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저수가치과서 1년 새 환자 2명 사망 '충격'

2026.08.20 12:36:56 제1173호

치의학계 등 치과계 내부 경고 무색, 초저수가가 부른 비극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저수가 마케팅을 앞세운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치과에서 최근 8개월 사이 환자 2명이 임플란트 수술 중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2월 치의학계가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어 안전 시스템 재정비를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달 초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예고된 인재’라는 비판과 함께 치과계 내부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3일, 저수가 광고를 보고 지방에서 올라온 60대 남성 A씨는 이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A씨는 첫 수술 당시 하루 만에 치아 17개를 뽑고 임플란트 8개를 심었으며, 사고 당일에는 6개째 임플란트를 심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하루에 11개의 임플란트를 심으려다 마취제 과다 투여로 사망한 70대 여성 사건과 유사한 두 번째 비극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두 번째 사고가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와 대한치과마취과학회가 “안전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재발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2월 양 학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선 진료현장에서 안전한 의식하진정마취를 위해 갖춰야 할 사항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치과마취과학회 김승오 회장은 “치과 진정법은 편의가 아닌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전제로 하는 의료행위”라며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치과치료는 환자가 누운 자세로 진행돼 혀와 인두가 처지므로 기도폐쇄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며 “의료진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즉각적인 응급 대처 능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해당 저수가치과는 이러한 학계의 경고와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무시한 채 당일 압축 시술을 무리하게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또한 첫 번째 사망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낮은 진료수가를 앞세운 과도한 박리다매식 시술과 상업적인 ‘수면임플란트’ 홍보를 지목한 바 있다. 치협 의료광고심의위원회는 환자가 시술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아무런 위험이 없는 ‘잠’처럼 오인할 우려가 있어 ‘수면’이라는 용어 사용을 불허하고 ‘의식하진정법’이라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의식하진정법은 환자가 자발적 호흡을 하며 외부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일부 대형 저수가 치과들은 이를 안전한 ‘수면 치료’로 포장해 과장 광고하고, 환자의 전신 상태를 무시한 채 하루에 십 수개의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를 심는 등 위험성이 높은 시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 환자 사망사고 소식을 접한 치과마취과학회 관계자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 철저한 기록, 보수적인 약물사용을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강조하고, 학회 차원의 전문적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며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경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자격을 갱신하는 것은 물론, 병원 내 의료진들도 함께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과계 내부에서도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무분별한 덤핑 시술을 이어가는 일부 의료기관에 대해 실효성 있는 징계와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박상은 법제이사는 “동일 치과에서 8개월 사이 두 명의 환자가 임플란트 수술 중 사망했다는 것은 치과계에서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섣불리 과실을 단정해서는 안 되지만,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진료 과정과 응급대응, 마취 및 진정 과정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가 사망한 뒤에는 무엇보다 유가족에게 투명하고 성실하게 설명하고 협조하는 것이 의료기관의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임플란트의 대량·장시간 시술과 진정·마취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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