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단] 의료계에도 봄날은 오려나?

2012.04.07 12:04:08 제489호

김영빈 논설위원

기나긴 겨울이 다 지나갔음에도 아직도 조석으로 쌀쌀한 냉기가 느껴진다. 강원도 산간에는 대설의 소식도 전해져 온다.

 

조만간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 던지고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한편으로 의료계에도 따뜻한 봄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 여야를 불문하고 무상, 반값이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물론 삶의 질이 총선과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이 어느 정도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어 반가운 느낌이다.

 

보수나 진보, 양 진영 모두 무상 내지는 반값, 최소의 의료비를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또한 반가운 일이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쉽게 의료 혜택을 볼 수 있다면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국민들이 병의원을 찾는 문턱이 낮아짐을 의미할 것이고 싸게, 자주 병의원을 드나 들 수 있으며 그만큼 내원 환자의 숫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수요가 많아져 의료비 지출이 커진다면 증세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다른 곳에 써야 할 예산을 깎아서라도 의료비에 충당해야만 할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도 더 이상 의료계에 희생만을 강요 할 수도 없는 의료 경영에 최악의 상황까지 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십수년 전 스케일링을 건강보험에 포함시켰다가 건강보험 재정으로는 감당을 못해 6개월여 만에 폐지시킨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도 많은 치과계 인사들이 스케일링 의료 보험 시행을 반대했으나 적절한 수가만 보장 된다면 오히려 치과계에 많은 득을 준다는 게 입증됐었다.

 

앞으로 시행될 노인틀니 급여제도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지금은 정치인들의 구호와 약속이 옛날 같지 않아 전부 모니터링 되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한번 내뱉은 말을 삼킬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근본적으로 침체된 의료 시장을 살리려면 전국민 의료보험 수가 자체를 전면적으로 대폭 인상해야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다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정치인들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저렴한 의료비나 무상 의료 같은 정책에 힘입어 의료 시장이 커지길 기대하며, 여기에 의료 정책 담당자들과의 협상을 잘 이끌어내 수가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일이다.

 

정치권에서 외치고 있는 전 국민의 저렴하고 낮은 문턱의 의료 혜택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는 만큼 협회에서도 총선과 대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대한 파이를 키우고 그 파이의 질을 높여야만 할 것이다.

 

물론 고가의 의료비보다는 저렴한 의료비에 우리의 미래를 걸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는 하지만 당장 우리의 살길은 그 길 밖에 없다고 본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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