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이가영 기자 young@sda.or.kr] 원광대학교 대전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봉철 교수 연구팀이 범용 인공지능(AI)이 사랑니 발치 난이도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유사한 경향으로 평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의료 보조 도구로서 범용 AI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임상 현장에서 신뢰성 있게 활용하기 위한 표준 사용 규약도 함께 제시했다.
사랑니 발치 난이도 평가는 수술 계획 수립과 합병증 예측, 환자 설명, 상급 의료기관 전원 여부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현재는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기반으로 한 피더슨 난이도 점수(PDS)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판독자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아래턱 사랑니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 100장을 표준 규격으로 가공한 뒤 챗GPT-5.2 Thinking과 제미나이 3.0 Pro,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2명이 각각 독립적으로 PDS를 평가하도록 했다. AI 모델은 한국어와 영어 환경에서 각각 5회씩 반복 평가해 총 2,000회의 분석을 수행했다.
기존 AI 연구가 정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중심으로 정확도를 평가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임상 판단 영역에서 AI와 전문의가 얼마나 비슷한 판단을 내리는지를 비교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분석에는 평가자 간 일치도를 나타내는 카파계수(κ)가 사용됐다. 카파계수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두 평가자의 판단이 유사하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2명의 일치도는 κ=0.754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챗GPT는 전문의와 κ=0.564~0.590의 일치도를 나타내 전문의의 판단과 비교적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며, 제미나이는 κ=0.356~0.461의 일치도를 기록했다. 또한 두 AI 모델 모두 특정 방향으로 난이도를 지속적으로 높게 또는 낮게 평가하는 편향은 확인되지 않았다(P>.05).
연구팀은 이를 통해 범용 AI가 정답이 확립되지 않은 임상 판단 영역에서도 전문의와 유사한 판단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운 사례를 평가할 때마다 새로운 대화창을 사용하는 것이 AI 판단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수술 시간이나 합병증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진단 정확도를 검증한 연구는 아니며, 단일 기관 자료와 특정 거대언어모델을 대상으로 수행된 만큼 향후 다기관·대규모 임상자료를 활용한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봉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범용 거대언어모델이 전문의와 유사한 판단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하고, 의료현장에서 신뢰성 있는 AI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조 판단 도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치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Dental Journal에 지난 7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