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치과원장-직원 상생, 인력 운영 시스템 점검부터

2017.01.02 15:34:50 제712호

‘파트타임’제 실효성 있는 접근필요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영역이 법으로 명시되고 양 직군간의 크고 작은 갈등 속에서 원장의 입장은 더욱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치과의사의 절대적인 수가 증가하고, 진료비 경쟁이 과도해지고, 또한 진료보조 인력의 업무영역 문제가 불거지는 등 최근 상황은 고질적인 치과인력수급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직원의 잦은 이직은 원장들의 최대 고민거리다. 직원 한 명이 그만 두면, 채용공고부터, 면접, 그리고 신입직원을 채용한다고 해도 치과에 적응해 원활한 업무를 수행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치과 직원의 장기근속은 치과 입장에서는 시간적, 경제적으로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하고 있는 ‘뉴욕모아치과’의 직원 평균 연령은 40세가 넘는다. 치과위생사 등 진료보조인원은 총 15명이며, 이 중 파트타임제로 진료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치과위생사가 10명이다. 나머지 5명은 풀타임 직원으로 이 중 4명은 진료보조업무 등 치과위생사이며, 나머지 1명은 데스크 및 치과 전체 살림을 도맡아 운영하는 매니저로 구성돼 있다.

 

지난 10년간 ‘파트타임’제를 도입해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뉴욕모아치과. 40대를 훌쩍 넘는 직원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 치과의 운영방식, 그리고 그 성공요인을 살펴봤다.

 

 

‘파트타임’이 중심이 되는 치과

뉴욕모아치과(원장 이진환)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진료보조업무 등을 수행하는 직원의 평균 연령이 40세가 넘는다는 것. 상가나 오피스가 즐비한 상업지구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치과의 직원 수가 15명.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적지 않은 수의 직원 대다수가 40대 중후반의 고년차 치과위생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더욱 놀라운 사실이다.

 

뉴욕모아치과 직원 평균연령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바로 ‘파트타임’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15명의 직원 중 10명이 파트타임으로, 직원 중 75%가 시간제로 진료보조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0명의 파트타임 직원은 모두 기혼이며, 초등학생부터 올해 대학입학을 앞둔 학생을 두고 있는 학부모들이다.

 

반면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나머지 직원 5명은 모두 미혼이고, 대부분 20대 중반의 저년차 치과위생사다.

 

뉴욕모아치과 측은 얼마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던 치과위생사가 일을 그만두면서, 최근 신입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 신입직원 역시 파트타임으로 일할 직원을 찾고 있다. 이력서를 제출한 이들 대부분 결혼과 육아로 수년간 일을 쉬고 있던 치과위생사다.

 

유휴인력이 치과에 다시 돌아왔을 때, 과연 치과에서는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인력 재배치를 하는지 궁금해진다. 뉴욕모아치과 이진환 원장은 “치과위생사들의 업무 비중이 가장 높은 것 중 하나는 스케일링이고, 일을 오래 쉬고 온 치과위생사도 스케일링을 하는 데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처음에는 스케일링을 전담하는 것부터 진료보조업무에 다시 적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인력 공백 시 스케일링을 전담해주는 것만 해도 다른 직원들에게 적지 않게 업무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것.

 

스케일링 전담 업무로 어느 정도 업무에 대한 감을 익히고, 환자와 대면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때, 업무의 범위를 넓히고, 궁극에는 환자 전담제로 전환하게 된다. 뉴욕모아치과의 경우 각 진료스탭마다 전담하는 환자가 있으며, 원장의 진료 스케줄은 물론, 진료스탭의 스케줄에 따라 진료예약을 진행한다.

 

파트타임 진료스탭의 경우 치과에서 몇 년씩 근무했던 이력으로, 스케일링 전담업무에서 환자전담으로 업무가 전환되기까지는 약 1~2개월 정도로, 업무에 완전히 적응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파트타임, 장기근속으로 이어져

이진환 원장은 오랜 개원 경험을 통해 개원 연차가 높아질수록 장기근속 직원이 중요하다는 점과 치과는 물론 각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지역사회와 주민, 환자와의 친밀감이 성공개원을 좌우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치과위생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유휴인력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뉴욕모아치과의 파트타임 직원 비율은 75%를 상회한다. 애초 시간제 아르바이트 직원이 1명이었는데, 지난 10년간 시스템을 정착시키면서 그 비율은 점차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부분 미혼의 저년차 풀타임 직원들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진학(대학원 등)을 하거나 결혼, 출산, 육아 등 시기가 오면 파트타임으로 전환해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것.

