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달러 강세 그리고 금과 비트코인

2024.04.04 11:54:33 제1059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131

미국 기준금리 인하기 자산배분 기본 전략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춘 지 약 8개월이 지났다. 지난 2023년 7월 FOMC를 통해 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연준은 2023년 11월 FOMC를 통해 금리인상 종료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그러니까 마지막 금리인상(25bp) 시점은 7월 27일인 셈이다.

 

그동안 칼럼과 유튜브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2023년 11월 FOMC 이후부터 공식적인 금리인하 사이클 시작됐으며 자산배분 측면에서 어떤 자산이 앞으로 유리한지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필자는 분석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자산배분 투자를 진행해 달러 현금과 금, 비트코인 등의 달러화 자산 비중을 작년에 80%까지 늘렸다. 결과적으로 작년 말 이후로 달러, 금, 비트코인 모두 큰 상승을 이뤄내며 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hedge)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고점에 이른 후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기 때문에 미국의 달러화가 약세에 접어들 거라는 설익은 전망이 시장에 널리 퍼졌다. 위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에서 ‘A → B’ 구간으로 진행하면 초반에는 위험자산의 마지막 랠리가 시작된다.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B)는 미국 경제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돼 연준이 예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를 대비해 위험자산의 매도(비중축소)가 일어난다. 지난 금리사이클에서는 2018년 12월 마지막 금리인상(A) 이후 2019년 8월 첫 번째 금리인하(B)가 일어났는데, 미국의 3대 주가지수를 포함한 비트코인까지 B 전에 조정을 거치고 B를 변곡점으로 해서 이후에 재차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따라서 필자는 A → B 구간에서 위험자산이 상승하면 물량을 축소하며 익절하는 것이 좋다고 여러 번 반복해서 언급한 바 있다(참고, 미국주식은 2020년 3윌 이후부터 2022년까지 매집한 물량을 2023년 하반기 이후 익절하는 것이다. 미국주식의 하락에 베팅하라는 말이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차후 B → C 구간에서 위험자산이 재차 상승하더라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기준금리를 ‘big cut(금리를 한번에 50bp 이상 낮추는 것. 역사적으로 연준의 big cut과 함께 경제위기가 시작됐다)’하는 경제위기 C를 대비한 헤지 전략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A → B → C 구간의 헤지 전략으로는 미국 달러화, 미국채, 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은데, 경제위기 C를 대비하기 위한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목화폐 중에서 안전자산에 가까운 달러 현금, 채권 중에 안전자산에 가까운 미국채, 대체자산 중에 안전자산에 가까운 금의 가격은 A를 저점으로 바닥을 다지고 추세 상승을 시작하고, B 구간에 정체기를 겪은 후 C로 갈수록 상승을 이어가며 고점에 다다르는 것이 일반적인 자산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이에 맞춘 시나리오에 입각해 자산배분의 자산별 투자 대응 전략을 일관되게 1년 동안 공개해왔다. 이에 따른 투자를 실제로 진행해 현재 80%의 자산을 달러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헤지 효과를 제대로 거두고 있다.

 

시장에는 소음이 넘쳐난다. 뉴스나 기사에서 단편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니 달러가 약세화에 접어들고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며 한국 주식도 상승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인데, 금리와 위험자산의 메커니즘은 맞으나 시기가 애매하다. 달러화 약세 +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금리가 충분히 내려가고 금리 인하기 후반이나 금리저점(D)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경제위기(C)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통화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고,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근본 이유기도 하다. 물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한국의 부채문제, 재정적자, 수출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인 한국경제의 경쟁력 저하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달러를 헤지하는 금과 비트코인은 왜 달러와 함께 상승하고 있나?

2024년 4월 달러와 금, 비트코인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려면 복합적인 경제와 지정학 지식과 팩트에 기반한 현실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으며, 특히 지금의 경제 상황이 전례가 없다면 더욱 그러하다.

 


핵심만 간단히 말하면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기축통화 달러의 무분별한 발행과 화폐가치 절하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은행을 구제했다. 원칙대로 월스트리트의 금융사가 파산하게 그대로 뒀다면 미국은 금융업에 큰 타격을 받았겠지만, 기축통화 달러에 버블이 커지는 일은 막았을 것이다.

 

2008년 무제한 양적완화로 미국은 다시 부활했고 생각보다 물가도 오르지 않고 달러의 힘도 유지되자,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 때 미국은 더욱 과감해졌다. 2008년 금융위기의 3배에 달하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거쳐 40년만에 인플레이션이 자극됐고, 연준은 2022년 전례 없는 가파른 금리인상을 한 바 있다.

 

지금 연준에게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물가’다. 기축통화 달러의 화폐가치 하락은 연준이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며, 달러의 화폐가치 하락은 미국채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 부동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연준이 첫 번째 금리인하(B)를 최대한 미루면서 눈치 보고 있는 이유도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방향성은 이미 정해져 있다. 금리는 언젠가 인하하겠지만 물가 때문에 인하 폭과 기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수록, 금리 인하 폭이 낮아지고 금리가 저점에서 머무는 기간도 짧을 것이다. 현재는 실질금리(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고 금과 비트코인은 이에 반응해 전고점을 돌파하고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현재 인플레이션 문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각국에 수출하고 금리인상을 통해 각국 통화 대비 달러화를 강세로 만들어왔다. 명목 화폐 중에서는 그래도 몰락하고 있는 달러화가 으뜸이라는 소리다.

 

큰 그림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동안 달러의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이를 헤지하는 달러 대체자산이 상승하는 구도지만, 명목화폐 안으로 들여다보면 달러가 가장 우위에 있고 나머지 통화들이 달러 대비 약세인 모양새다. 따라서 이런 복합적인 역학구도를 이해하고 있어야 현 시국의 달러강세와 금 그리고 비트코인의 신고가 행진을 미리 전망할 수 있다. 금리인하기 자산배분 기본전략과 실질금리 하락과 대체자산 금의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 칼럼에 연재를 해뒀으니 참고해보기 바란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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