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에 대해

2023.11.13 10:20:43 VOL.177/2023가을겨울호

글 / 김재민 원장(성남사랑의병원)

알코올 중독이란, 지속적이고 과도한 음주로 인해 음주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하고, 심리적, 생리적 내성과 금단이 발생하여 일상생활, 대인관계, 직업기능 및 수행능력 등 중요 생활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유병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코올 사용 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3.4%, 여자 1.8%로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한다. 하지만 평생 유병률로 따져보면 통계 수치는 훨씬 더 올라간다.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 통계를 살펴보면, 남자 17.6%, 여자 5.4%로 11.6%의 인구가 평생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 명 중 최소 한 명은 알코올 중독 문제를 겪고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원인
알코올 사용 장애는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유전적•생물학적•심리적•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게 된다. 각 요소의 중요도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 유전적 요인
알코올 중독자의 가족력을 살펴보면, 술 문제를 가지고 있던 어른들이나 형제자매들이 유독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들에서도 실제 부모가 알코올 중독자인 경우, 건강한 집안에 입양돼 가더라도 알코올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알코올 중독에 걸렸다면, 다른 형제도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이 이란성 쌍둥이 형제에 비해 훨씬 높다고 한다.

 

(2) 생물학적 요인
우리 뇌 속에는 ‘보상회로’라는 부분이 있다. 보상회로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동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보상회로는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쾌락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여, 향후에도 반복적으로 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이 보상회로와 함께 전두엽은 쾌락추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은 이 보상회로 및 전두엽에 영향을 주어 비정상적인 쾌락을 유발하고, 지속적으로 마시고 싶도록 갈망을 유발하며, 그만 마시려는 조절력을 상실하게 한다.

 

(3) 심리적 요인
알코올 중독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이나, 열등감, 불안증상, 과민한 경향 등을 보이는 편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은 불안한 느낌이 들 때, 무엇을 섭취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구강기적 욕망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고, 또한 어린 시절 부모의 애정이 부족하거나, 충분한 만족을 얻지 못한 경우, 부모에 대한 적대감 등이 자기 파괴적 욕구를 일으켜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한다는 학설도 있다.


(4) 사회문화적 요인
술을 마심으로써 불안, 스트레스, 긴장 등을 해소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후 유사한 갈등이 있을 때 술을 쉽게 찾게 되며, 이러한 선택이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학습 이론 또한 설득력이 있는 학설이다. 우리나라는 사회 자체가 기쁘거나 슬프거나 힘들거나 할 때마다 술과 함께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음주에 대해 관용적인 사회 분위기가 알코올 의존자의 형성을 부추기고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특징


1 강한 음주 갈망 : 술에 대한 갈망이 일어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술을 마신다.
2 집착 : 인생에서 술이 가장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적 관계 및 활동을 포기한다.
3 내성 : 종전과 같은 만족을 경험하기 위하여 더 많은 양의 술이 필요하다.
4 금단증상 : 알코올 중단 시 식은땀, 불면, 초조, 불안, 우울, 무력감, 오심, 구토, 일시적인 환각(환시, 환촉, 환청)을 경험한다.
5 조절 능력 상실 : 한번 음주를 시작하면 몸 상태가 극도로 상할 때까지 마신다.
6 기능저하 : 술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활동에 장애가 생긴다.

 

알코올 중독, 개인이 아닌 가족의 병
공동의존(codependency)이란, 중독으로 인한 감정적 고통과 스트레스 등으로부터 가족 구성원들이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는 행동을 말한다. 중독문제가 있는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다 보면, 반복되는 문제 상황에 적응되어가는 ‘공존 의존’으로 발전될 수 있다. 즉, 자신의 수요와 필요는 소홀히 하면서 중독자의 문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감정적 갈등으로 중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생활비를 제공하거나, 직장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거나, 중독자의 잘못된 행동을 혼내지 않거나 모른 척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행동들은 일시적으로 갈등을 줄이고 가족 내 긴장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중독된 환자뿐 아니라 오랜 기간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은 가족들도 상담과 치료를 받고 함께 치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 중독의 치료
(1) 약물치료
금단증상이 사라지고 신체적으로 안정이 되면 회복기 약물치료가 시작된다. 다음의 약물은 단주의 유지를 돕는다. 다이설피람 약물로 알코올 대사를 억제, 체내에 독성물질을 축적해 구토, 두통, 흉통, 어지러움, 저혈압 등을 유발, 알코올에 대한 혐오감을 높이는 방법과 날트렉손 약물로 알코올이 주는 다행감, 쾌감(high) 내지 자극 효과를 감퇴시켜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즐거운 기분을 차단함으로써 음주에 대한 통제 상실의 위험을 줄여주는 방법이 있다.


(2) 입원치료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급성의 위험성을 보이는 물질을 사용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 외래치료만으로 호전이 미미하거나 치료 실패를 경험한 경우, 술을 끊었을 때 심각한 금단증상이 생기는 경우, 다른 정신과적 이중 진단이 의심스러운 경우 등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대개 알코올의 해독은 입원치료 상황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환자가 술에 의해 내과적인 손상이 있을 수도 있기에, 환자의 신체 상태에 대한 철저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자는 대부분 영양결핍이 동반되므로 적절한 영양공급을 해주어야 하고, 금단증상을 줄이기 위한 정신과적 약물 투여도 병행되어야 한다.

 

(3) 재활치료
알코올 중독자 대부분은 많은 갈등 상황에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적절히 알지 못하거나, 잘못된 문제 해결방법으로 술에만 의존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알코올 중독자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이 갑자기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체계적인 면담, 교육 등의 재활치료를 통해 단주에 대한 동기를 높이고 술을 마시지 않고도 살아가는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을 시도하거나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적절한 대처방법으로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등을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4) 자조모임
알코올중독자들이 스스로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조모임이다. 이 자조모임은 오래된 역사를 바탕으로 구조화된 치료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많은 곳에 개설되어 있다. AA(AA KOREA) 모임의 근본적인 목적은 도움을 찾는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고, 알코올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에 대한 격려와 조언을 통해 건강하게 단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글 / 김재민 원장(성남사랑의병원,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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