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관치료 중 약제에 의한 신경손상(下)

2015.05.26 13:55:32 제637호

조영탁 법제이사의 의료법과 의료분쟁 19

▶지난호에 이어

따라서 이지수 등은 전산화단층촬영과 같은 방사선 사진 상에서 근관 내 재료의 신경관 내부 침범이 확실하고 감각부전이 심한 경우에는 보존적 약물 치료 시에도 증상이 남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기에 하치조신경관에 bony window를 형성하여 신경관 내부에 존재하는 약제를 제거하는 외과적 처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법원은 비타펙스 등을 사용할 경우 근관치료 시 사용되는 약제가 치근단을 통하여 하치조신경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1)근관치료 전에 방사선 촬영으로 해부학적 구조와 병소 부위, 하악신경관까지의 거리를 확인하여야 하고, 2)특히 하악신경과 가장 근접한 하악 제2대구치 근관에 약재를 주입하는 경우 근관으로부터 넘쳐나간 비타펙스가 하악신경관을 부식시켜 지각마비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입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어야 하며, 3)병소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상 비타펙스를 주입하면 하치조신경관으로 침범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면, 비타펙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과실이 될 수 있다며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치근에 비타펙스를 주입할 경우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며 설명의무에 소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비타펙스가 하악신경관으로 침범한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는 경우 양호한 경과를 볼 수도 있는데 환자가 이를 자의적으로 거부한 것과 극심한 치근단 염증 등이 일정정도 기여를 했다고 하여 치과의사의 과실을 50%로 하였다(서울중앙지법 2008가합17408).

 

이우철 교수(서울치대 보존과)는 근관내 수산화칼슘 적용시 수산화칼슘분말을 증류수에 혼합하여 chamber에 적용한 후 렌툴로(lentulo)나 파일을 이용하여 patency 위치까지 넣어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김성교 교수(경북치대 보존과)는 비타펙스와 같은 지용성 수산화칼슘 제제는 근관내에서도 제거하기 어려우무로 수용성 제제인 칼시펙스를 주로 사용하며, 압력을 느끼지 않도록 tip이 근관내에서 bind 되는 위치에서 1㎜ 정도 살짝 빼서, 조금씩 짜는 동시에 빼내면서 주입하라고 조언하였다.

 

한편 최근에 MTA(Mineral Trioxide Aggreg- ates) 시멘트가 발달하면서 근관충전 시 Ortho- MTA(BioMTA), endoseal MTA(마루치)와 같은 주입형 MTA만을 이용하여 충전하거나, 가압과정 없이 MTA sealer와 하나의 콘으로 충전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MTA는 처음 치근단 절제술 시 치근단 역충전을 위해 개발된 재료로, Torabinejad M 등에 의하면 micoleakage가 적고, 밀폐효과와 생체적합성이 뛰어나며, 세포독성이 적고, 근관내 수분이나 혈액이 있어서 경화가 잘 일어난다(Torabinejad M et al, Bacterial leakage of MTA as a root-end fill material. J of Endodontics. 1995:21:109-112).  그런데 이와 같은 MTA는 근관 내 조작이 용이하지 않으며, 경화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질에 결합되는 재료가 아니므로, 치근단 병소가 있는 경우 다량의 MTA sealer가 근단공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아래 그림 참조). 따라서 MTA를 이용하여 근관충전을 할 경우 역시 하악관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대한치과보존학회는 MTA 근관충전에 관한 입장(position statement of KACD, 2015)을 발표하였다. 최근 전통적인 근관충전재인 가타파챠(gutta-percha) 충전 대신 MTA를 이용해 근관 충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MTA만을 이용하여 근관 충전하게 될 경우 근관장까지의 충전 길이 조절이 어렵고, 혼합과정에서 생기는 기포로 인한 근관 내 세균감염으로 근관치료가 실패할 수 있으며, 재근관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MTA를 일상적인 근관충전재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MTA는 근관치료 시 근관의 천공(perforation)이 발생한 경우, 미성숙 영구치의 근첨이 개방되어 있는 경우, 치근단 염증으로 인한 치근흡수로 근첨이 개방되어 있는 경우 등 혹은 치근단 수술 시 역충전재료로 특이적으로 MTA를 근관충전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박용훈 원장(메디힐치과)은 GP cone과 MTA sealer를 이용하여 근관 충전하는 방법으로 1)vitapex tip처럼 수직이 아닌 bevel에서 재료가 나오는 전용 24게이지 disposable needle을 사용하고 2)근관의 1/3 이상 needle tip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3)적은양의 MTA sealer를 근관내에 부드럽게 적용하고 4)치근단 병소가 있거나 치근단이 열려있는 경우 MTA sealer가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Master cone이 치근단을 막은 상태에서 초음파를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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