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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6월 9일과 세계 구강 보건의 날(World Oral Health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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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헌 편집인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69제(六九制)’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6월 9일이 ‘치아의 날’이자 ‘구강보건의 날’임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됐다. 2026년 제81회 구강보건의 날을 준비하는 서울시치과의사회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세계적인 구강보건의 날 운영 현황과 ‘6세 구치’ 개념의 보편성, 그리고 우리 역사 속에 뿌리내린 구강보건의 날의 변천사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6월 9일을 법정기념일인 ‘구강보건의 날’로 지키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날짜는 우리와 조금 다르다. 세계치과의사연맹(FDI)이 정한 공식 ‘세계 구강보건의 날(World Oral Health Day)’은 3월 20일이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수치적 의미가 담겨 있어서, 어린이들이 20개의 유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성인은 32개의 치아와 0개의 충치를 가져야 한다는 점(32 + 0 → 3/20)을 함의한다. 나아가 노년기에도 20개의 자연 치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건강한 노후의 소망까지 투영돼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2월을 ‘어린이 치아 건강의 달(National Children's Dental Health Month)’로 지정하는 등, 각국의 보건 정책과 역사적 배경에 따라 기념일을 상이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6월 9일은 한국 치과계만의 독자적이면서도 유서 깊은 전통이라 할 수 있다.

 

비록 기념일 날짜는 다르지만, ‘6세에 첫 영구치인 제1대구치가 나온다’는 개념은 생물학적 사실에 근거하기에 전 세계 치의학계에서 보편적 상식으로 통용된다. 영어권에서도 제1대구치를 흔히 ‘Six-year molars’라고 부르며, 이 치아는 유치가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뒤쪽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유치로 오해하고 방치하기 쉽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관리가 소홀하기 쉬운 치아’로서 보건 교육의 핵심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6’세에 나오는 ‘9’(구치, 臼齒)라는 숫자를 조합해 6월 9일을 기념일로 제정한 발상은 매우 창의적인 사례다. 외국이 주로 영구치의 중요성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숫자의 상징성을 결합해 대중의 각인 효과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어느덧 제81회를 맞는 대한민국 구강보건의 날은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現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처음 제정한 이래 쉼 없이 달려왔다. 초기(1946~1970년대)에는 ‘치아의 날’이라는 명칭 아래 대국민 검진과 기초적인 홍보에 주력했고, 이후 198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6월 9일 전후 일주일을 ‘구강보건주간’으로 설정했다. 전국 시도지부들은 거리 캠페인과 건치 아동 선발대회 등을 통해 시민들과 밀착하기 시작했고, 치과대학생들 사이에서는 ‘69제’가 하나의 축제 문화로 정착하며 예비 치과의사들의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는 촉매제가 됐다.

 

특히 2015년 5월 구강보건법 제4조의 2에 의거해 ‘구강보건의 날’이 신설 지정됐고, 이듬해인 2016년 6월 9일 마침내 첫 번째 국가 공식 법정기념일 행사를 성대하게 치러냈다. 이는 국가가 구강 건강을 전신 건강의 초석으로 인정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는 2015년 ‘Tokyo World Congress’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일본치과의사협회(JDA)가 “일생을 통한 구강 건강은 기본적 인권”이라고 천명한 ‘도쿄선언’의 맥락과도 그 궤를 같이한다.

 

2026년, 제81회를 맞이한 구강보건의 날은 이제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종합 보건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기존의 퀴즈 대잔치, 치아 그리기 공모전, 건치아동 선발대회는 물론이고, 단순 검진을 넘어 구강 카메라를 활용한 정밀 검진과 다채로운 체험 부스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계가 3월 20일을 기념할 때, 대한민국은 8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6세에 만나는 평생의 동반자 9(구치)’를 기려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6월 9일은 국민 구강 건강을 지켜온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이제 우리의 구강보건 문화는 K-Dental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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