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지난 6월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한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방문치과진료의 효과 분석 및 정책 방향’ 연구보고서에서는 일본의 방문치과진료의 발전상을 볼 수 있다.
일본의 방문치과진료는 ‘지역의 단골 치과의사가 통원 불가능한 환자에 대해 계속해서 적절하고 안전한 양질의 치과의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방문진료의 범위는 복잡하지 않은 보존, 보철, 치주처치 및 이에 관한 지도. 높은 기술도나 정확성을 요구하는 처치, 위험성을 수반하는 처치는 제외된다.
방문치과진료 기관은 직선거리로 16㎞ 이내의 치과로 한정한다. 1988년 치과진료보수에 ‘치과방문진료비’가 신설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초기에는 참여하는 치과가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기구준비나 가정 방문의 어려움, 행정부담, 기자재 구입비용 등의 어려움이 부각됐으나, 2008년 재택의료지원 치과진료소 창설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다양한 산정점수와 가산점수가 인정되면서 활성화됐다.
환자가 유입되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케어매니저’. 보호자가 진료를 원하거나 케어매니저가 판단해 치과치료가 필요한 경우 지역포괄케어에 참여하고 있는 치과에 문의해 연결된다. 돌봄으로 연결되는 치과위생사, 의사, 간호사, 약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영양사, 생활상담원, 케어매니저, 간병인, 사회복지사 등과의 다직종 연계가 중요한 이유다. 또한 지역돌봄회의에 참여해 구강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치과계의 대응 과제로 △방문치과진료의 목표를 질환치료에 한정하지 않고 기능 유지와 중증화 예방으로 재정의 △치과의사회, 학회 차원의 표준 서식과 운영 가이드 보급 △응급상황 대응 매뉴얼과 의과연계 루트 확보 △참여 장벽은 낮추되 질 기준은 명확히 △케어매니저와의 관계, 지역돌봄회의 참여, 교육 제공 등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치매와 연하장애와의 연관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이 분야의 전문성을 선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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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정한욱 원장(태양치과)
일본에서 경험한 ‘방문치과진료’
서울시치과의사회 돌봄통합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한욱 원장은 일본에서 나고 자라 치과의사가 된 뒤 최근까지 일본의 방문진료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정한욱 원장은 "일본의 경우 치과 반경 16㎞ 이내에서 방문진료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지만, 한 치과가 여러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방문진료를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방문진료 수가는 내원진료보다 3배 이상 높은 편이며, 장비를 이동해야 하는 치과의 특성을 고려해 의과보다도 높은 수가가 책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인 유인도 방문진료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일본의 페이닥터 급여가 대략 250만~300만원 수준인 상황에서 한 곳을 방문하면 출장비와 기본진료만으로 20~40만원 이상의 수가가 적용되다 보니, 페이닥터를 고용해 방문진료를 확대하는 치과도 있다”고. 더욱이 가장 많은 진료는 틀니 제작과 관리. 7년에 한번 보험틀니가 가능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6개월에 한번 가능하다보니 큰 비용이 된다. 다만 일본에서도 모든 치과에서 방문진료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방문진료를 치과의사가 해야 할 역할로 인식하고 소명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환자를 연결하는 것은 ‘지역의 돌봄 네트워크’
정한욱 원장이 일본의 방문진료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다학제 간 협력과 신뢰였다. 일본에서는 데이케어 매니저나 요양보호사 등이 치과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발견하면 치과로 바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명의 환자를 두고 치과의사만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데이케어 매니저, 요양보호사 등 여러 직종이 함께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한다. 다학제팀이 공유하는 체크리스트도 있으며, 환자의 상태를 등급화하는 것부터 치과와 의과가 함께 한다고. 방문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진료는 틀니 제작이 빈번하다 보니 틀니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환자도 많다.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우려해 심사가 강화되기도 한다. 정 원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다학제 시스템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진료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먹을 수 있도록 책임지는 치과의사 역할 커져”
방문진료는 치과의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정 원장은 특히 환자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역할’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치과의 중요성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지속적인 구강관리를 통해 오히려 전체적인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인식도 커졌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치과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협, 지부 등 치과의사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방문진료의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비는 가볍게, 진료는 효율적으로
시행 초기에는 큰 버스에 엑스레이 장비를 싣고 치과위생사 여러 명이 함께 방문진료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실제 환자의 집은 골목 구석구석에 위치해 있고, 의료진이 장비를 직접 끌고 오르막길이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버스는 경차로 바뀌었고, 장비 역시 최대한 간편하면서 효율적인 형태로 바뀌었다. 방문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지원체계도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가정방문 과정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지역 경찰서가 어느 치과가 어느 환자의 집을 방문하는지 파악하고 지원하기도 한다고.
기존 환자를 찾아가는 또 하나의 진료 방식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방문진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 이상 치과를 찾아올 수 없는 고령의 환자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이라도 사고나 질병 등으로 치과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방문진료가 가능하다. 치과의사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오랜 기간 우리 치과를 다니던 환자가 어느 순간 스스로 치과에 올 수 없어 진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결국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 정 원장은 방문진료를 기존 환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진료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으로도 바라봤다. 또한 방문치과진료는 “어느 집에 어느 치과의사가 방문하는지, 진료 만족도는 어떤지 등이 지역사회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진다”며 “특별한 광고 없이도 환자가 없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방문진료는 단순히 새로운 환자를 찾아가는 진료가 아니라 기존 환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진료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돈보다 환자의 마음을 얻는 일”
수년간 직접 방문진료를 경험한 정 원장이 가장 크게 느낀 보람은 결국 환자와의 관계였다. “‘돈만 보지 말고 환자의 마음을 얻는 일을 하라’는 선배들의 조언이 방문진료를 하면서 더욱 깊이 다가왔다”고 전했다. 그가 처음 방문했던 한 할머니의 열악한 주거환경과 구강상태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처음에는 낯설게만 대했던 할머니가 어느날 “밥은 챙겨 먹고 다니느냐”며 구청에서 지원받은 도시락을 내밀었던 것. 환자를 돕기 위해 찾아갔지만 오히려 환자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선물 받은 순간이었다. 정 원장은 “외톨이가 되고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을 찾아가고 보듬는 일은 치과의사로서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












서울시치과의사회 돌봄통합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한욱 원장은 일본에서 나고 자라 치과의사가 된 뒤 최근까지 일본의 방문진료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