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관치료의 실패(3)

2015.06.15 15:50:42 제640호

조영탁 법제이사의 의료법과 의료분쟁 22

▶지난호에 이어

마지막으로 근관치료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근관내 약제에 저항력을 가진 세균이다. Sundqvist G 등은 특정 세균이 근관치료를 시행한 뒤에도 치유되지 않고 지속되는 만성 저항성 치근단 병소(persistent periapical lesion)를 가진 치아의 근관에서 높은 농도로 발견되는데, 그 중에서도 Enterococcus faecalis가 통상의 근관치료 술식에 의해서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거나 치료도중 근관내로 침투하여 근관치료의 실패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13)

Love RM 등은 E faecalis가 다양한 독성물질을 생산하여 숙주의 면역방어 기전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에너지 공급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특히 근관내에서 상아세관 속에 있는 교원질에 부착하여 근관 세척이나 근관형성 과정에서 살아 남아 있다가 완전히 밀폐가 되지 않은 근관을 통해 스며드는 혈장 성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증식하여 만성 저항성 치근단 병소 형성에 기여한다고 하였다.14) 또한 Duggan JM 등은 E faecalis가 근관내 환경에서 biofilm을 형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한 근관내 약제에 대한 저항을 근관치료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하였다.15)

이우철 교수(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보존과)는 근관치료 실패와 연관되어 높은 비율로 발견되는 E faecalis가 근관치료 과정과 체내의 면역반응을 이겨내고 살아남아서 근관치료의 실패를 야기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므로, 그동안 사용되어 오던 protocol을 따라 매우 성공적으로 치료 술식을 진행한다 하여도 근관내 감염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술자로서 인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환자에게도 근관치료나 재근관치료를 시행하기전 실패의 가능성과 원인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16)

이처럼 근관치료는 항상 100% 성공하는 치료가 아니며, 실패의 원인도 다양하므로, 주기적인 관찰(Follow up)이 필요한 치료라는 것이 주지되어야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근관치료 비용이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 저수가로 통제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근관치료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근관치료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로 인해 환자들의 치아를 보존하기 위한 치과의사의 소명의식이 빛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근관치료에 앞서 “근관치료에 의하여 감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경우 재근관치료, 치근단수술, 치아재식술 등 진전된 치료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치아 보존이 불가능하여 발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동의서를 받는다. 근관치료가 실패하였을 경우 실패한 원인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비수술적 재치료, 수술적 재치료, 발치 등의 방법을 환자에게 설명 후 진료하여야 한다.

 

13) Sundqvist G, Figdor D, Persson S, Sjogren U. Microbiologic analysis of teeth with failed endodontic treatment and the outcome of conservative re-treatment.Oral Surg Oral Med Oral Pathol Oral Radiol Endod 1998. 85:86-93

14) Love RM, Enterococcus faecalis--a mechanism for its role in endodontic failure. Int Endod J 2001.34:399-405

15) Duggan JM, Sedgley CM. Biofilm formation of oral endodontic Enterococcus faecalis. J Endod 2007.33:815-8

16) 이우철, 근관치료 실패와 관련된 Enterococcus faecalis 제거를 위한 치료 protocol의 재고찰대한치과보존학회지 2008, Vol 33 No6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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