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거의 24시간 동안 음악만 듣던 시절이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하지만, 실로 그런 때가 있었다. 그도 한때의 것인지, 아니면 그 시기를 충분히 겪었기 때문인지 요즘 일상에서는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다. 일상을 벗어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겨우 음악을 듣는 처지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과거에 들었던 노래를 다시 찾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새로운 노래를 듣게 되었다. 지난해, 부산으로 짧은 휴가를 다녀오던 중 만난 노래였는데 단박에 필자의 심금을 울렸다. 대학 졸업 2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가사 한 줄, 한 줄이 귀에 쏙쏙 감겨왔다. 안치환의 ‘오늘이 좋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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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함께 모여 너무 오랜만에 모여 지난 날의 추억을 나눠보자.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누구는 저 세상으로, 또 누구는 먼 나라로 떠나지만 그립던 너의 얼굴 너무 좋구나. 니가 살아 있어 정말 고맙다.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 살다 보니 외롭더라. 니가 있어 웃을 수 있어 좋다. 시집 안 간 내 친구야, 외기러기 내 친구야. 오늘은 내가 너의 벗이 될게. 우리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하나도 넌 변한 게 없구나. <중략> 술 한 잔에 해가 지고 또 한 잔에 달이 뜨니 너와 나의 청춘도 지는구나. 잘난 놈은 잘난 대로 못난 놈은 못난 대로 모두 녹여 하나 되어 마시자. 하지만 우리 너무 취하진 말자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구나. 남은 인생 통틀어서 우리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내 친구야. 남은 너의 인생에 저 하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랄게, 오늘이 좋다. |
고작 20주년 행사에 이렇게 다소 무거운 노래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노래가 왜 그렇게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저세상으로 떠난 몇몇의 얼굴이 스쳐서일까 싶기도 하고,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소식도 없이 혹여 먼 나라로 떠나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벌써 20년이나 흘렀기 때문에, 더 이상 볼 수 없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작중 화자는 살다 보니 외롭다 했지만, 필자의 인생은 결코 외롭지 않다.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이웃도 있다.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으며 또 추억하고 싶은 과거도 있다. 청춘은 결코 지고 있지 않으며, 언제까지나 청춘의 삶을 살 나름의 자신도 있다. 청춘의 삶은 육체적인 나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시집 안 간 친구들, 외기러기 친구들도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름의 삶을 충실히 잘 살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문득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면, 누구나 때때로 경험하는 삶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 뿐이기에, 결코 인생이 외롭다고 속단할 일은 아니다. 필자도 문득 외로움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결코 내 인생이 외롭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우리는 언제나 오늘만을 살 것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겠지만, 결국 하나도 변한 게 없을 것이다. 남은 인생 통틀어서 몇 번이나 볼지 모를 일이지만, 그리운 얼굴을 떠올릴 수만 있어도 웃을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살아 있다 보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친구에게 기원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은 바로 저 하늘의 축복, 행운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본인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언제나 그대에게 저 하늘의 축복이 함께 하길, 또한 늘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 되길 스스로 기원해 본다. 지금, 여기를 사는 현재의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바로 오늘이기 때문이다. 오늘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