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교정치과 하나로 치과계 전체 ‘망신살’

2016.12.15 15:30:56 제710호

선결제 추가할인으로 환자 대거 모집…5년간 거쳐 간 명의자만 3명, 사무장치과 의혹도

치과계 모든 구성원의 얼굴에 먹칠을 한 희대의 ‘먹튀’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굿○○치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할인 이벤트로 환자를 대거 모집한 뒤, 하루아침에 종적을 감춰버렸다. 굿○○치과에서 교정치료를 받던 환자는 수천, 피해액도 수십억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12월 14일 현재 피해환자의 모임인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 회원 수는 2,000명을 돌파했다. 급기야 지난 13일 해당 내용이 공중파를 통해 보도되면서, 성심껏 진료에 임하고 있는 선량한 회원들까지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피해를 본 치과도 등장했다. 갑작스럽게 폐업을 하게 됐다며 진료 중인 환자들의 후처치를 부탁받은 인근 A치과 원장은 선의의 마음으로 이를 허락했다가 상황이 매우 난처하게 됐다. 굿○○치과에서 폐업 직전 환자들에게 A치과와의 통합을 운운하며, 후속치료를 A치과에서 받으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기 때문.

 

A치과 원장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박 원장이라는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 폐업을 한다며 환자들의 후처치를 부탁했다”며 “선의의 마음으로 이를 허락했다가 통합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A치과는 환자들의 문의 전화 폭주로 업무가 마비된 상황이다.

 

굿○○치과의 악명 높은 가격할인 이벤트

사실 굿○○치과는 개설 당시부터 터무니없는 가격할인 이벤트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일대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굿○○치과는 개원 당시 이름이었던 프○○치과 시절부터 △메탈 교정 136만원 △세라믹 교정 166만원 △클리피씨 교정 186만원 △투명교정 206만원 등을 SNS로 홍보하며 환자 유인에 열을 올렸다.

 

이에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권태호·이하 서울지부)는 수차례에 걸쳐 시정을 요청했었다. 대한치과교정학회(회장 경희문·이하 교정학회) 역시 프○○치과 당시는 물론이고, 굿○○치과로 이름을 바꾼 최근까지도 가격할인을 통한 환자유인행위에 대한 시정을 요청했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사건이 터지기 두 세 달 전부터는 치료비 선결제 시 추가할인을 해준다며 66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환자를 대거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정치과를 운영 중인 한 개원의는 “통상적으로 2년이 소요되는 교정치료의 적정 치료비는 500~600만원선이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0만원대부터 300만원대에 이르기까지 가격파괴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66만원이라는 치료비는 절대로 불가능한 금액”이라며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환자를 모집한 뒤 종적을 감춘 것 같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정재료 납품 업체, 미수금 수천 달해

교정재료를 납품해온 업체들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굿○○치과에 교정재료를 납품해온 B업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받지 못한 금액만 5,000만원에 달한다. 올해 초부터 물량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으나, 결제가 좋지 않아 일부러 공급 물량을 줄여나가는 찰나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B업체 관계자는 “11월과 12월까지도 관계자를 만나 미수금 결제를 요구했고, 조만간 대금을 처리해준다는 약속까지 받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매우 당혹스럽다”며 “피해를 입은 또 다른 교정업체나 치과기공소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 등의 공동 대응방침을 세우기 위해 현재 수소문 중”이라고 말했다.

 

사무장치과 의혹도 제기…5년간 명의자만 3명

사무장치과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치과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무장이 두 명이나 존재한다는 주변 개원가의 증언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사무장치과의 경우 명의자가 자주 변경되곤 하는데, 강남구 보건소에 문의한 결과 해당치과는 2012년 개설신고를 한 이후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명의자가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첫 개설자부터 두 차례의 명의 변경에 이르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총 세 명의 대표원장이 거쳐 간 셈이다.

 

치협·교정학회, 윤리위 회부 고려 중

서울지부는 굿○○치과가 입회를 하지 않은 미가입자임을 고려, 자체적인 윤리위원회 회부 보다는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이하 치협) 윤리위원회 제소 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협 역시 굿○○치과와 관련된 치과의사의 소재파악에 나서는 한편, 윤리위원회 회부 등을 논의중이다. 교정학회 역시 굿○○치과와 관련된 치과의사 중 두 세 명이 회원인 것으로 파악된 만큼, 해당자에 대한 영구 제명 등을 논의하기 위한 윤리위원회 개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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