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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ChatGPT를 들고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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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욱 논설위원 / hanuk625@naver.com

“인터넷에서는 임플란트가 30만 원이면 된다고 하던데요.”, “제 파노라마 사진을 AI에 보여줬더니 임플란트가 두 개 필요하다고 나왔어요.”

 

최근 진료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일이 낯설지 않다. 예전에는 환자들이 주로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얻은 정보를 가지고 내원했다면, 이제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에게 자신의 증상이나 방사선 사진까지 보여주고 나름의 ‘예비 진단’을 받은 뒤 치과를 찾는다.

 

AI는 분명 유용한 도구다.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풀어주고,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정리한다. 환자가 자신의 질환과 치료법을 미리 공부하고 궁금한 점을 정리해 오는 것은 오히려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생성형 AI의 답변은 조심해야 한다. 답변이 매우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용어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읽으면 마치 전문가가 자신을 직접 진찰하고 내린 판단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나 AI의 답변이 환자 개개인의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치과진료는 더욱 그렇다. 몇 줄의 질문과 답변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라는 질문에는 일반적인 임플란트의 생존율이나 관리 방법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환자의 임플란트가 실제로 몇 년 동안 유지될 것인지는 단순한 통계만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치조골의 상태, 치주질환의 유무, 교합관계, 구강위생관리, 흡연 여부, 전신건강, 정기적인 유지관리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AI가 ‘일반적인 정답’을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당신에게 맞는 정답’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치과의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과거에는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사의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이제 단순한 정보는 환자도 몇 초 만에 얻는다.

 

앞으로 치과의사에게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가’보다 수많은 정보 가운데 무엇이 이 환자에게 맞는지를 판단하고 설명하는 능력일 것이다. 환자가 ChatGPT의 답변을 들고 왔다고 해서 불편해할 필요는 없다. “AI가 틀렸습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환자분의 경우에는 이런 이유로 다르게 판단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치과의사의 역할일 것이다.

 

AI가 임플란트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여러 치료법을 비교할 수는 있다. 하지만 환자의 불안과 경제적 부담, 치료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앞으로의 구강건강까지 고려해 하나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은 AI의 영역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AI가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치과의사의 전문성과 책임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환자에게 검색하지 말라고 할 필요도, AI에게 묻지 말라고 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는 환자를 환영해야 한다. 다만 한 가지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검색은 진료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진단의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환자는 혼자 진료실에 들어오지 않는다. 손에 든 스마트폰 속에 수많은 검색 결과와 AI의 답변을 함께 가지고 들어온다. 그렇다면 치과의사의 역할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AI가 정보를 준다면, 치과의사는 그 정보에 임상적 판단을 더한다. 그리고 그 판단에 책임을 진다. 아무리 AI가 똑똑해지는 시대가 오더라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술과의 경쟁이 아니라, 결국 의료에 대한 신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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