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은 대개 투자자들의 심리가 가장 낙관적일 때 끝난다. 새로운 기술이 시장을 이끌고 기업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가격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언제나 미래를 먼저 반영한다. 기대가 현실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상승 속도는 둔화되고, 가격 움직임에도 이전과 다른 특징이 드러난다. 최근 나스닥100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몇 가지 기술적 신호만으로 상승장이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기 상승장의 후반부에는 평범한 조정처럼 보였던 움직임이 중기 하락 추세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것은 지수의 단기 등락이 아니라, 이번 조정이 상승 추세 안에서 나타난 되돌림인지, 아니면 시장의 국면이 바뀌는 신호인지를 가려내는 일이다.
자산배분 투자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개별 종목보다 시장 전체의 흐름에서 먼저 찾는다. 필자는 현재를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 기준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B) 이후 긴급 금리인하(C)로 이동하는 후반부 국면으로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 시기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동시에 투자심리가 과열되며 장기 고점을 형성하기도 했다. 따라서 지금은 기대수익률보다 위험관리에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이번 금리 사이클 동안 나스닥100은 장기 상승채널 안에서 꾸준히 우상향해 왔다. 하단에서는 저점을, 상단에서는 단기 고점을 형성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기존 채널 상단을 돌파하며 이전보다 가파른 상승을 이어갔다. 당시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나스닥100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장기 상승채널을 벗어났던 나스닥100은 최근 채널 상단까지 조정을 받으며 지지 여부를 확인하는 리테스트 구간에 진입했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강한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기존 저항선이 새로운 지지선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지지에 실패해 채널 안으로 되돌아간다면, 이번 상향 이탈이 새로운 상승의 시작이 아니라 일시적인 과열에 그쳤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기술적 지표도 이전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주봉 RSI는 과매수 구간에서 내려온 뒤 직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시그널선과 데드크로스를 형성했다. MACD 역시 하락 전환이 확인되며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 이처럼 RSI와 MACD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모습은 과거 중기 고점 부근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패턴과 유사하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2023년에는 강한 상승 뒤 20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한 차례 반등했지만,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지며 결국 60주 이동평균선까지 밀려났다. 2024년에는 하락 속도가 더 빨랐으나, 마찬가지로 60주선 부근에서 지지를 확인한 뒤 상승 추세를 회복했다. 두 사례 모두 가격 조정뿐 아니라 일정 기간의 시간 조정을 거친 뒤에야 상승 추세를 회복했다.
현재도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20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조정을 받은 만큼 일시적인 회복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반등 자체보다 그 이후의 방향이다. 지수가 직전 고점을 넘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지, 아니면 고점을 낮춘 채 다시 밀려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횡보하거나 다시 밀려난다면 중기 조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26,000 부근에 위치한 50~60주 이동평균선이 중요한 지지 구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이 구간은 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핵심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반대로 이마저 이탈한다면 이후에는 120주, 200주 이동평균선까지도 단계적으로 점검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아직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이며, 실제 전개는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마켓 타이밍을 정확히 맞히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현재 어느 국면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맞춰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해서 지나치게 낙관할 필요도 없고, 첫 조정이 시작됐다고 해서 성급하게 비관할 이유도 없다. 강세장의 초반과 후반은 기대수익률과 손실 가능성의 균형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고, 시장 환경의 변화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나스닥100은 여전히 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요한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앞으로 상승채널 상단을 지지하며 강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중기 조정이 본격화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차트에서는 과거 강세장 후반부에 반복됐던 기술적 특징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공격적으로 비중을 확대하기보다 시장의 방향을 확인하며 다음 투자 기회를 준비해야 할 때다.
※ 본 칼럼에서 다룬 나스닥100 지수 분석은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전략적 참고용으로 작성됐으며, 실제 투자 시에는 시장을 충분히 분석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이 분석을 레버리지 투자나 단기 트레이딩의 기준으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