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8 (목)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한다”, “피부과라고 해서 왔는데 피부 질환 치료를 못 받는다” 최근 보도된 이 충격적인 뉴스들을 접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참담함을 느꼈다. 간혹 치과에 내원한 환자가 기본적인 검진을 위한 방사선 촬영을 거부할 때, 필자가 가벼운 어조로 건네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무기 없이 나가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했던 비유가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의료 현장의 본질을 잃어버린 진료 편중 현상은 각 분야가 마땅히 갖춰야 할 핵심 기능과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뼈아픈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민주주의사회에서 투표용지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이다. 물론 선거 관리 부실이나 수요 예측 실패로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거나 투표를 포기해야 했던 전대미문의 사례가 세계 역사상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일부 주와 자치구 선거(2022~2024년)에서 팬데믹 발 공급망 붕괴로 투표용지 배송이 지연되어 선거가 파행을 겪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작금(昨今)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또다시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가고 있다. 직선제 도입 이후 소송이 끊이지 않은 치협이지만, 회장단이 공식 취임도 하기 전에 당선인 신분으로 직무가 정지된 건 초유의 사태다. 치협은 또 한 번 혼란에 휩싸여 있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회원과 치과계를 대표하는 회무는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임기 시작 하루 전인 지난 4월 30일 회장 당선인과 부회장 당선인 3인의 직무가 정지됐고, 치협 34대 집행부는 직무가 정지된 선출직 회장단을 제외한 임원 중심으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4월 25일 신임 집행부 임원 33인의 명단을 대의원총회에 제출해 승인받았다. 그러나 정작 회원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 회장단은 회무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회원을 대표해 대관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치협 ‘회장’과 ‘회장 직무대행’의 대외적 위상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당장 산적해 있는 치과계 현안이 너무나 시급한데 속이 타들어 가는 회원에게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무엇보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 자체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2026년 5월 대한민국은 ‘사과(謝過)’라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OX는 AI 열풍과 함께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반도체 지수다.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역사적 고점까지 상승한 만큼 이번 급락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이번 급락을 단순한 조정으로 볼지, 중요한 변곡점으로 볼지는 현재 시장의 위치에 대한 판단에 달려 있다. 금리사이클 상으로 현재 미국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이후 구간에 위치해 있다. 역사적으로 이 시기는 위험자산의 상승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시기 중 하나였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유동성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시장은 종종 버블에 가까운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SOX의 가파른 상승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SOX의 월봉 장기 차트를 살펴보면 현재 위치를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SOX는 월봉 볼린저밴드 상단을 강하게 돌파한 이후 추가 상승을 이어갔다. 특히 최고점 기준으로 볼린저밴드 상단과의 이격이 약 20%까지 확대되었다. 월봉 차트에서 이 정도 이격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난 30년간 유사한 사례를 찾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롭게 집필위원으로 합류해 「법률칼럼」을 연재하게 된 변호사 손정구입니다. 저는 2011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의료법과 의료행정법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이어오면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행정법 전공), 현재는 변호사와 치과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약 15년 동안 봉직의를 거쳐 1인 치과 대표원장, 2인 공동대표원장 등 다양한 형태의 치과 운영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치과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법률적 관점에서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자세로, 치과 진료 현장과 밀접한 법률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 보겠습니다. “행정법은 무엇을 하는 법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형사·민사법은 익숙하지만 행정법은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행정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주체와 국민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법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면 의료기관의 개설부터 운영, 지도·감독, 그리고 폐업에 이르기까지 보건소와 각종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