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1 (금)
치과의사이자 의료인인 필자도 몸이 불편하여 인접한 다른 의원을 진료 마감 시간에 임박하여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접수를 받아 주어서 치료를 무사히 마쳤을 때 드는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우리 병원의 직원들도 이런 경우에, 배려하는 얼굴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잘 맞이하고 있을까?’ 이와 같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을 베풀라”라는 메시지, 즉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덕률인 황금률(golden rule)이 그리스 신화를 투영하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문학 작품들과 동양 철학 속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손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생존이자 신앙이었다. 올림포스의 신들, 특히 제우스와 헤르메스는 종종 누더기를 걸친 거지나 지친 나그네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을 찾아가 사람들의 도덕성을 시험했다. 한 번은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나그네로 변신해 어느 마을을 찾았을 때, 부유한 주민 모두는 이들을 문전박대했고 오직 가난한 노부부 바우키스와 필레몬만이 자신들의 마지막 음식과 포도주를 꺼내 정성껏 대접했다. 신들은 마을 전체를 대홍수로 쓸어버려
치과계의 백년대계를 이끄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가장 강력한 힘은 3만 회원들이 납부한 신성한 회비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집행부의 도덕적 정당성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정당성이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감사(監査)’의 직책은 치협의 상식과 도덕적 최후 보루이기에, 감사에게는 일반 임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과 엄격한 자기 절제가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사법부의 판결 소식과 이에 따른 치협 내부의 갈등 양상은 과연 우리 치과계의 공정과 도덕성이 올바른 궤도 위에 서 있는지 깊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최근 치과계 전문지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치협 제33대 회장단 선거 당시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위해 모 치과전문지가 보유한 약 2만 명의 회원 이메일을 당사자 동의 없이 선거 홍보물 전송에 무단 이용하도록 공모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현직 모 감사(당시 총무이사)에게 벌금 700만원의 1심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현직 감사가 대규모 개인정보 무단 이용 공모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은 감사의 신뢰성과 정당성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법률적 최종 확정 여부를 떠나,
“이번에는 바쁘니까, 다음에 가자.” 가족과 여행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 번쯤 하게 되는 말이다. 서로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고, 항공권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비싸다. 성수기가 지나면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이번에는 넘어가기로 한다. 그런데 다음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바쁜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이 생기고, 이번에는 아이의 일정이 맞지 않는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간다. 여행 경비는 아꼈고 그동안 돈도 조금 더 모았지만 아이도 한 살 더 자랐다. 돈을 모으려면 당장 쓰고 싶은 마음을 조금 참아야 한다. 그렇게 남겨둔 돈을 꾸준히 투자하다 보면 자산도 조금씩 쌓인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지금 쓰기보다 나중에 쓰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여행도, 취미도, 조금 여유롭게 사는 일도 자산이 더 쌓인 뒤로 미뤄두게 된다. 그런데 올해 가지 않은 여행을 몇 년 뒤 더 좋은 여행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아이가 어릴 때는 함께 여행을 다니는 일이 만만치 않다. 짐도 많고, 먹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 부모는 쉬고 싶은데 아이는 수영장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루 종일 따라다니다 보면 집에 있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조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SNS 피드를 넘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치과광고를 마주친다. 그중에는 병원이 직접 만든 광고라기보다 ‘업체’가 제작·집행한 듯한 광고도 적지 않다. 과연 이런 광고는 괜찮은 것일까. 우리를 둘러싼 의료광고를 법의 눈으로 하나씩 들여다보고자 한다. 먼저 ‘왜 의료광고를 이토록 엄격하게 규제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의료광고는 일반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와 같은 잣대로 볼 수 없다.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고, 소비자가 광고 내용의 진위를 스스로 검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법제가 의료광고를 엄격하게 규제해 온 이유다. 그 역사는 ‘금지에서 허용으로’ 조금씩 문을 열어 온 과정이었다. 1951년 국민의료법 당시 의료광고는 사실상 전면 금지됐고, 이후에도 의료인이 광고를 통해 표방할 수 있는 내용은 병원 명칭, 진료과목, 전화번호 등 제한적인 범위에 머물렀다.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었다. 2005년 헌재는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관한 광고를 금지·처벌하는 규정이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가 유용한 의료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2003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