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1 (목)

  • 맑음동두천 17.2℃
  • 맑음강릉 18.7℃
  • 맑음서울 18.5℃
  • 맑음대전 18.8℃
  • 구름많음대구 20.5℃
  • 맑음울산 21.2℃
  • 맑음광주 20.2℃
  • 구름많음부산 22.0℃
  • 맑음고창 17.9℃
  • 맑음제주 21.1℃
  • 맑음강화 17.2℃
  • 맑음보은 15.5℃
  • 맑음금산 16.5℃
  • 맑음강진군 16.6℃
  • 맑음경주시 18.0℃
  • 맑음거제 21.4℃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758)

한자에 遊(놀 유)와 悠(멀 유)가 있다. 유람(遊覽)과 유희(遊戱)에서는 ‘유(遊)’를 사용하고, 유유자적(悠悠自適)과 유구하다(悠久)에서는 ‘유(悠)’를 사용한다. 이 두 글자의 공통점은 즐거움에 있다. 유(遊)는 몸을 움직이면서 얻는 즐거움이고, 유(悠)는 마음의 작용이다. 쉽게 요약하자면 遊는 ‘공간적인 움직임과 즐거움’이고, 悠는 ‘시간·공간적인 아득함과 마음의 여유’를 뜻한다.

 

고전 장자는 소요유(逍遙遊) 편으로 시작된다. 소요(逍遙)란 노닐며 걷는다는 의미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장자는 소요(逍遙)하면 진정한 유(遊)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몸이 자유로워야 완벽한 자유가 된다. 몸이 완전한 자유의 유(遊)를 얻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마음이 걸리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갔는데 부모님이나 가족 중에 누군가 아프다면 결코 몸이 자유로운 여행이 아닌 것이다. 유(遊)는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한마디로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자유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유(遊)와 유(悠)는 상호 필요조건이다. 마음이 편해야 몸이 편하고, 몸도 자유로워야 마음도 편해진다.

 

장자가 말한 유(遊)는 마음의 유(悠)를 포함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과 같은 맥락의 자유다. 해탈(解脫)도 거미줄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완전히 벗어난 자유다. 마음이 자유를 누려야 비로소 몸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래서 장자는 몸이 자유로워지면 되었다. 이를 천자문에서는 산려소요(散慮逍遙)로 표현하였다. 산려(散慮)란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헛생각을 버리는 것이 소요(逍遙)의 시작이라 하였다. 결국 소요유는 세속적인 욕망으로 인하여 속박된 현실에서 벗어나 무한한 마음과 내면에서 정신적 해방을 통한 대자유의 삶을 의미한다.

 

장자는 기원전 300년 전 사람으로 당시는 중국이 극도의 혼란기였던 전국시대 후기였다. 수많은 국가가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하여 끝없이 전쟁을 하며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던 시대다. 이때 장자는 해결책으로 몸과 마음의 자유를 제시하였다. 요즘 지구촌은 장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인류애라는 보편적 가치를 상실하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제 사라마구는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 1995)」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유지해 주던 사회적 시스템과 도덕이 마비되었을 때, 인간성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예측하였다.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에 어떤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인물을 의사나 그 부인, 선글라스 여자 등으로 표현한다. 챕터도 없고, 문단 띄기도 없다. 인물이 말할 때 따옴표도 없다. 글쓰기의 규칙(도덕성)이 무너진 글(사회)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직접 보여주는 의미에서다.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눈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시작된다. 코비드19처럼 접촉하는 사람들은 모두 급격히 실명한다. 정부는 그들을 정신 병원에 격리시키고 완전방치를 하면서 내부 수용자들이 점점 도덕성과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자는 눈으로 보면서도 정의, 도덕, 윤리, 보편적 가치, 상식 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눈먼 자로 보았다. 생물학적인 눈은 있으나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것은 눈먼 자와 같다.

 

소설 속에서 의사의 아내만이 유일하게 실명하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보이는 것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그녀만이 유일하게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오로지 혼자 실상을 볼 수 있는 그녀가 축복인지 불행인지를 독자에게 질문한다. 아내는 마지막에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못하는 눈먼 자들이라는 거죠”라는 명대사를 남긴다. 작가는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성(理性)과 도덕성의 상실’을 눈먼 자라 정의하였다.

 

최근 심화되는 자국이익 우선주의나 개인의 안위만 챙기며 보편적 정의를 외면하는 ‘눈먼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공자는 인을 말하고, 장자는 자유를 이야기하고, 사라마구는 이성에 눈뜰 것을 요구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홍익인간라고 했다. 모두 같은 말이다. 더불어 사는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코스피 상승장, 지금은 어디쯤 와 있을까

코스피 1만 포인트라는 숫자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AI 관련 반도체 업종 강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평소 주식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코스피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시장은 상승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기대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지수가 신고가 부근까지 상승하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차익실현과 리밸런싱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고점 신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버블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모두가 조정보다 상승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코스피는 높은 기대 속에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번 상승장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특히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아 사실상 AI 반도체 사이클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최근 강세 역시 국내 경기보다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코스피를 분석할 때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낯설지만 가까운 행정법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롭게 집필위원으로 합류해 「법률칼럼」을 연재하게 된 변호사 손정구입니다. 저는 2011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의료법과 의료행정법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이어오면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행정법 전공), 현재는 변호사와 치과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약 15년 동안 봉직의를 거쳐 1인 치과 대표원장, 2인 공동대표원장 등 다양한 형태의 치과 운영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치과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법률적 관점에서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자세로, 치과 진료 현장과 밀접한 법률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 보겠습니다. “행정법은 무엇을 하는 법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형사·민사법은 익숙하지만 행정법은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행정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주체와 국민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법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면 의료기관의 개설부터 운영, 지도·감독, 그리고 폐업에 이르기까지 보건소와 각종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