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가격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금의 구조적인 강세 흐름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금 가격은 올해 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강한 상승 뒤에는 그에 따른 되돌림과 과열 해소 과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실제로 금 시장은 올해 초 급등 이후 단기 과열을 소화하는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지금은 금 가격 조정의 기간이나 추가 상승 여부를 예측하는 일보다, 최근 나타난 급등과 조정이 기준금리 사이클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함께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경제위기 이전 단계에서 금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했다는 점은 향후 금 시장의 변동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활용해 기준금리 사이클과 자산 흐름을 함께 분석해왔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고점인 A 구간 이후 첫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B 구간 전후에서는 금과 달러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경제위기 C 이후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시장 유동성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금의 상승 탄력 역시 점차 둔화되는 흐름이 자주 나타난다.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이후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금은 장기간 이어졌던 횡보 구간을 벗어나 추세적인 상승 흐름에 진입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금리 부담과 달러 강세를 이유로 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지만,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오히려 금과 달러를 천천히 모아가야 하는 바닥 구간에 가까웠다.
실제로 2023년 하반기부터 2026년 1월 말까지 금은 매우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문제는 상승의 속도였다. 금 가격은 경제위기 국면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도 전에 과도한 기대를 선반영하며 포물선 형태의 급등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투기적 수요와 단기 과열 역시 빠르게 누적됐고, 이후 시장은 급격한 상승에 대한 되돌림과 함께 과열을 해소하는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차트 구조상으로도 현재 금은 상승 추세 속 조정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상승 추세가 꺾이며 하락 채널이 형성되고 있고, 금 가격은 수렴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과거에도 강세장 중간에는 이러한 bull flag 형태의 수렴 조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중요한 것은 어느 지점에서 지지가 형성되고 다시 추세를 회복하는가이다. 이는 향후 금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금 가격은 장기 이동평균선인 200EMA 부근(약 4,360)을 첫 번째 주요 지지 구간으로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3월 23일 금 급락 국면에서도 200EMA 부근에서 지지를 확인한 뒤 반등이 나타났다. 만약 향후 이 구간에서 다시 지지가 형성되고 하락 추세를 돌파하는 흐름이 나온다면, 금은 중장기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반대로 4,230~4,370 부근의 주요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에는 조정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포트폴리오에 금을 편입하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에서 금은 수익 추구형 자산이라기보다, 위험자산 급락기와 통화 불안 국면에서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이번 사이클에서는 장기채가 과거처럼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성 속에서 미국채조차 하락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많은 자산배분 투자자들은 과거보다 금과 달러 비중을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금은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금 역시 언제나 강세를 이어가는 안전자산은 아니다. 특히 시장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기 시작하면 금의 상승 추세 역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시장은 본격적인 금리 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되고 미국채 금리가 재차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금 역시 과거와 유사한 장기 횡보 혹은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과거 2022년 금 시장이 대표적 사례였다. 당시 시장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속에서 금의 상승 동력이 크게 둔화됐다. 따라서 현재의 금 강세 역시 화폐가치 하락에 따라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관점을 넘어서, 기준금리 사이클 안에서 어느 시점부터 중기적 추세 구조가 변화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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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 시장의 조정은 장기간 이어진 급등 이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동성 확대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앞으로 금 시장은 다시 새로운 방향성을 선택하는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배분 투자에서 자산시장에 대한 전망과 예측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사이클의 위치를 이해하고, 각 자산이 유리한 구간과 불리한 구간을 구분하며 포트폴리오를 점진적으로 조정해나가는 과정이다. 금 역시 마찬가지다. 지나친 낙관이나 과도한 비관보다는, 현재 금리 사이클 국면의 시장 구조 안에서 금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본 칼럼에서 다룬 국제 금 가격 분석은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전략적 참고를 위해 작성되었으며, 실제 투자 시에는 시장을 충분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본 분석을 레버리지 투자나 단기 트레이딩 매매의 기준으로 삼지 않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