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 투자 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미국채가 하는 역할

2022.07.28 14:53:57 제978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60

2022년 7월 FOMC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19일 16,057.44 포인트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미국 나스닥은 미국 연방준비의사회(연준, Fed)의 테이퍼링 시행 전후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2022년 3월 한 달간의 짧은 반등을 제외하고는 6월까지 추세적으로 하락하며 6월 17일에는 나스닥 지수가 10,646.10 포인트를 기록했다. 작년 고점 대비 33.7% 하락한 것이다.

 

연준은 2022년 3월 FOMC에서 첫 번째 금리인상(25bp, 0.25% 인상)을 발표한 이후 5월과 6월 FOMC에는 빅 스텝(50bp, 0.5%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75bp, 0.75% 인상)으로 연달아 금리인상의 폭을 키워왔다. 위험자산의 가격은 공포와 패닉 셀링으로 인해 2020년 3월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022년 7월 27일 현재 주식시장은 7월 FOMC 정례회의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실적을 주시하며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0.75%)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0.75%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중립금리(2.5%)에 도달하게 된다. 중립금리는 연준에서 정한 것으로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이 잠재 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준을 말한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통상 미국의 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공식적으로 경기침체로 진단한다. 경기침체 우려가 이번 기술기업들의 어닝 시즌(earning season,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시기)에서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이 됐는지도 관심 포인트다. 경기침체 징후가 심각해 질수록 연준이 향후에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치는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연준은 이번 주 수요일 금리를 0.75%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더 완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은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채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의 경기침체를 반영한 듯 미국채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7월 FOMC를 맞아 시장 참가자들은 75bp 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선반영했고, 9월의 포워드 가이던스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

 

26일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보다 하락한 2.741%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전일 보다 하락한 2.996%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도 하락해 2.978%였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 -22.0bp에서 -25.5bp로 확대됐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3주 이상 연속으로 역전되고 그 폭을 계속 키우고 있기 때문에 향후 6개월 이내에 경기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금 가장 저평가된 자산을 모으자

자산배분 투자자는 위험자산 주식, 안전자산 채권, 대체자산 금, 현금 같은 자산들을 비중에 맞춰 편입해 패시브하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마켓타이밍을 알 수 없다는 전제 하에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정 자산이 약세를 보일 때도 포트폴리오에서 전량 매각하기보다는 일정 부분을 보유하면서 경제 사이클을 흐름과 함께하며 투자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작년 11월 이후 위험자산이 하락했지만, 자산배분 투자자는 당시에 많이 오른 위험자산을 일부 매도한 후에도 포트폴리오에 위험자산을 지속적으로 일정 비중 편입해 운용한다. 따라서 지금은 정기적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때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자산을 더 매입하게 된다. 현재 연준의 빠른 금리인상과 유동성 회수로 주식과 채권 모두 하락했는데, 비중에 맞춰 리밸런싱할 때마다 조금씩 더 매입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저평가돼 있는 자산은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 그리고 주식 중에서 성장주의 하락이 가장 심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채권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채권 가격은 하락, 미국채 가격은 2020년 위기 이전 금리 고점 기간인 2018년 말 저점에 비교될 정도로 떨어졌다. 지금은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모두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현금과 달러, 원자재 이외의 모든 자산이 하락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 부동산, 채권 등 자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준의 긴축적 행보의 가장 큰 원인은 꺾이지 않는 물가상승률이다. 모두 불과 1년도 채 안된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지금의 물가상승률과 금리인상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만 하고 앞서 언급한 자산들은 오르지 못하고 하락만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당연한 말이지만 기준금리는 영원히 오르지 않는다. 이제 시장참여자는 물론 시장에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고통 받고 있다. 투자자라면 이제는 금리인상기의 다음 구간인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할 때 찾아오는 경제충격과 이어지는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자산배분 투자자의 대응책은 간단한 편이다. 지금 가격이 하락했지만 앞으로 상승할 수 있는 자산들을 저가에 매집하면 된다. 앞으로 상승 여력이 크면서 경제위기 리스크도 헤징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주식, 채권, 부동산 중 앞으로 어떤 자산이 어떤 순서로 오르게 되는지 각자가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미국채의 특징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실물경제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실업률과 GDP 성장률 같은 지표를 활용한다.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경제가 성장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는 중립금리를 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어느 시점에는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게 된다. 보통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경기 침체가 예상될 때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게 되는데, 자산시장은 긴축의 정도가 약해져서 단기적으로 상승하면서 버블의 마지막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후 시장이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중앙은행에서는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통상 내리게 되는 25bp(0.25%)보다 높은 50bp(0.5%)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을 빅 컷(big cut)이라고 하는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빅 컷으로 인하하면 공식적으로 경제위기와 경기침체를 인정한 것으로 본다. 과거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도 이렇게 시작됐다.

 

지금 시장에서 저평가된 자산인 성장주, 미국채, 가상자산 같은 자산들은 향후 중앙은행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완화적 금리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기술주나 회사채, 미국채 모두 향후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가격이 상승할 자산인 것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국 기술주도, 미국채 이외의 채권들도 가지지 못한 미국채 만의 특징이 있다. 리만브라더스 파산이나 코로나19 같은 경제위기의 한가운데에 진입하는 시점에는 금리인상기에 가치가 높아졌던 가치주나 원자재는 물론이고 저평가 받았던 기술주나 채권들도 큰 하락을 하게 된다. 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투매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의 중심에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이 바로 미국채인 것이다. 미국채가 아닌 모든 채권들도 주식처럼 경제위기에는 유동성 위기로 인해 신용 리스크로 인한 디폴트 우려로 인해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미국채는 경제위기의 한가운데를 지나 경제가 회복하는 시점인 기준금리 저점 전후 구간에도 상승할 수 있으므로 아직 경제위기를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의사항은 모든 채권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직 미국채만 경제위기를 헤징할 수 있다. 자산배분 투자에서는 미국 장기채권을 안전자산으로 상시 편입하는 편이므로 비중 조절을 통해 미국채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전략이 유효한 편이다. 미국 국채도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다. 앞으로 ETF를 통해 손쉽게 미국 국채에 투자해 경제위기의 신용리스크를 헤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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