직 임상전단계 교육에는 갈 길이 먼 것 같다.
학부 교육에서부터 디지털 진단·계획 도구와 시뮬레이션 훈련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교육과정을 보완해 나가는 한편, DX/AX시대에 대학은 학생들로 하여금 이들 기술의 이용을 통해 보다 자율적으로 지식과 술기를 습득하게 하고, 결국 의료인으로서 갖춰야 할 인간성 교육에 보다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모두가 디지털과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 치의학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되돌아봐야 할 것은 인간성의 가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의료와 기술이 바라보는 것은 결국 같은 곳이어야 한다. 토론토에서 확인한 기술의 진화가 결국 인간을 향한 따뜻한 치유로 완성될 때, 우리가 꿈꾸는 임플란트 치의학의 다음 50년도 더 가까운 현실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