 

뉴욕모아치과 황진주 진료실장은 풀타임으로 일을 하다가 최근 파트타임으로 전환했다. 황 실장은 “아직 아이가 어려서 육아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할 시기다”며 “원래 풀타임 근무에서 현재는 파트타임으로 전환해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실장은 당분간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하고, 이후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다시 풀타임으로 진료실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뉴욕모아치과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김숙현 매니저는 “이제 시스템이 정착되고 나니 기존 풀타임 직원도 결혼이나 육아 문제로 파트타임으로 전환을 원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치과로서는 신규채용을 하는 것보다 기존 직원이 파트타임으로 전환해 계속 근무하는 것이 원활한 업무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알바’ 아닌 ‘파트타임’ 개념 정립에 10년

뉴욕모아치과는 지난 2005년부터 직원 채용에 파트타임 운영방식을 도입했다. 이진환 원장은 “개원을 하고, 약 4년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기회가 있었다. 치과대학에서 공부를 했지만, 귀국해서 다시 개원의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일반 클리닉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됐다”며 “현지에서 가장 크게 와 닿은 부분이 치과위생사를 대부분 파트타임으로 채용하고 있고, 나이가 많은 고년차의 치과위생사들이 현역에서 활발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서울 인근 수도권에서 처음 개원을 한 이 원장 역시 직원 채용문제로 적지 않는 고민을 했고, 미국 유학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초기에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이 원장은 “처음 파트타임제를 적용했을 때는 단순히 시간제 아르바이트 치과위생사를 고용한다는 식으로 접근했고, 지원자 역시 그 정도 생각에 머물렀다”며 “따라서 초기에는 ‘파트타임’과 ‘풀타임’이라는 개념 구분조차 없었고, 채용된 아르바이트 치과위생사 또한 단순히 ‘정해진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이 원장은 “개인적으로 개원을 선택한 목적 중 하나는 단순히 진료를 열심히 해서 잘 살겠다는 것보다, 치과도 좋은 직장의 하나로 만들고 싶다는 개념이 컸다”며 “단기적으로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해 치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혼과 육아, 교육 문제로 집에서 잠자고 있는 우수한 인력을 다시 치과로 유입시키고, 직원들이 장기근속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 더욱 큰 의미를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뉴욕모아치과는 ‘아르바이트’라는 용어를 없애고 ‘파트타임’과 ‘풀타임’으로 직원을 구성했다. 직원의 구분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고, 업무형태에 따라 ‘파트타임’과 ‘풀타임’으로 구성한 것. 이는 직원 스스로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하지 않는 구조를 정립됐다.

 

김숙현 매니저는 “파트타임 운영방식이 정착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퇴직과 신규채용이 발생해도 큰 문제없이 치과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을 볼 때, 이제는 확실히 파트타임 운영이 시스템적으로 확립됐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파트타임 시스템을 정착시키면서 동시에 직원들이 각인하게 되는 중요 포인트는 ‘일은 파트타임일지 몰라도, 자신이 치과의 일개 부속품이라는 인식을 깨는 것’이었다.

 

이진환 원장은 “파트타임 직원을 채용할 때 지원자들 대부분은 단순히 ‘시간제로 일하면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이는 스스로 역량을 축소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엄마로서, 학부모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경에 맞춰 업무를 수행할 뿐, 파트타임 자체가 직장인으로서의 가치를 절하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파트타임 직원들에게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가치를 심어주고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치과를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고, 인력수급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트타임’ 벤치마킹도 솔솔

최근 뉴욕모아치과의 직원 운영방식이 알음알음 소문을 타면서 몇몇 치과에서는 벤치마킹도 하고 있다. 특히 뉴욕모아치과가 소속돼 있는 모아치과그룹 내 일부 회원 치과 원장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진환 원장은 “최근 몇몇 치과에서 우리 치과 시스템을 눈여겨보고, 직접 벤치마킹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우리 치과가 파트타임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잠자고 있는 치과위생사 인력을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단순히 치과의 비용과 지출을 줄이는 목적으로, 또한 단기간에 인력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파트타임 시스템에 접근한다면 원하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치과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치과의사협회 및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등 유관단체들은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각자 대안 마련에 지속적인 고심을 하고 있다. 특히 유휴인력의 치과 재진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도 치과는 물론 의료계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일선 개원가에서는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진환 원장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치과 운영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직원들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노력 없이 쉽게 인력을 뽑고 운영하려고만 한다면, 파트타임제 또한 그저 유명무실한 방편일 뿐”이라며 “치과의 체질개선과 조직문화 개선이 궁극적을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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