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마음의 작용

2017.02.10 12:53:45 제717호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16)

얼마 전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마음의 소리’라는 인기 웹툰이 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사소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을 에피소드로 엮었다.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여 웃음을 준다. 이렇게 우리들의 모든 행동의 시작에는 마음이 있다. 머릿속에서 인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에는 사회 도덕적으로 당연한 것과 자신의 본능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것을 프로이드는 슈퍼에고, 에고, 이드로 나누기도 하고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무의식 속에는 기억을 하든지 못하든지 자신이 과거에 체험한 모든 경험이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경험된 추억은 무의식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마치 인체의 항원항체 반응처럼 유사한 사건이나 상황을 다시 접하게 되면 튀어나와 작용을 하게 된다. 예를들어 처음 만나지만 어떤 사람은 호감이 가고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싫다. 어떤 색은 좋고 어떤 색은 싫다. 이런 모든 개인적인 취향이나 행동의 내면에는 각자 과거의 경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심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논리이다.


일례로 선거가 있다. 선거철이 되면 종종 누가 당선될까에 대하여 자주 거론하고 궁금해 한다. 선거도 마찬가지로 선거인 개개인의 마음이 모여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통상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와 싫은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선택이 간단하다. 하지만 이번 미국 선거처럼 후보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누군가 덜 싫은 사람을 선택하여야 한다. 이때 각자의 마음이 작용한다. 결국 미국 선거에서 각자의 마음은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해준 사람으로 결정하였다. 슈퍼에고를 이드가 이긴 것이다. 이런 유사한 사건을 종종 본다. 과거에 제비에게 돈을 뜯기고 농락을 당한 사모님이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기 때문에 억울하지 않다고 말했던 것도 일반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슈퍼에고를 이드가 이긴 유사한 일이다.


이번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에서 각자의 마음은 어디로 흐를까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일단 각자의 생각이 확고한 사람들이 여야에 30%씩으로 정하여보자. 그럼 남는 40% 마음의 움직임이 선거 결과를 결정한다. 그럼 양쪽이 다 싫은 사람들은 사실 이번 미국선거에서처럼 조금이라도 덜 싫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각자의 마음에 다양한 심리가 작용한다. 일단 내가 싫었던 것의 정반대를 선택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현재의 대상과 정반대인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결국 마음은 지금 대통령의 어떤 면을 싫어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즉 늙어서 싫었다면 마음은 반대인 젊은 사람으로 흐를 것이다. 흑인이라서 싫었다면 백인으로 흐를 것이다. 부자라서 싫었다면 가난했던 사람으로 흐를 것이다. 여자라서 싫었다면 남자로 흐를 것이다. 못생겨서 싫었다면 잘생긴 사람으로 흐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기도하지만 선택이나 결정의 기준은 의외로 간단한 경우도 많다.


결론적으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답은 정치적인 해석을 모두 배제하고 아주 간단하게 누가 지금의 대통령과 모든 면에서 가장 반대적인 사람인가를 보면 된다. 그럼 남자이고, 젊고, 부모가 권력자가 아니고, 명문대학 안 나오고, 유체이탈 화법 구사하지 않고, 직접 기자회견하고, 머리 올리는 시간이 짧고, 몰래 뒤에서 공작하지 않을 것 같고 등등에 해당되는 사람이 떠오른다면 현재의 지지율과 무관하게 그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머리(이성)는 다양한 내용을 모으고 종합해서 결정하려 하지만 마음은 그 중 하나를 결정의 사유로 할 수도 있다.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이 목이 쉬어서 TV토론이 어렵게 되었을 때 색소폰을 불어서 여성의 호감을 얻어 당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매 순간 순간 어떤 행동을 할 때 무심코 행하는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은 무의식이 직접적으로 개입되어 행동되어진다. 이번에 치과계에서도 회장을 직접 선거한다. 누가 될 것인가는 결국 회원 각자 마음의 조그만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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