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원하지 않은 치아의 발치(오발치)

2015.03.12 16:09:28 제628호

조영탁 법제이사의의료법과 의료분쟁 ⑩

▶ 2012년 8월 치과의사 A는 충치로 보존이 힘든 하악 제2대구치를 발치하기로 하였는데, 실수로 제1대구치를 발치하였다. 환자는 A를 경찰서에 고발하였고, 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300만원의 벌금형을 처분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12고단6552).

 

▶ 2006년 2월 치과의사 B는 #38 발치를 의뢰받은 환자에게서 #37을 발치하였다. 환자는 B와 치과병원을 상대로 2,5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1,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하였다(서울북부지법 2009가단2917).

 

▶ 2013년 1월 치과의사 C는 환자에게 #28 치아를 발치하기로 하였으나, #27 치아를 발치하였다. 다음날 환자가 이를 항의하자 잘못 발치한 #27 치아를 재식립한 후 실패하면 임플란트를 식립하자고 하였으나, 환자는 다른 치과에서 #27 임플란트 식립 및 골이식 후 1,25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였다. 배상보험사에서 중재에 실패하여 B는 채무부존재소송을, 환자는 1,75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1,000만원을 배상하도록 하였다(서울동부지법 2013머8006).

 

▶ 2012년 2월 치과의사 D는 교정치료를 위해 좌측 제2소구치를 발치하기로 하였으나, 실제 제1소구치를 발치하였다. 환자는 잘못된 치아를 발치하여 교정치료의 문제가 생겼다며, 1,800만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고, D는 채무부존재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제2소구치대신 제1소구치를 발치하더라도 교정치료에 어떠한 영향이 없다”고 확인하였으나, 위자료로 500만원을 배상하도록 하였다(광주지법 목포지원 2012가단10186).

 

▶ 2006년 치과의사 E는 #81 유치 발치를 위해 내원한 6세 소아에게 #31 정상 영구치를 발치하였다. 환자는 위자료 1,000만원 등 2,44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800만원을 배상하도록 조정하였다(울산 2006가단36799).

 

환자가 요구한 치아와 다른 치아를 발치하는 오발치 사례는 치과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의료사고’이다. 형사 고발될 경우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치과의사의 과실이 인정된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사례집에서는 오발치를 “치과의사에게 분명한 과실 책임이 있으므로, 오발치 된 부위에 임플란트 무료 치료와 치료기간 중 들어간 교통비와 위자료 배상 청구를 하거나, 다른 병원에서의 임플란트 치료를 원할 경우 임플란트 비용과 교통비,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발치는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13년 치과의사 배상책임보험에 오발치로 접수된 사례는 모두 34건(4.1%)으로, 구강외과와 관련된 분쟁으로는 발치 후 감각이상(6.7%) 다음으로 많았다. 치과의사는 환자의 요청과 다른 시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항상 유의하고, 특히 고령의 환자나 소아환자의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른 치아 등을 시술할 우려가 있다.  치료를 하기 전 특히 발치 시에는 해당 치아가 맞는지 진료기록부, 환자 동의서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손거울을 보면서 치아를 확인하게 하는 등의 조치 후에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다수의 치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치아만 발치를 계획한 경우 문제가 되기 쉽다. 발치할 치아만 좋지 않은 경우에는 인접치와 구분이 쉽지만, 인접치도 발치가 필요할 정도로 좋지 않은 경우에는 발치할 치아를 잘못 선택할 위험이 높다.

 

교정 또는 보철치료를 위해 증상이 없는 치아를 계획적으로 발치하는 경우, 특히 치아총생(crowding)이 심한 교정환자의 경우 다른 치아를 뽑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치료 계획을 본인이 세우지 않고 다른 보철과, 교정과 의사가 발치를 의뢰한 경우에는 시술전 의뢰서를 꼭 확인하여 치료 계획에 맞는 치아를 발치하도록 확인하여야 한다.

 

제2대구치가 협측으로 경사져 있는 경우 시야가 가려져 있기 때문에 제2대구치를 제3대구치로 오인하고 발치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고충처리위원회 구강외과 분쟁을 담당하고 있는 조일환 원장은 “항상 그렇듯 실수는 긴장하지 않고 방심한 경우에 일어난다”며 “어려운 발치가 예상 되는 경우에는 오발치가 잘 발생하지 않는데, 쉽게 생각한 상악 제3대구치 발치 시에 2대구치를 뽑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주의를 당부하였다.

 

조 원장은 “오발치 예방을 위해서는 panorama 촬영이 필수”라고 하였다. 이어 “치식의  혼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치아의 형태 및 위치 이상이 있을 경우, 중간에 상실치아가 있을 경우, 상실로 인한 치아 이동이 있을 경우 치식을 잘못 표기할 우려가 높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panorama 사진과 구강을 비교하며 정확한 치식을 확인해야 한다”고 하였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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