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8 (목)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차가운 금속 기구를 통해 미세한 치아의 결을 다루는 지극히 이성적인 영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누구보다 뜨거운 예술적 유전자를 깊이 공유하고 있다. 20년 이상 전, 우리 마음을 설레게 했던 두 팀의 음악을 복기하며 그 까닭을 찾아보고자 한다. 2002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을 거머쥔 연세치대 중창단 ‘여울’의 ‘그러지마’는 치대생 특유의 세련된 감성과 화음의 정수를 보여준 명곡이다. 당시 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기 전, 본과생들로 구성된 이들은 ‘공부만 하는 모범생’이라는 편견을 깨고 대중 앞에 섰다. ‘그러지마’는 감미로운 아카펠라적 화성과 팝적인 멜로디가 매끄럽게 조화를 이룬 곡으로, 치열한 학업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청춘의 서정성을 대중에게 잘 전달했다. 이에 앞서 1997년, 서울치대 음악 동아리 ‘아침이슬’의 프로젝트 그룹 ‘개구장애’가 선보인 ‘엘도라도’는 시대적 저항 정신과 이상향에 대한 뜨거운 갈망이 담긴 곡이었다. ‘개구장애’라는 팀명 자체가 치과적 위트(개구장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증상)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이들의 ‘엘도라도’는 당시 대학가의 지배적이었던 민중가요적 정서 위에 치대
“인터넷에서는 임플란트가 30만 원이면 된다고 하던데요.”, “제 파노라마 사진을 AI에 보여줬더니 임플란트가 두 개 필요하다고 나왔어요.” 최근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일이 낯설지 않다. 예전에는 환자들이 주로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얻은 정보를 가지고 내원했다면, 이제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에게 자신의 증상이나 방사선 사진까지 보여주고 나름의 ‘예비 진단’을 받은 뒤 치과를 찾는다. AI는 분명 유용한 도구다.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풀어주고,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정리한다. 환자가 자신의 질환과 치료법을 미리 공부하고 궁금한 점을 정리해 오는 것은 오히려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생성형 AI의 답변은 조심해야 한다. 답변이 매우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용어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읽으면 마치 전문가가 자신을 직접 진찰하고 내린 판단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나 AI의 답변이 환자 개개인의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치과진료는 더욱 그렇다. 몇 줄의 질문과 답변만으로 결정할 수 있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는 다른 사람의 수익률에 눈이 가곤 한다. 내 계좌는 조금 늘었는데 누군가는 큰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여러 자산에 나눠 투자하느라 수익을 충분히 얻지 못한 것 같고, 많이 오른 자산에 조금 더 투자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생긴다. 상승장에서는 이런 아쉬움이 더 커진다. 현금을 일부 남겨두면 주식에 모두 투자한 계좌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얼마나 더 벌 수 있을지가 아니라 내 계좌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가 걱정된다. 투자 성과를 살펴볼 때는 수익률과 함께 최대낙폭도 확인해야 한다. 최대낙폭(MDD, Maximum Drawdown)은 일정 기간 투자자산이 이전 고점에서 이후 저점까지 떨어진 비율 중 가장 큰 값을 뜻한다. 수익률이 얼마나 벌었는지를 보여준다면, 최대낙폭은 그 기간에 얼마나 큰 하락을 견뎌야 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1억원으로 시작한 투자자산이 1억5,000만원까지 늘었다가 9,000만원으로 줄었다고 가정해보자. 원금과 비교하면 손실은 10%지만, 고점 대비로는 40%가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가 손실을 느끼는 기준은 처음 투자한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임플란트 첫 상담 사은품 증정’, ‘이벤트가 30만원’. 이것은 단순한 ‘광고’일까, 아니면 ‘환자 유인’일까. 지난 두 차례 칼럼에서 살펴본 의료광고 규제(의료법 제56조)와는 또 다른 규정이 여기서 등장한다. 바로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하거나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다. 두 규정은 벌칙의 수준부터 다르다. 의료광고 금지 규정 위반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제89조)이지만, 환자 유인·알선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제88조)으로 훨씬 무겁다. 그렇다면 광고와 환자 유인은 어떻게 구별될까. 대법원은 의료광고가 본질적으로 환자의 진료를 유도하는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인정한다. 따라서 광고행위 자체를 원칙적으로 환자 유인·알선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등 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행위에 준하는 사정이 있다면 환자 유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10도1763 판결). 결국 중요한 것은 ‘대가의 성격’이다. 병원의 정보를 노출하거나 홍보하는 대가로 ‘광고비’를 지급받는 것이라면 광고에 해당할 수 있지만, 특정 환자를 소개받은 대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