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제40대 집행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공자는 ‘논어’에서 마흔을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이라 하였으나, 2026년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40대 개원의들에게 이 단어는 다소 사치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치솟는 임대료와 구인난, 그리고 무한 경쟁의 파고 속에서 가정과 병원을 동시에 짊어진 이 시대의 40대 치과의사는 사실 ‘불혹’보다는 ‘고군분투’의 정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동고, 동락, 동행’을 기치로 내건 제40대 집행부의 시작점에서, 서울지부 회원 중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40대 회원들과 함께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한 ‘현실적인 불혹’의 생존 전략을 나눠보고자 한다.
첫째, 경영의 불혹이다. 40대 치과의사는 임상 실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인 동시에 무리한 확장의 유혹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도 하다. 최첨단 디지털 장비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지만,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대출 기반의 투자는 종종 독이 되곤 한다. 장비의 화려함에 매몰되기보다 환자가 병원에 머무는 ‘경험’과 ‘진료 시스템’의 효율에 집중해야 한다. 가용 인력으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한 진료 체계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흔들리지 않는 경영의 핵심이다.
둘째, 신체의 불혹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개 40대 중반에 접어들면 예외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노안(老眼)’이다. 미세한 근관 치료와 정교한 보철을 수행하는 우리에게 시력 저하는 자존심과 직결되는 문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다초점 안경이나 루페, 현미경과 같은 광학 보조 도구는 이제 선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임상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아울러 근막통증을 비롯한 근골격계 질환이 고착화되는 시기이기도 하기에, 진료 틈틈이 갖는 5분간의 스트레칭과 눈의 휴식을 통해 내 몸을 ‘가장 귀한 의료 장비’처럼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일상의 불혹이다. 번아웃(Burnout)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스트레스 노출이 잦은 치과의사는 이에 더욱 취약하다. 버트란드 러셀은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인생의 폭이 협소할수록 우연한 사건이 우리 인생을 주무를 수 있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오직 치과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만 인생의 모든 의미를 가둬둔다면, 작은 경영상의 부침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에도 삶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치과의사에게 여가는 사치가 아니라 다음 날의 진료를 위한 ‘충전’이자 ‘방어막’이 된다. 퇴근 후 치과 밖의 세상에서 ‘원장’이 아닌 ‘인간 누군가’로 불리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운동, 인문학, 혹은 진료와 무관해 보이는 사소한 취미일지라도 지적 호기심의 지평을 넓혀 두는 사람은 삶의 한 축이 무너졌을 때 다른 축을 붙잡고 일어설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정서적 안전기지(secure base)인 가족과 온전히 함께하는 ‘오프(Off) 타임’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지부 제40대 집행부가 열어갈 동행의 시대가 고군분투하는 40대 치과의사들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세상이 말하는 관념적인 불혹에 얽매여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채찍질하기보다는, 내실 있는 경영으로 중심을 잡고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희망적인 여가 생활을 통해 여유를 가짐으로써 종국적으로 병원과 가정의 평화를 달성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2026년 대한민국 치과의사가 도달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불혹’이 아닐까. 우리는 충분히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해낼 것이다. 모든 독자의 병원과 가정에 평화가 깃드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